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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01] 어제의 나보다 1점만 더, 쿠퍼섬
  • 2023-02-12 22: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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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8 [개굴이]

안녕하세요 :) 보드라이프에서 같은 닉으로 활동하고 있는 보드게임하는 수학쌤, 개굴입니다.
부족한 필력이지만, 조금 더 많은 분들과 (철저한 제 주관적인) 좋은 게임들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다이브다이스 커뮤니티에도 리뷰를 병행으로 업로드 하려 합니다.
같은 내용이 두 번씩 올라오는 형태가 되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기도 한데...귀엽게 봐주세요 !!

아, 올리기 시작한 김에 예~ 전에 써두었던 리뷰 중 다시금 소개하고 싶은 게임들은 전체적으로 리뷰를 손봐서 재작성도 해보려 합니다.
그럼 다이브다이스의 첫 리뷰 갈게요 :D!! 히얼위고!


0. Cooper Island
선장실에서 반려견 쿠퍼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눈치 챈 것은 1765년 5월 18일의 일이었습니다.

갑판에 나갔을 때 선장은 쿠퍼가 뱃머리 위에서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쿠퍼는 마치 무엇인가 보인다는 듯 짖는 소리로 선단의 방향을 이끌었죠.

그리고 그 곳에서 선단은 미지의 아름다운 섬을 발견합니다. 


섬에 정착하기 전 선단은 몇 개인가의 그룹으로 나뉘어 섬의 반도로 각각 찢어졌고, 그 곳에 작은 항구를 꾸렸습니다.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다른 그룹보다 먼저 자신의 반도를 개척하여 이 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쳐 영광을 드높여야 합니다.
아, 그 전에 섬의 이름 정도는 지어야겠군요. 어디보자... 이럴 경우엔 발견한 자의 이름을 따서 지어야겠죠? 좋습니다. 이 섬은 지금부터 쿠퍼 섬이라고 부르도록 하죠.

이제 흩어져서 땅을 일구고 마을을 만들 때 입니다. 

 

오늘 이야기 해 볼 게임은 쿠퍼섬 Cooper Island입니다. 

 

▲ 섬은 쿠퍼가 찾고, 개척은 사람이 하는 게임입니다.

 

 

1. 어떤 게임인가?

▲가운데 원형 보드에 자신의 일꾼마커를 배치하면서 액션을 하고, 각자의 앞에 놓인 반도를 개발해나가게 됩니다.

 

쿠퍼섬에서 여러분들은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보유중인 일꾼을 중앙의 액션칸에 배치하며 해당 액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일꾼을 다 배치하였다면 라운드 정리단계 후 다음 라운드로 이행. 이러한 과정을 총 5라운드동안 수행합니다.
인원수에 따라 정해진 수 만큼의 <선점 가능한 목표점수 카드>가 있으며, 게임 종료 후 그동안 얻은 점수와 이 목표카드점수, 건물카드에 딸린 점수를 합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저렇게 보유하고 있는 미플을 특정 공간에 배치하면서 액션을 수행하는 게임을 일꾼놓기 게임이라고 하죠?

기본적으로 일꾼놓기 게임이 가지는 공통적인 특징이라 하면 몇 가지를 들 수 있는데요, 예를들면 액션칸의 선점을 통한 상호견제라거나, 일꾼의 수가 곧 액션의 수지만 많은 일꾼의 경우 유지비가 많이 드는 부분이라거나. 뭐 이런 것들이 있죠.

쿠퍼 섬 역시 이러한 일꾼놓기의 기본 시스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번 플레이를 해 보면 쿠퍼 섬 만의 독특한 개성을 쉽게 느낄 수 있어요. 그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2. 게임의 특징
1) 반선점식 일꾼배치 시스템
대대로 일꾼놓기 게임의 모토는 "꼬우면 선 잡으시던가" 였습니다. 적지 않은 일꾼놓기 게임은 누군가 점유한 액션칸을 다른 플레이어가 들어갈 수 없거든요.

대표적으로 아그리콜라 5~7라운드에 열리는 "가족 수 늘리기" 칸이 그러한데요, 일꾼놓기 게임에서 일꾼의 수는 액션의 수에 직결되기 때문에 일꾼을 늘리는 칸은 항상 인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매력적인 액션칸을 사용하고 싶다면 남들보다 먼저, 다시 말해 선을 잡는 것이 중요해진다는 이야기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아그리콜라 4라운드에는 다음라운드의 선을 잡기 위해 선잡기 액션칸에 일꾼 하나를 배치하는게 어느정도 국룰이었죠. 

