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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문명하셨군요 (ㅜ_ㅠ)
  • 2010-12-16 11: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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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ivedice

태초에 문명 보드게임에 있었느니라

무수한 패키지 명작들이 수명을 다했으나 문명은 살아남았습니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는 특유의 우아하고 수준 높은 게임 플레이 경험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터무니없는 중독성으로 대표되는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드 마이어는 심시티를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고 하지만 여기에는 동명의 보드게임 또한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 있죠. 그도 그럴 것이 그 동명 보드게임은 고대부터 발전하는 문명이 경쟁하고 충돌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거든요. 이 보드게임은 시판되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도 가끔 날 잡아 즐기는 분들이 있는 명작입니다. 꼬박 하루가 가는 스케일의 게임이고 플레이 도중 다른 사람들에게 뒤통수 맞고 맘 상할 수도 있으니 각오는 단단히 해야 하지만요.

여러 모로 각오를 요하는 게임

하지만 이 문명 보드게임 스타일의 미국식 보드게임 대작은 이후 딱히 나오지 않았습니다. 에이지 오브 르네상스 정도가 그에 가까운 작품이긴 한데 그것도 꽤 오래된 게임이죠. 현재 보드게임 주류가 그럴듯한 시뮬레이션과 역할 놀이를 즐기는 미국식 게임보다는 잘 짜여진 시스템과 고통스런 선택, 그리고 플레이어간 직접 공격을 배제하고 세련된 경쟁을 유도하는 유럽식 게임으로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이 정도면 사실 장난감으로 갖고 놀아도 재미있을 겁니다.

그렇게 문명 보드게임은 시대의 저편으로 사라졌지만 시드 마이어의 문명은 그 뒤로도 계속 발전했습니다. 마침내 문명 3이 나오던 2002년 말 즈음에는 이글 게임즈라는 회사에서 “시드 마이어의 문명 보드게임”을 출판하기에 이르죠. 이 게임은 수많은 플라스틱 피겨가 넓은 게임판을 수놓으며 벌이는 전쟁을 중심으로 시드 마이어의 문명에서 차용한 요소들이 들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거대한 게임판과 터무니 없는 내용물 볼륨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는 했는데 게임 내용이 시드 마이어의 문명과 이질감이 있고 밸런스가 거칠다는 평가를 주로 받았습니다. 오히려 이글 게임즈에서 만들었던 다른 전쟁 게임들에 가까웠죠.

“시드 마이어의 문명”이라는 제목을 붙이기에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드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저 제목을 붙이는 순간 너무나 거룩해서 감히 비평할 엄두도 나지 않는 거성 PC 게임과 비교당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는 것도 큰 부담이지 싶습니다. 나오는 순간 주목도 받고 잘만 만들면 큰 찬사를 받겠지만 그런 가능성이 적은 프로젝트가 바로 “시드 마이어의 문명 보드게임” 아닐까요?

이 당시 컴 사양이 안되어 문명을 그만두었습니다. 그 결과 다크 서클이 좀 없어졌죠.
하지만 휴대폰으로도 할 수 있는 이 게임이 나와 버려서 결국 다크 서클 부활.

그러던 중 시드 마이어의 문명은, 문명 4, 문명 레볼루션으로 이어졌습니다. 문명 레볼루션은 비디오 게임 소프트로 나온 작품인데 기존 문명을 단순하게 압축해서 3시간 정도면 엔딩을 볼 수 있게 바꿔 놓은 작품입니다.

정말 훌륭한 게임, 가격만 좀 (ㅠ_ㅜ)

그 동안 보드게임 쪽에서는 쓰루 디 에이지스라는 걸출한 작품이 나옵니다. 이 게임은 유럽식 보드게임 시각에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고대로 얹은 듯한 모양새를 하고 있고 구성이 매우 치밀하며 카드 선택해서 가져오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게임 치고는 게임 시간도 꽤 깁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보드게임으로 진화한 문명 게임의 완성형 같은 느낌입니다. 이 게임의 위대함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희도 일찍이 한글판 논의를 했던 작품이고요. 현재로서는 유저들이 만족할만한 가격에 한글판을 내기가 힘들어 보이긴 합니다. 환율 폭락 같은 거 안 일어나나요?

