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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공지사항 서스펙트 게임 개발 현황 업데이트 #1
  • 2020-04-27 14: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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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ivedice

 

<서스펙트 게임> 개발 현황 업데이트 #1

 

안녕하세요. 팀 서스펙트입니다.

지난번 <서스펙트 게임' 제작 발표>에 보여주신 많은 관심 감사드립니다. 제작 발표 이후 오프라인을 통한 테스트 플레이를 통해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이고자 하였으나,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현재 많은 계획이 중지된 상태입니다. 다만 출시 시점까지 <서스펙트 게임>의 개발 현황을 온라인과 격월간지 <보드게임>을 통해 주기적으로 공개하고자 합니다.

 


1. 일정 및 진행 상황

먼저 일정에 변동 사항이 생겼다는 것을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지난 발표에서 5월 출시가 목표라고 말씀드린 바 있으나 현재는 출시 일정이 하반기로 연기되었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사유가 있는데, 대체로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문제입니다. 공장과의 소통 문제와 비공개로 진행되던 외부 테스트 플레이가 중단 되었습니다. 또한 이 게임의 홍보 방편의 중심을 체험행사에 두고 있다는 점도 일정 변경에 핵심적인 사유가 되었습니다. 이는 게임의 특성상 내용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스포일러가 될 수밖에 없어 체험한 사람들의 평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출시 일정은 사실상 사회적 상황에 달린 셈입니다. 긴 시간 동안 만들어온 게임을 빨리 선보여드리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저희는 출시 연기로 생긴 공백 기간을 그래픽 디자인과 세부 조정에 시간을 쓰기로 했습니다.

 

<서스펙트 게임>은 일러스트와 디자인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포함한 20명의 주요 등장인물에게 모두 캐릭터 전용 일러스트를 부여했으며, 단서 카드와 게임판 등 모든 구성물에 일러스트가 들어갑니다. 4개의 시나리오 모두 한 시나리오당 약 5~60장의 카드가 들어가며 한 시나리오 내의 카드 이미지는 모두 독립적입니다. 제작비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런 선택을 한 것은 게임의 성격상 플레이어의 몰입을 위해서 시나리오만큼이나 일러스트가 중요하고, 상황에 대한 추리를 돕기 위해서는 디테일한 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사진: <서스펙트 게임>의 단서 카드 중 일부.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블러 처리되었습니다.

 

또 현재는 중단된 상태입니다만 지난 발표 직후 '한국 테이블탑 게임 디자이너 모임'과의 협력으로 3부작 시나리오의 외부 평가 테스트가 있었습니다. 해당 평가는 저희가 스스로 선언했던 보드게임의 원칙(링크: <서스펙트 게임> 제작 발표 참조)이 제대로 지켜졌는가와 자유도 및 스토리의 완성도에 중점을 두고 진행되었습니다. 많은 테스트를 하지 못하고 중단된 상태이긴 합니다만, 현재까지는 평가자들에게 이야기의 완성도와 게임의 재미 면에서 모두 호평을 받았습니다.

 

 

 |사진: 테스트 플레이를 통해 작가들에게 받은 평가 코멘트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모자이크 처리. 

 

해당 평가 테스트 이전에도 내/외부적으로 100여 차례의 비공개 테스트 플레이가 진행되었으며, 이번 테스트 결과까지 포함해서 보았을 때 플롯/자유도의 균형은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 플레이어들의 성향에 따라서 게임 시간이 변동될 수는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시나리오 하나당 평균 2~3시간이 걸리지만 간혹 추리에 깊게 파고드는 플레이어들의 경우 평균 5시간까지 소모하기도 합니다. 플레이 시간을 안정적으로 맞추는 방안도 고민해보았으나, 게임에 몇 시간을 사용하느냐는 결국 플레이어들의 의사에 따른 문제이므로 플레이 시간의 유연성도 장점으로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2. 규칙의 구성

 

 |사진: 주요 등장인물들의 전용 일러스트. 20개의 인물 전용 일러스트가 제작됩니다.

