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갈리 25주년

<할리갈리>가 독일 아미고에서 처음 발매되었던 것은 1990년으로, 당시의 이름은 <할리갈리>가 아니라 <투티 프루티>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상표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투티 프루티>의 이름은 <할리갈리>로 바뀌었고, 이런 탄생 배경 때문에 <할리갈리>는 생일이 2개 있는 꼴이 되었죠. 아미고에서는 <할리갈리>로 이름이 바뀐 1992년을 기준으로 기념행사를 진행하는데, 그래서 2017년인 올해가 <할리갈리> 25주년이 됩니다.

할리갈리 파티

<할리갈리>는 <할리갈리 주니어>를 시작으로 <할리갈리 익스트림>, <할리갈리 컵스 딜럭스> 등으로 파생되며 점차 영역을 확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25주년을 맞아 또 새로운 <할리갈리 파티>가 시리즈에 추가된다. <할리갈리 파티>에는 <할리갈리>의 주인공이랄 수 있는 바나나, 자두, 라임, 딸기 이 과일들이 오래간만에 다시 돌아왔는데, 이번엔 얌전한 과일 형태가 아니라 눈, 입, 팔, 다리가 달려 의인화된 캐릭터로 재탄생했습니다.

새로운 종치기 규칙

<할리갈리>처럼 <할리갈리 파티>도 돌아가면서 카드를 펼치다가 특정 조건이 만족되었을 때 가장 먼저 종을 치는 사람이 펼쳐진 카드 모두를 가져가는 방식이지만, <할리갈리 딜럭스>를 제외한 모든 다른 <할리갈리> 시리즈에서와 마찬가지로 <할리갈리 파티>에서도 종을 치는 조건이 달라진다. 패키지를 보면 할리갈리 과일들이 4인조 밴드를 이뤄 공연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종을 치는 규칙도 이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일단 카드를 펼치다가 ‘노래하는 자두’가 나오면 종을 치면 됩니다. 그런데 노래하는 자두는 단 2장밖에 없고, 나머지 카드들은 다른 과일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물론 악기를 연주하는 과일 카드들의 등장 조건에 따라 종을 치는 규칙이 따로 있습니다.

<할리갈리 파티>의 패키지 그림에서 바나나는 드럼을 치고 있는데 이 모습은 카드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카드에는 드럼을 치는 바나나만 있는 게 아니라, 기타를 치고 있는 바나나, 색소폰을 부는 바나나도 존재합니다. 심지어 노란색 바나나가 아닌 빨간색과 연두색 바나나도 있다. 즉, <할리갈리>에서처럼 어떤 과일이 몇 개가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과일이 어떤 색깔이며 어떤 악기를 연주하는가가 각각의 카드를 구분하는 기준이 됩니다. 같은 과일 5개가 아니라, 과일 종류, 색깔, 악기 ‘3가지 속성 중 2가지 속성이 겹치는 카드 2장이 펼쳐지는 순간’이 또 다른 종 치는 조건이 됩니다. 예를 들어 드럼을 치는 노란색 바나나 카드 1장과 드럼을 치는 노란색 딸기 1장이 동시에 펼쳐진 순간이 바로 종을 칠 순간인 것이죠.

2가지 속성이 겹치는 카드를 발견하면 종을 쳐야 하는 규칙은 같은 과일이 5개가 되는 순간 종을 치는 것보다는 확실히 좀 더 까다롭습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펼쳐진 카드를 샅샅이 훑어보게 되며, 속성이 겹치는 카드 2장을 찾았을 때 <할리갈리>보다 좀더 묵직한 희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 적은 인원을 위한 할리갈리

기존 <할리갈리>가 사람이 많을수록 더 재미있다면, <할리갈리 파티>는 더 적은 인원일 때 긴장감이 높아진다. 2명이 게임할 때는 카드가 펼쳐질 때마다 플레이어가 종을 칠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될 확률이 25% 미만이지만, 3명이 게임할 때는 50% 가량으로 올라가고, 4명이 게임 할 때는 75% 이상으로 올라가며, 게임에서 권하지 않지만 5명이 게임을 한다면 한 바퀴가 돌기 전에 종을 치지 않는 상황이 드물게 발생합니다. 기존 <할리갈리>가 인원이 적을 때 상대적으로 루즈한 느낌이었다면, <할리갈리 파티>는 인원이 적을 때 하기에 딱 알맞은 <할리갈리>라고 하겠습니다.

<할리갈리>가 세상에 나온 지 25년째이자 한국어판이 나온 지14년째인 2017년을 기념하며 <할리갈리 파티>를 한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할리갈리 파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