그리고 시드 마이어의 문명 5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패키지 시장의 몰락과 함께 여러 명작 시리즈들이 사라져갔으나 문명만은 명맥이 이어졌습니다. 패키지 시장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향수와 높은 완성도를 등에 업고 문명 5는 세계 게임 웹진들의 찬사를 받는 새로운 태양이 되었고 우리 나라에서도 세기말 패자 간디 같은 재미있는 관련 이야기가 나오며 주목을 받고 있죠. 게다가 그레미 상 후보 심사하는 분들이 이제야 문명4 플레이를 끝내서 그런 것인지 문명4 메인 테마 바바예투가 당당히 그레미 상 후보에 올라 버렸습니다.

나와 버렸구나

이 절묘한 시점에 판타지 플라이트 게임즈가 고양이 목에 방울 걸기 같은 “시드 마이어의 문명 보드게임”을 발표해 버렸습니다. 이전 이글 게임즈가 만들었던 시드 마이어의 문명 보드게임 리메이크라는 추측도 있었으나 세계 지도가 아닌 문명 게임 지도를 보는 듯한 타일 지도를 보는 순간 이건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공수한 시드 마이어의 문명 보드게임은 과연 어떤 게임일까요?




오호 개봉이다

열려라 옥수수

먼저 내용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순서이겠죠? 사실 이 정도 스케일의 게임이라면 당연히 에픽 박스 사이즈라고 부르는 스타 크래프트나 강철의 파도 박스 사이즈를 기대하게 됩니다. 물론 200개 정도의 플라스틱 피겨도 들어 있으면 더욱 좋겠죠. 하지만 실제로 박스 사이즈는 아컴 호러 크기였고, 플라스틱 피겨는 30개 남짓 들어 있었습니다.

박스 미어 터지는 것은 아그리콜라 수준

이렇게 얘기하면 내용물이 부실해 보일텐데 실제로는 상자에 담기 버거울 정도로 내용물 볼륨이 큽니다. 게임이 끝나면 정리하는 것도 일이겠다 싶을 만큼 들어 있습니다. 원작 시드 마이어의 문명에서 도시 내에 건설하는 수로, 대학, 성당, 항구 같은 시설도 재현되어 있고 당연히 불가사의도 나옵니다. 모든 불가사의가 다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콜로수스, 공중정원, 르브르 박물관, 자유의 여신상이 눈에 띄는군요. 문화를 표시하는 듯한 내용물, 경제력을 표시하는 듯한 내용물, 자원을 표시하는 듯한 내용물, 중립 부족 오두막을 표시하는 듯한 내용물까지 원작 시드마이어의 문명 느낌 물씬입니다. 원작 게임의 그래픽을 그대로 가져오는 대신 비슷한 느낌의 회화 같은 일러스트로 다시 그려서 보기에도 좋습니다.

룰북은 총 32페이지로 두꺼운 편입니다. 불가사의 건설 후 더미에서 새 불가사의를 뽑으라는 문구가 누락된 점, 비행대 카드 구입 비용에 사소한 오류가 있지만(3판이 나왔지만 아직도 버그 정리가 안된 쓰루 디 에이지스에 비하면 양반일수도) 규칙 자체는 두께 대비 잘 읽어지며 묘하게 규칙이 합리적이고 딱딱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규칙이 충돌하는 부분이 거의 없고 첫 플레이에서도 비교적 오류 적은 플레이가 가능하더군요. (물론 오류 수정까지 저도 수회 돌렸습니다.)




문명 선택 가이드

일단 게임은 각 플레이어의 문명 선택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좀 더 많은 플레이 경험이 필요하겠으나 10회 정도의 플레이에서는 각 문명의 유불리가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특히 2인 게임일 경우는 영향을 많이 받으니 원하는 문명 고르라고 하면 피터질 수 있습니다. 가능한 무작위 선택을 추천하고 전혀 모르는 분들과 할 때는 로마를 선택하세요. 어차피 3인 4인 게임에서는 앞서나가면 먼저 얻어터지게 되어 있어서 큰 이점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항상 이런 게임은 은근히 앞서는 게 중요합니다.

이집트(클레오파트라)
로또형 문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시작 때 불가사의 하나를 무작위로 받고 시작하는데 이 불가사의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공중정원을 뽑았다면 최고라 할 수 있고, 콜로수스를 뽑으면 그래도 훌륭하다 하겠으나 오라클이나 스톤헨지를 뽑는다면 떼를 써서 다시 뽑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이 문명의 강점은 건물 하나 공짜 건설로 초반에 비교적 강력합니다. 로또 잘 뽑고 초반에 잘 달리면 해볼만한 문명입니다. 아니면 그저 그렇거나 딸리는 문명. 공중정원 원더 카드에 표시만 해 놓으면 이집트 만세입니다.

