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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불공평합니다 - 달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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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4 11: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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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ivedice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로보 랠리란 프로그램화된 로봇 전투를 그린 보드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한 수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을 만들기 위해 게임 회사들을 만났고, 그러다가 자신의 게임을 높게 사준 시애틀에 있는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라는 한 게임 회사와 로보 랠리를 출시하기 전에 게임 구성물이 적게 들어 만들기 쉬운 카드 게임을 먼저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게 달무티냐면 그건 아니고,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 1993)이란 다른 카드 게임이었죠.
매직 더 개더링은 매우 잘 팔렸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잘 팔리고 있죠. 그리고 그전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TCG(Trading Card Game)라는 장르가 생겨났습니다. 여기까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리처드 가필드(Richard Garfield)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매직 더 개더링으로 돈을 번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에서는 그가 그토록 원하던 로보 랠리(Robo Rally, 1994)를 출판했습니다. 게임은 훌륭했으나, 아직 세상은 로보 랠리보다는 매직 더 개더링을 더 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부 매니아들은 사랑했으나 널리 사랑받지 못하고, 단종과 재생산을 반복하는 그런 게임이 됐습니다. 그리고 달무티라는 트레이딩 카드 게임이 아닌 일반적인 카드 게임도 만들었습니다.
달무티 한국어판 패키지
본격적인 이야기...
긴 서론을 앞에 썼지만, 오늘 소개해 드릴 게임은 달무티입니다. 달무티는 매직 더 개더링이 소개될 때, 그러니까 20년 전인 1996년에 한국에 같이 소개됐습니다. 같은 회사의 제품이었으니까, 아마 위저드의 영업팀에서 같이 구매할 것을 매우 권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달무티는 그저 그런 끼워팔기 제품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매직 더 개더링과 같은 폭발적인 성공은 아니었지만, 달무티는 그 자체로 훌륭한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년간, 이 게임은 엠티, 워크샵, 보드게임 카페, 예비군 훈련장을 비롯한 사람이 많이 모인 여러 장소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했습니다. 그런 장소에 달무티를 가져갔다가 밤새 잠을 못 이루고 노예 생활을 해야 했던 사람들의 수많은 증언과 기록이 여기 저기에 흩어지듯 남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라이센스 관리를 상당히 엄격하게 하는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의 정책으로 인해 지난 20년 동안 달무티의 한국어판은 세상에 존재할 수가 없었지만, 오랜 노력 끝에 한국어판이 정식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위대한 달무티님과 그냥 농노들
인생은 불공평합니다
'인생은 불공평합니다’라는 모토를 내세우는 이 게임은 철저한 신분제 사회를 구현합니다. 게임에는 농노(12) - 광부(11) - 양치기(10) - 요리사(9) - 석공(8) - 재봉사(7) - 기사(6) - 수녀원장(5) - 남작부인(4) - 시종장(3) - 대주교(2) - 달무티(1) 순으로 신분이 나뉘며, 적은 숫자가 높은 계급, 큰 숫자가 낮은 계급을 나타냅니다. 자기 차례인 플레이어는 앞사람이 냈던 것보다 더 높은 계급의 카드를 내거나, 패스를 항상 앞사람이 냈던 것보다 높은 계급의 카드를 내야 하며, 낼 수 없으면 자기 차례에 아무 카드도 못내고 통과됨을 선언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자기 손에 든 카드를 내서 먼저 없애야 하는 게임이므로, 자기 손에 높은 계급의 카드를 들고 있을 수록 손에 든 카드를 내서 없앨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앞사람이 냈던 카드와 같은 장 수의 카드를 내야 하므로, 낮은 계급은 수적 우위를 활용하면, 높은 계급은 손쓸 방법 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생깁니다. 농노 6장을 내면, 수녀원장 이상의 계급은 그 장 수에 맞춰 카드를 낼 기회 자체를 가질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 게임의 모토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게임에서의 성적에 따라 플레이어의 계급도 정해진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농노(가장 낮은 계급의 플레이어)는 달무티(가장 높은 계급의 플레이어)에게 자기가 가진 카드 중 가장 계급이 높은 카드 2장을 세금으로 상납해야 합니다. 그리고 달무티는 자기 카드 중 잉여 카드 2장을 농노에게 줍니다. 이로써 게임이 시작하기 전부터 불평등이 강화됩니다. 이런 농노 자리를 탈출하는 길은 다른 플레이어보다 먼저 카드를 다 없애는 길뿐입니다. 게임이 끝날 때마다 바뀌는 계급과 세금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역할극은 이 게임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정말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현재 달무티 한국어판은 생산이 완료되어 선적 진행 중입니다. 대서양, 인도양과 태평양을 거쳐 와야 하는 만큼 정식 출시까지는 약간의 시일이 걸릴 예정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정식 한국어판이 나오기까지 기다렸던 20년이란 시간에 비하면 순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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