 


▲ 비딸 라세다의 갤러리스트는 이미 남의 일꾼이 있는 칸이라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대신 먼저 자리잡고 있던 사람은 밀려나며 킥아웃액션 기회를 얻게되어 약간의 이득을 받죠.
 

이 지고불변의 진리는 일꾼놓기 게임의 아이덴티티 이지만, 반대로 일꾼놓기 게임의 약점이기도 합니다. 직접적이고 부정적인 인터액션을 유발하기 때문이에요.

당장 내가 하고싶은(혹은 꼭 해야하는) 액션이 있는데, 남들이 들어가서 못하게 되는 순간 앞이 깜깜해지거든요. 자연스럽게 아그리콜라 이후로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같은 작가의 <오딘을 위하여>에서는 액션칸의 개수를 극단적으로 늘려버려서 "선점때문에 할 일이 없어지는 상황"을 방지합니다.

플랜 B, 플랜 C의 선택지를 주고, 플랜 A에서도 서너가지의 선택지를 주기 때문에 당장 최적화된 선택은 아닐지언정 차선책은 택할 수 있어요.
블라다 크바틸의 <던전로드>는 한 액션칸에 여러명이 들어갈 수 있지만 들어가는 순서에 따라 액션의 수행에 약간씩의 차이를 부여합니다.

심지어 배치하는 본인들 조차 이 순서를 "대체적으로 예측"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계획과 현실과의 간극에서 오는 재미가 있죠. 물론 어느정도는 같은 결을 차지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구요.
이렇게 일꾼놓기게임들은 대부분 시스템의 맛은 살리면서도 죽창 한방으로 순식간에 기울어지지 않는 장치를 게임마다 하나씩 갖고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장치가 그 게임의 개성이 되죠. 

쿠퍼 섬은 이런 물음에 대한 해답과 자신만의 개성을 어떻게 어필하고 있을까요?

 

쿠퍼섬의 액션은 총 8개가 있어요. 그런데 플레이어의 초기 일꾼은 2개씩이죠. 즉 4인플 기준 1라운드부터 어지간하면 액션칸이 겹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쿠퍼섬은 다른 사람이 들어간 액션칸에도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차용합니다. 그리고 이런 게임이 으레 그렇듯 순번에 따른 차별화를 두고 있어요.

바로 다른 사람이 들어간 액션을 선택하려면 직전에 그 액션을 선택한 사람에게 댓가로 자원을 하나 지불해야 한다는 규칙이에요.

언뜻 보면 얼마 안하는 댓가 같지만, 쿠퍼섬은 액션 수는 적고 해야 할 일은 많으며 지불하는 비용이 비싼편이라 자원 하나하나의 밸류가 꽤 큰편입니다.

그러니 그냥 팡팡 남에게 지불하다가는 당연히 제가 쓸 자원이 부족해지게 되고, 역으로 상대방은 그 자원 하나로 스노우볼이 굴러갈 여지가 생길 수도 있어요.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기본적으로는 남이 들어간 칸은 손대지 않되, 부득이한 경우에는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플랜을 밀고 나갈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우상단의 경우 최초 빨강이 들어간 후, 노랑이 저 액션칸을 들어갈 때 빨강에게 자원 하나를, 이후 파랑이 들어가면 노랑에게 자원 하나를 바치게 됩니다.

여기에 더불어 쿠퍼섬은 <액션칸을 두 종류로 구분>하는 시스템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들이밉니다.

위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쿠퍼섬의 액션칸은 동그라미 액션칸과 네모 액션칸이 있는데요, 일반적인 일꾼이 들어갈 수 있는 액션칸은 동그라미 칸 뿐입니다.

그럼 네모 액션칸은 뭐냐, 동그라미 액션보다 더 효율이 좋은 이른바 <상위 액션>이에요. 똑같이 건물을 지어도 네모 일꾼이 들어가면 원하는 자원을 할인받는다거나 하는 식이죠.

이러한 네모액션칸에 들어갈 수 있는 네모일꾼은 일꾼을 추가로 받을 때 기존의 동그라미 일꾼 하나를 제거해서 이를 끝나고 받을 미션점수 칸에 배치하면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즉 동그라미 일꾼을 뽑으면 일꾼의 총 수, 즉 액션의 수가 올라가지만 네모 일꾼을 뽑으면 일꾼의 질, 즉 액션의 효율이 올라가는(동시에 종료 미션도 점유하는) 시스템이에요.