로마(카이사르)
강합니다. 이유는 불가사의를 지을 때와 새 도시를 지을 때 그리고 호전적인 중립 부족을 물리칠 때마다 문화 등급이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극 초반 아무도 문화 성장을 꿈꾸지 못할 때 상대적으로 빨리 문화의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처음부터 공화정 상태로 시작하는데 공화정이 확장에 유리하고 로마의 능력과 잘 맞습니다. 게다가 시작 때 갖고 시작하는 기술 “법전”은 전투에서 이길 때마다 경제력 보너스를 얻게 해주는데 초반 호전적인 중립 부족을 적극적으로 물리치면 법전에 의한 보너스와 로마의 보너스가 합쳐져서 여러 모로 좋습니다. 서로 콤보가 되는 능력이 조합된 사기 문명입니다.

미국(링컨)
처음에 위인 한 명을 얻고 시작하는데 이집트만큼 로또는 아니지만 미국도 초기 위인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이 게임에는 생산력과 교역량이라는 두 가지 수치가 큰 역할을 하는데 미국은 교역량에 좀 더 비중을 둔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다른 민족은 교역량 3개를 써서 생산력 1을 올릴 수 있지만 미국은 2를 올릴 수 있거든요. 돈으로 바르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덕분에 내정 위주로 성장이 빠르고 “민주주의”를 개발하면 좀 더 빠른 성장이 가능합니다. 교역량에 중점을 둔 플레이를 하면 과학 기술 성장이 빠른 장점도 있습니다. 교역량이 많은 지역에 도시를 지을 수 있다면 꽤 해볼만하고 계산 잘하는 상급자가 잡으면 강력할 듯한 문명입니다. 과학승리와 경제승리를 노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독일(비스마르크)
군사력에 중점을 둔 플레이를 하라고 만든듯한 진영입니다. 시작할 때 전투 카드를 더 가지고 시작하고 이후에는 군사 관련 기술 개발을 할 때마다 전투 카드와 자원이 보너스로 생깁니다. 군사 관련 기술에 너무 치우치면 다른 면에서 뒤쳐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 전투 카드와 자원 보너스만큼 이익 본 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손해도 아닐 것 같습니다. 특히 자원을 얻을 기회가 많아서 다른 진영과 다른 빌드 오더를 짤 수 있습니다. 전쟁에 살고 전쟁에 죽고 싶은 분들은 필히 선택인데 게임 중 남들보다 발전이 빠른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어서 세계 대전이 촉발될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예카테리나 2세)
시작할 때 군대 하나를 더 갖고 시작하고 석기시대부터 공산주의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공산주의는 이 게임에서 생산력에 보너스를 주는 대신 문화 면에서 불이익이 있습니다. 초반 문화 성장을 포기하면 거의 문제가 되지 않고 여러 모로 효율적입니다. 문화 따위에 턴 낭비 하지 않고 빨리 발전하겠다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특별한 능력으로 군대를 상대 도시에 침입시켜 상대의 기술 1개를 배우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이 능력 쓰고 나서 주변국과 관계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다른 대가를 주고 견학하듯 들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생산, 군사, 기술 면에서 강력합니다. 로마와 함께 강력 추천 문명.

중국(마오쩌둥)
시작할 때 수도에 성벽이 둘러쳐져 전멸당할 위험이 낮습니다. (만리장성) 그런데 초반에는 플레이어 간 충돌이 거의 없고 플레이어 간 충돌이 시작될 때는 앞마당의 위성 도시부터 날아가기 시작하며 위성 도시를 잃기 시작하면 이미 게임은 기울고 있는 것이므로 이 보너스는 장점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ㅠㅠ) 주변 중립 부족을 복속시킬 때마다 문화 토큰 3개를 얻습니다. 초반에는 문화 토큰 3개(문화 토큰은 문화 레벨을 올리기 위한 수단입니다.)로 문화 등급 1등급을 올릴 수 있으니 로마와 능력이 비슷합니다. 단 조금 지나면 문화 등급 1등급을 올리기 위해 더 많은 토큰을 필요로 하니 로마 쪽이 더 강력합니다. 대신 중국의 능력은 우호적인 부족을 복속시켰을 때도 발생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쨌든 중국은 주변 부족을 빨리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중국은 전투에서 잃은 전투 카드 중 일부가 부활합니다. 이 보너스 믿고 초반에 호전적인 부족을 잡으러 다니면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로마와 비슷하고 군사, 문화, 방어 등 여러 방면의 보너스가 있는데 시너지가 잘 나지 않고 게임 중 능력 발휘될 기회가 적어 안타깝습니다. 상급자가 잘 쓰면 좋을지도 모르나 일단은 비추합니다.