 

<서스펙트 게임> 4~5명의 플레이어가 4명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조작하는 형식의 게임입니다. 4명의 플레이어블 캐릭터 모두가 사건의 용의자이고, 그중 한 명의 진범이 있습니다. 각각의 플레이어에게는 각 캐릭터의 시나리오가 주어지며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정보는 비대칭적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정해진 라운드 동안 차례대로 원하는 장소에 가서 원하는 단서를 조사하게 됩니다. 자신이 찾은 단서는 자신이 계속 보관하며, 단서를 통해 얻은 정보를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공유하는 것은 완전히 플레이어의 선택에 맡겨집니다. 여기까지는 기본적인 머더 미스터리 게임의 틀 그대로입니다만, <서스펙트 게임>은 보드게임의 형태인 만큼 이것만으로는 플레이의 다채로움에 있어서 한계가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본격적인 머더 미스터리 파티는 이런 식으로 진행됩니다먼저 모든 사람들이(피해자를 포함해) 각자 시나리오를 받고 한동안 시간에 맞춰 시나리오대로 행동합니다. 3시에 화장실에 간다던가, 4시에 누군가를 방문한다던가 하는 식이죠. 각자가 상황들을 실제로 목격하고 기억합니다. 그러다 사건이 일어날 시각이 되면 피해자가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방법으로 죽음을 연출합니다. 그 후에는 각자 자유롭게 행동합니다. 탐문을 하기도 하고, 물건들과 건물의 배치를 나름대로 조사하고 때로는 게임에서 쓰이는 화폐로 매수나 추가 증언 수집을 하기도 합니다. 단서들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때로는 눈앞에서 일어난 일을 완전히 눈치 못 채기도 하죠

 

그런데 보드게임은 좀 다릅니다. 단서는 텍스트나 그림 등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고 해석은 명확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심지어 머더 미스터리 게임의 방식을 표방한 일부 보드게임에서는 플레이어에게 특별한 행동을 요구하거나 아예 거짓말을 할 수 없다같은 제약이 붙기도 합니다.(사실 이것은 TV 프로그램인 크라임씬의 영향으로 보입니다만) 이런 방향의 개량은 난이도를 손쉽게 맞출 수 있다는 작법 상의 장점이 있겠으나 보드게임이 되면서 생긴 자유도의 한계를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우리는 머더 미스터리의 기본 규칙을 기반으로 하되 플레이어의 자유도를 높이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유도를 더 올리고도 게임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느냐는 결국 시나리오의 책임이 되겠습니다만, 기본 규칙에서부터 그런 환경을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먼저 우리는 플레이어에게 기본 규칙이나 승패 판정 외의 제약을 두는 것을 아이디어에서 배제했습니다. 플레이어는 롤플레잉이라는 기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선에서는 아무렇게나 행동할 수 있습니다. 어떤 역할의 플레이어든 자신이 찾은 단서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도 상관없고, 특정 인물에게만 공유하거나 아예 말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으며, 거짓말을 해도 상관없습니다. 일부 머더 미스터리 파티에서 등장하는 화폐 개념을 도입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으나, 대신 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들이 한정된 토큰을 이용해 특별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오히려 보드게임이기에 가능한 방식을 추가해 자유도를 끌어올렸습니다. 일부 단서의 경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영구적으로 은폐하는 것도 가능하며, 특정 장소의 모든 단서를 은폐할 수도 있습니다.

 

즉 일정한 조건 내에서 현장 조작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런 은폐는 범인에게만 유용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캐릭터에게는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으며, 그 비밀은 대개의 경우 사건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게임의 흐름에 따라서는 범행과 전혀 연관이 없는데도 범인으로 몰리기도 하므로 공개와 은폐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게임판은 각각의 장소로 구분되어 있으며, 각 장소의 탐색을 통해 단서 수집이 가능합니다.

 

또 게임 중에는 언제든지, 다른 플레이어에게 질문 혹은 추궁을 하거나 자신의 추리를 밝힐 수 있습니다. 다른 플레이어와 연합 전선을 펴는 것도 가능합니다. 마지막 라운드가 끝나면 최종적으로 각자 자신의 추리를 밝히고 자유롭게 토론한 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범인을 지목합니다. 지목된 용의자가 범인이 아니라면 진범이 승리하고 나머지는 모두 패배합니다. 만약 지목된 용의자가 범인이었다면, 협박 단계로 넘어갑니다. 협박 단계에서는 범인이 다른 플레이어들을 한 명씩 지목하며 상대의 중요한 비밀을 추리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범인도 결국 추리를 해야 합니다. 범인에게 비밀을 들킨 사람은 즉시 패배하며, 만약 범인이 모든 플레이어를 상대로 협박에 성공했다면 범인이 승리합니다.