 

실제로 액션은 여덟밖에 되지 않지만 16칸이라는 실질적인 칸 수, 억지로라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배치 시스템. 쿠퍼섬의 일꾼놓기 특징은 바로 이 두가지입니다.

 

2) 일꾼놓기...그런데 이제 퍼즐을 끼얹은.
우리는 흔히 인터액션이 적은 게임을 사람이 아니라 벽을보고 하는 게임, 줄여서 벽겜이라고 부릅니다. 게임의 성향이 벽겜일수록 다른 사람의 플레이보다는 자신의 현황과 싸우는 게임이 되죠.

대부분의 일꾼놓기 게임은 한정된 액션칸을 선점해야하는 메커니즘을 주로 하니만큼, 벽겜에서 조금은 거리가 먼 편입니다. 
쿠퍼섬도 기본적으로는 일꾼놓기 게임장르다 보니 근본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일꾼미플이 어디에 놓이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게임 내내 인터액션이 발생하구요.

따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미션목표카드도 선점 방식이고, 화물상자 트리 같은 경우도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 할인을 받는 등 이 게임은 전반적으로 "먼저" 하는 것을 플레이어들에게 제시하고 있어요.

그럼 쿠퍼섬은 벽겜이 아니구나...라고 결론을 내려도 될까요?

 


▲ 수평과 수직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개인보드


잠시 시선을 개인보드 위로 돌려봅시다. 공용보드판이 저렇게 레이스의 개념이라면 개인보드는 이의 극단적인 대척점에 서있습니다.

이 개인보드 형성 과정이 쿠퍼아일랜드의 또 다른 개성인데, 쿠퍼아일랜드의 자원 생산은 다음 매커니즘을 따릅니다.
(1) 보유중인 지형 타일 중 하나를 선택
(2) 지형타일을 개인섬보드에 배치
    - 1층 타일은 자유롭게 배치 가능
    - 다른 타일 위에 배치할 때에는 아래층에 위치한 지형을 매치시켜야 함
    - 타일을 배치한 후 지형에 맞는 자원큐브를 타일 위에 배치
재미있는 부분이 세번째 개념인데, 쿠퍼 섬에서 큐브 하나는 꼭 가치 1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타일 배치가 완료되면 그 타일 위에 각각의 지형과 일치하는 자원큐브를 배치하거든요? 이 때 타일을 몇 층에 배치하는가에 따라 큐브의 가치가 결정되거든요.

당연히 이런 시스템이라면 최대한 타일을 높게 쌓아서 밸류 높은 자원을 굴려야 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건물이나 기타 구조물을 개인보드 위에 올리려면 "비어있는 가장 높은"칸에 배치해야 합니다.

그래서 게임 하다보면 일꾼놓기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선점싸움이 벌어지는 중앙의 액션보드보다, 자신의 보드를 보는 시간이 더 깁니다. 

적잖은 게임에는 정답이 없어요. 상황에 따라 합리적인 결정이 있을 뿐이죠. 하지만 쿠퍼섬의 개인보드는 정답에 가까운 선택지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래요, 마치 퍼즐같이요.

그러니 남들 액션할 때 자신의 보드에 집중하여 플랜을 이리저리 세우다가, 자신의 차례가 되어 미플 딱 집어들고선 "으악 거기 언제 들어가셨대요?" 하는 경우가 많은 게임이에요.

 

3) 중앙을 보면 너무 쉬운데, 내 앞을 보면 미치겠어.
정리를 해 볼까요? 이 게임은 일꾼놓기 게임이지만 남이 들어간 액션칸에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선점하는 미션칸이 있지만 사실 일꾼 미플을 영구소모해서 선점하는거라서 어차피 누가 다 독점하지도 못하니 다른걸 따면 그만이죠.

그리고 개인판은 퍼즐입니다. 즉 여러분들이 게임을 하는 데 있어서 남들이 이를 악물고 하는게 아닌 이상 큰 방해를 할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이 게임이 원하는 꿈을 모두 펼칠 수 있느냐, 그건 또 별개의 이야기에요. 아마  첫 게임이 끝난 시점에 여러분들의 점수는 채 20점이 안될 가능성이 농후하거든요. 