이 능력들은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 가운데 닌텐도 DS, 아이폰, PS2, Xbox 360용 소프트로 나왔던 문명 레볼루션을 참고해서 만든 듯 합니다. 미국이 위인 1명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나 이집트가 고대 불가사의 1개를 갖고 시작하는 것도 그렇고 각 문명의 시작 기술도 문명 레볼루션과 비슷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각 문명의 유불리가 있다는 것 외에 우리 나라가 등장하지 않는 점도 있겠으나 사실 그보다 진짜 진짜 진짜로 아쉬운 점은 인도(간디)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세기말 패자 간디는 확장판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일까요? 비공식 인도 확장판 만들고 싶습니다. (ㅠㅠ)

독일의 본거지, 실제 독일 지형을 고려해서 만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쪽 좁은 곳은 덴마크랑 연결되는 곳이겠죠

각 문명은 본거지 타일도 다릅니다. 본거지 타일은 비슷비슷하긴 한데 이집트는 사막이 많고 미국은 산악이 많으며 로마는 반도 형태도 되어 있는 식으로 저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또 이 본거지에서 시작 도시 위치를 정할 수 있고 초보자를 위한 추천 명당도 표시되어 있습니다. 중국과 이집트가 약간 불리해 보이는 감이 있습니다. 이집트는 그나마 건물이 공짜니까 생산력 딸려도 할만한 것 같은데 중국은 빨리 확장부터 달려야겠습니다. 이 시작 본거지도 로마가 조금 밸런스 좋은 감이 있습니다.




작은 도시 하나에서 문명이 시작된다

이런 허허 벌판에서 시작된다.

각 도시에 인접한 칸 8개가 이 도시의 영역입니다. 그 칸에 교역량을 뜻하는 기호와 생산력을 뜻하는 기호가 있으니 도시를 지을 때는 이 밸런스를 잘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로 교역량은 과학기술 개발을 위해 주로 사용되고, 생산력은 도시에 건물을 짓거나 군대를 만들거나 전투 카드를 보강하거나 불가사의를 짓는 등 무언가를 만들 때 쓰입니다. 보통 도시가 처음 생길 때는 주변이 허허벌판이기 때문에 그닥 좋은 효율이 나오지 않지만 도시 영역에 건물, 불가사의, 위인을 놓기 시작하면서 도시가 발전합니다. 특정 건물은 지형에 따라 지을 수 없기도 하니 첫 도시를 놓을 때는 여러 모로 신중해야 합니다만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보통 추천 위치에 짓게 되더군요.

맵이 이렇게 나오면 확장이 늦어집니다. (ㅜ_ㅠ)

본거지 외의 나머지 지도들은 안개에 쌓여 있고, 탐험을 해서 밝혀 나가야 합니다. 게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이 지도 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일을 뒤집은 뒤에는 방향을 정할 수 없고 정해진 방법대로 놓아야 하기에 처음 탐험으로 밝히는 지도가 게임에 차지하는 영향이 클 수도 있습니다. 바다라도 나와 버리면 바다를 건널 수 없어서 도시 건설이 늦어질 수도 있고 로마 같은 경우는 호전적인 부족도 좀 있어 줘야 유리하죠.

2인 세팅
3인 세팅
4인 세팅

인원 수에 따라 크기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지도 타일 3개만 건너면 상대방의 수도가 나올 만큼 전체 지도는 작습니다. 각 문명은 게임 중 2번 도시를 새로 세울 기회가 있습니다. 도시 3개가 총합이라고 생각하면 스케일이 작긴 한데 각종 자원 상황이나 내정 상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컴퓨터 게임과 달리 보드게임은 하나 하나 체크하고 관리해줘야 하는 노곤함이 있습니다. 사실 그렇다고 해도 3개는 너무 적긴 합니다만 게임 시간, 플레이어 간 격차, 게임을 위해 필요한 테이블 크기를 줄이려는 작가의 의도 정도로 보면 될 듯 합니다.