 

 

3. 구성물과 물리적 표현

 

우리는 클로즈드 서클의 구조에 따라서 물리적 구성물들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클로즈드 서클 형태의 전형적인 추리소설에서의 이야기 진행 과정을 간략하게 압축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건이 발생했다 → 용의자들이 등장한다 → 증거수집(물증 및 증언)을 시작한다 → 진상이 밝혀진다

 

 

 |사진: 각각의 시나리오는 각각의 시나리오 전용 박스 안에 들어갑니다.

 

게임에서 사건의 발생과 발견 당시의 상황은 가장 처음 등장하며 모두에게 공지되어야 합니다. 반면 용의자 각자의 정보는 해당 캐릭터를 사용하는 플레이어에게만 주어져야 합니다. 각 캐릭터의 성격이나 상태는 해당 캐릭터를 선택한 후에나 알 수 있으므로 캐릭터를 고를 최소한의 기준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도 사건의 발생은 게임 전부터 모두에게 공개되어 있어야 합니다. , 상세한 사항은 증거 조사를 통해 플레이어가 수집해야 할 것이므로 처음 얻게 되는 공개정보는 최대한 간단한 묘사 정도로 그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최초의 공지는 텍스트로만 정리했습니다.

 

용의자들의 등장은 개인 시나리오와 캐릭터 카드로 나누었고 개인 시나리오는 해당 캐릭터의 플레이어만 볼 수 있으며, 캐릭터 카드는 각자 맡고 있는 캐릭터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게임 내내 공개됩니다. 플레이어들이 탐색할 장소는 게임판으로 표현하고 플레이어들이 각자 어디를 탐색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게임판 위에서 사용될 플레이어말을 구성물에 포함했습니다. 탐색을 통해 얻은 증거는 공유되는 증거가 아니므로 카드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증거들은 작은 이미지만으로 충분히 식별이 가능하다면 이미지로만 표현하고 부연 설명이 필요하거나 해설이 필요한 경우, 혹은 언어적 증거일 경우는 텍스트를 병기해 충분히 설명하기로 했습니다. 장소 혹은 단서가 은폐되거나 영구히 변조되는 상황은 게임판에 스티커를 붙여 변조하는 방식으로 결정했는데, 이 방식은 <팬데믹 레거시>와 같습니다.

 

 

|사진: 게임 중 추가되는 요소들은 스티커로 표현하며 이벤트가 일어나기 전에는 내용이 공개되지 않습니다.

 

사건의 해법(, 추리쇼)이나 에피소드 등은 웹으로 공개되며, 해당 웹 콘텐츠들은 상시 공개가 아닌 시나리오 클리어 특전으로 취급됩니다. 시나리오를 하나 클리어할 때마다 코드가 주어지며, 코드 없이는 웹 콘텐츠를 개방할 수 없습니다.

앞서 서술한 내용에 따라 시나리오 하나당 공개정보가 적힌 시트, 각 캐릭터의 개인 시나리오와 캐릭터 카드, 게임판과 스티커, 단서 카드 50여 장이 들어가며 이 구성물들은 각각의 시나리오 상자에 봉입됩니다. 게임말과 기타 구성물들은 공통으로 사용되므로 시나리오 상자와 별도로 게임 상자에 들어갑니다. 

 

 

4. 시나리오의 주제 의식은?

 

|사진: 시나리오 자료와 설정집

 

이야기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한 주제로 삼았던 것은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다였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추리할 요소는 게임의 승부에 관련된 것만은 아닙니다. 여러분은 때때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에 더 집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를 맞추는 열쇠는 게임의 모든 요소에 흩어져 있으며 모든 것은 결국에는 설명될 것입니다.

 


5. 아마도 제일 중요한, 가격 문제

 

사실 제일 중요한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일단 제작비, 즉 생산가가 만만치 않으며 연령의 한계가 있어 대량생산이 가능한 게임도 아닙니다. 반면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회성 시나리오인 만큼 다른 게임보다 체감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일단 소비자가의 한도를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판단의 기준으로 방 탈출 게임들과 사건의 재구성을 참고하였고, 결론적으로 저희는 시나리오당 15,000원을 넘기지 않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현재까지의 공정을 기반으로 볼 때 이 목표는 무난하게 지켜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실제로 하드웨어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공정을 통해 만들어가고 있는지 좀 더 자세하게 보여드리려 합니다. 아마도 그때쯤에는 생산 전 샘플의 실물을 보여드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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