 

쿠퍼섬이 이렇게 빡빡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특징에서 기인합니다.

먼저 독특한 자원관리 시스템이에요. 쿠퍼섬의 자원은 자동으로 누적되지도, 자동으로 생산되지도 않습니다. 자원을 얻으려면 지형타일을 얻고 - 지형타일을 배치해야 소중한 큐브가 두 개 주어져요.

그럼 이렇게 모은 소중한 자원을 알뜰살뜰 쓸 수 있냐? 그것도 아닙니다. 이 게임 거스름돈도 안주고요. 5나무중 3나무 쓰잖아요? 2나무는 안녕이에요.
자원을 스톡하는 인벤토리의 절대치도 꽤 작습니다. 카드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확보하지 않는다면 개인판 위에는 큐브 및 동전을 배치할 수 있는 칸이 딱 여덟개밖에 없거든요.

액션과 라운드 수도 꽤 부족합니다. 절대적인 액션수를 늘여주는 동그라미 일꾼을 뽑자니 네모일꾼의 파워밸류나 미션점수가 아쉽고, 그렇다고 네모를 뽑자니 동그라미 일꾼을 반납해야해요.

그러니 게임 내내 많아야 네개, 보통은 세개 정도의 일꾼을 굴리게 되고, 대략적으로 5라운드 동안 15개 가량의 액션만 해서 안그래도 적은데, 심지어 밥도 먹여야 돼요.


이쯤되면 느낌이 오죠? 이 게임은 퍼즐의 요소가 들어간 일꾼놓기 게임이 아니에요. 일꾼놓기 요소가 들어가있는 퍼즐게임이죠. 

어느 타일을 어디에 배치하는가, 건물을 건설할 때에는 어느 칸에 배치해야 하는가, 어느 장소의 자원을 소모해야하는가

이 모든 액션을 어느 순서대로 해야하는가, 지금 가용한 타일은 무엇이 있는가. 이런 모든 사고가 톱니바퀴처럼 딱딱 맞아 떨어져야 계획대로 게임을 굴릴 수가 있어요.

공용판에서의 피터지는 선점경쟁은 찰나의 순간에 스쳐가는 바람일 뿐이고, 게임 내내 "내 보드에 뭘 올릴까?". 그 행위를 즐기는 게임입니다.

 

▲게임 내에서 5점을 먹으면 저 책을 줍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첫 플레이 때 저걸 많아야 세개 정도 먹게 되죠....ㅋㅋㅋ

 

 

 

 

3. 게임에 대한 생각
여러 번 제 취향을 밝혔지만 저는 칸반, 푸에르토리코, 아그리콜라 등의 게임을 선호합니다. 

플레이어들의 현황이 알기 쉽게 정리되어있으며, 좁은 선택지 내에서 아옹다옹 싸우고 쉴새 없이 눈치 보고, 그런 플레이 경험을 좋아하거든요.

쿠퍼아일랜드는 분명히 그런 게임은 아니에요. 상대의 플렌을 막기도 쉽지 않고, 굳이 그래야 할 필요성도 없으며, 남의 눈 보다는 제 앞을 보고 하는 게임에 가까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쿠퍼아일랜드는 연간 플레이회수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왜 그런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아마 쿠퍼섬의 독특한 개인판 형성 과정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이게 꽤 재미있는 퍼즐게임이라서요.

이걸 여기에 배치하고, 저걸 저기에 배치해서 다음턴에 이걸 해서 이걸 가져오고... 이런 플랜을 세우며 개인보드를 한 칸 한 칸 채워나가는 이 경험이 꽤 즐거워요.

왜 그런 게임들 있잖아요? 뭔가 우르르 주고 와르르 배치하는. 하나쯤 덜 배치했다고 뭐 세상이 무너지지도 않고, 하나쯤 덜 가져와도 그렇게 아쉽지도 않은.

이 게임은 그런 게임과는 멉니다. 천천히, 한걸음씩 꼼꼼히 움직여야해요. 저에게는 이런 부분이 크게 작용하더라고요.

 


▲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 한 턴이 아쉽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리고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게임이 끝난다는 것도 장점. 아까 말씀드렸죠? 라운드가 5개밖에 안된다고요. 개인보드를 채우는 것 자체도 힘든데, 항상 뭔가 1~2액션정도 아쉬운 상태에서 게임이 끝나요.