지우개 하나라도 넘어오면 내꺼다

각 문명의 두 번째와 세 번째 도시가 나오면 빡빡하게 국경 비슷한 것이 형성되며, 특히 이 경계는 “이 지도 타일까지는 내 구역이야”라는 식으로 형성되기 마련입니다. 보통 도시 확장을 빨리 할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일부러 멀리까지 나와서 도시를 짓는 일은 드물지만 다른 사람 도시 주변의 중립 부족을 차지하기 위해 진군이라도 했다간 유혈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바다 건너 우호 부족과 호전적 부족이 하나씩

지도 주변에는 우호적 또는 호전적인 중립 부족들이 있습니다. 부족을 복속시키면 토큰을 가져올 수 있는데 그 뒷면에는 무작위로 자원 등이 표시되어 있어 필요한 때에 쓸 수 있습니다. 우호적인 부족은 군대를 보내면 바로 자원을 내주지만 호전적인 부족은 약간의 저항을 합니다. 군대를 키우고 업그레이드를 좀 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지만 초반에는 약간의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피해를 입으면 주변 양아치 문명들에게 무력 협박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후반 즐거운 외교를 위한 필수품

단 호전적 부족은 자원 외에도 위인이나 이 게임 최고의 유니크 자원인 우라늄을 내줄 때도 있습니다. 특히 우라늄은 게임 초중반 내내 아무 쓸모 없지만 게임 후반에 핵무기를 쓸 수 있게 해주는 터무니없는 물건입니다. 게임 후반에는 “나 초반에 친 마을에서 우라늄 나왔다” 라는 허세가 작렬하기 마련입니다.




라운드의 흐름
간만에 힘이 들어가서 글이 길어지고 있네요. 그럼 라운드 진행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 라운드는 여러 단계로 되어 있으며 각 단계는 시작 플레이어부터 돌아가며 모두가 한 차례씩 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모든 단계를 마치면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는 그런 방식입니다.

1. 라운드 시작 2. 교역 3. 도시 경영 4. 이동 5. 기술 연구

1. 라운드 시작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시작 플레이어 마커를 넘기는 일입니다. 시작 플레이어는 초반엔 게임 내에서 별 영향을 주지 않는데 초반 조금 넘어가면 좋은 불가사의를 빨리 건설하기 위해 약간 중요하고 중반 이후 군대를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약간 더 중요해집니다. (즉 첫 라운드 시작 플레이어의 이점은 전혀 없습니다.)

원작을 참고한 개척자 디자인, 저 마차에서 도시가 나온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이 단계 때 원한다면 개척자를 없애고 새 도시를 지을 수 있습니다. 게임 내 도시와 도시 사이에는 최소한 3칸이 떨어져야 하며 (그래야 도시 영역이 안 겹칩니다.) 새 도시가 만들어지는 주변 영역에 중립 부족이나 타 문명과 관련된 내용물도 없어야 합니다.

완벽한 정부는 없더군요.

또 이 단계 때 원한다면 정부 형태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정부 형태마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정부 형태를 바꾸기 위해서는 해당 정부 형태를 위한 기술 연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전 라운드의 기술 연구 단계 때 얻은 정부 형태는 이번 라운드의 시작 단계에 즉시 채택할 수 있습니다만 바로 하지 않고 한 라운드를 넘기면 무정부 상태를 1라운드 거쳐야 원하는 정부 형태로 이양할 수 있습니다. (크게 의미는 없는 듯 합니다. 보통은 기술 얻은 다음 라운드에 거의 무조건 바꾸거든요.)

초반에는 공화정이 좋고, 중반부터는 민주주의나 공산주의가 괜찮습니다. 단 공산주의는 상당히 고급 테크인데 보통 그때쯤엔 그보다 더 시급하고 좋은 기술이 많아서 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고 후반에는 생산력보다 교역량이 중요해져서 의미가 퇴색합니다. 처음부터 공산주의를 갖고 시작하는 러시아만의 고유한 보너스라는 생각도 듭니다. 민주주의 기술은 정부를 민주주의로 바꾸는 것 외에도 군대 업그레이드와 경제력까지 얻을 수 있는 기술이라 보통 연구하기 마련이고 민주주의 정부의 보너스도 은근히 도움됩니다. 대신 민주주의를 채택하면 다른 나라를 침공할 수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내정이 어느 정도 갖춰진 후반에는 민주주의나 공산주의 보다는 입헌군주제를 도입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전쟁을 위해 봉건제(도시 하나를 버리면서 하는 플레이에 유리)나 근본주의(내정에 불리하지만 군사 면에서 보너스)를 들여오기도 합니다. 또 이 시점에 발동되는 각종 기술이나 카드들이 있습니다.