게임에서 제공하는 점수가 크지 않다는 것도 좋아요. 첫 플을 하면 약 20점 초반에서 게임이 끝날거고요, 숙련자들끼리 하면 1등 점수가 보통은 40점이 안됩니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지잖아요? 그럼 게임이 끝난 후 "아 담번에 하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게 돼요.

분명히 게임 내에서 한 두번은 비효율적인 액션이 있었을거고, 그것만 잘했으면 더 점수가 잘 날 것이다. 왠지 어떻게 하는지 알 것 같다. 이런 감각은 플레이에 지속성을 부여해주죠.

실제로 전 1등을 하더라도 매번 아쉬웠어요. 1액션만 더 효율적으로 했으면 점수가 더 나올 것이 빤히 보였거든요.

 

그렇다고 이 게임이 너무 꽉 짜여진 정답찾기 게임이냐면 또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건물을 지을 때 마다 받게되는 추가 액션이나 패시브 액션 요소나, 상대가 배치한 섬타일, 내가 뽑아오는 지형이나 일지타일에 따라 미시적으로 플랜을 수정해나가도록 디자인이 되어있거든요.

한 번 게임 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주머니에서 지형타일 뽑거나, 일지타일을 받을 때 "이거 뜨면 치고 나갈 수 있는데!!" 라는 그 특유의 쪼는 맛이 있어요. 

...물론 이런 부분은 받을때마다 똥같은 타일을 받아온다거나 하면 조금 많이 깝깝해지는 양날의 검이긴 합니다만.... 뭐 그런 날도 있겠거니 하고 넘어가는거죠 뭐.

아 그리고 요건 약간은 개인적인 즐거움이자 팁인데요, 뭘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면 첫 목표는 건물 한 개 올리기를 하시면 됩니다.

말씀드렸듯이 건물을 올리면 건물 티어에 따라 패시브나 액티브 효과가 하나 주어지는데요, 이 효과에 맞는 전략을 펼치시면 돼요.

처음 하시는 분들에게는 요게 도움이 꽤 됩니다. 저는 아직도 어지간하면 처음으로는 건물을 올리며 "오늘의 신탁은 뭘까요!!" 라며 계시(...)를 받습니다. ㅋㅋ

 

 

 

 

4. 마치며

처음이에요. 제가 보유중이지 않은 게임에 대한 소개글을 쓰는건요. 

대중적인 게임은 아니에요. 규칙 자체도 어렵고, 개인보드는 처음 보면 막막하기만 할거에요. 해야할 건 많은데 할 수 있는건 적겠죠.

하지만 게임이 끝날때마다 조금씩 눈이 뜨이고 점수가 오르는 게임은 흔치 않습니다.

 

쿠퍼섬은 그래서 좋은 게임이에요. 플레이어에게 직관적인 성장곡선을 보여주거든요. :)

 


▲ 첫 플때 헤매면 어때요, 아마 다음번엔 반드시 그보다 점수가 잘 나올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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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44 채소밭
    • 2023-02-13 11:53:49

    여기서도 뵙게 되니 반갑습니다! :D 앞으로 올리실 리뷰들도 정말 기대돼요.
    이 게임은 처음 보는데 테마도 아트워크도 멋지네요. 해 보고 싶어지는데요..!!
    • Lv.28 [개굴이]
    • 2023-02-13 19:16:37

    안녕하세요!! 자주 뵙던분께서 댓글을 달아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
    아마 당분간은 보라에 있는 리뷰를 리뉴얼해서 올리지 싶어요. 추가로 새 리뷰를 쓸 때에는 동시에 같이 올릴거고요!

    잘 부탁드립니다~~
    • Lv.14 노쿤
    • 2023-02-17 12:22:56

    음청 빡센 겜이죠 ㅎㅎ
    인터렉션이 강한데 자원굴리는것도 액션도 빡빡하기까지해서.. 저도 첫플때 19점인가 나와서(다들 첫플이어서 고만고만 20점대) 우리가 너무 못했나 싶었던..
    도전욕구를 일으키는 겜이죠 가끔 해돌리면 도전욕구에 불타서 계획짜다 결국 좌절하고마는... ㅠ

    게임끝나고 사진찍어서 보면 예뻐서 좋아요 ㅎㅎ
    • Lv.52 상후니
    • 2023-02-18 13:22:41

    아트워크도 예쁘고 게임이 여러모로 꽤 독특한 것 같네요ㅎㅎ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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