2. 교역
각 플레이어는 이 시점에서 자기 도시 영역에 있는 교역량 아이콘을 모두 세어 자기 교역량에 더합니다. 이 교역량은 도시 경영 단계 때 생산력으로 바꾸어 쓸 수 있지만 보통은 과학 기술 연구에 씁니다.

도시 주변 교역량이 3개라 다이얼을 3칸 돌립니다. 중국은 본거지에 사막이 좀 있습니다.

또 이 단계 때 각 플레이어는 교역량, 문화 토큰, 문화 카드, 자원 토큰 등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습니다. 세기말 패자 간디의 무시무시한 외교 협박이 적극 발휘되는 시기입니다. 특히 초반에 얻는 문화 이벤트 카드들은 자기한테 도움이 되는 대신 다른 문명 하나도 같이 혜택을 보는 카드가 많아서 여기서 타 문명과 서로 눈만 잘 맞으면 빠른 발전이 가능합니다.

3. 도시 경영
각 플레이어는 보유한 도시마다 행동 1개씩을 할 수 있습니다. 그 행동은 다음 3가지 중 1가지를 선택합니다. a. 생산 b. 문화 c. 수확

잘 돌아가는 도시의 모습

생산을 통해 도시에 건물이나 전투 카드, 군대말, 개척자말, 불가사의, 성벽 등 다양한 것들 가운데 딱 1개만 만들 수 있으며 행동을 하는 도시 주변에 있는 생산력 아이콘이 몇 개 있느냐에 따라 생산력이 결정됩니다. 생산력이 부족한데 이웃 도시에서 빌려온다거나 하는 것은 일절 없으며 각 도시의 남는 생산력이 다음 라운드로 축적되지도 않습니다. 정 딸리면 교역량 3개를 포기하고 생산량을 1 늘릴 수 있습니다.

짓는 순간 국격이 높아진다.

불가사의를 세우면 고유한 보너스를 얻습니다. 잘 우려 먹으면 참 좋죠. 대신 어지간히 잘 갖춰진 도시가 아니면 불가사의를 턱 하고 지을 수 있는 수준의 생산력은 아마도 나오지 않을 겁니다. 교역을 죄다 생산으로 돌리고 문화 이벤트 카드 쓰고, 일부 과학 기술의 능력도 동원하며 방법을 찾아 보세요. 고대 불가사의 중에는 공중정원과 콜로수스를 추천하고 중세 불사가의들은 거의 제 값을 하는 편이며 근현대 불가사의들은 가히 사기적인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화가 발달하면 위인이 나옵니다.

문화 행동을 하면 도시영역의 문화 아이콘+1만큼 문화 토큰을 받습니다. 문화 관련 건물과 불가사의를 많이 지으면 문화 토큰을 꽤 많이 얻습니다. 문화 토큰을 쓰면 문명의 문화 레벨을 1칸 올릴 수 있고 그 대가로 위인이나 문화 카드를 얻습니다.

문화 승리가 눈 앞이다.
문화 카드에는 여러 이벤트가 적혀 있고 때로는 적의 대 공습을 카드 하나로 막아낼 수도 있고 문화 카드로 우라늄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위인은 건물이나 불가사의처럼 도시에 배치하여 도시의 능력을 높일 수 있는데 고급 건물들보다 효율이 좋습니다. 그리고 문화 레벨이 마지막까지 도달하면 문화 승리로 게임에서 이길 수도 있습니다. 문화 행동을 집중적으로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도시에 내정이 어느 정도 닦인 뒤에야 문화 행동의 효과가 나오게 되어 있고 군사적인 발전을 무시하고 문화만 달리는 문명의 결말은 뻔하니까요. 그런데 문화 이벤트 카드에 제법 로또스러운 효과가 있어서 잘만 뽑으면 도움이 충분히 될 것 같기도 합니다. 특히 후반 문화 카드에는 정말 사기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왼쪽 세 가지는 수확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수확 행동을 하면 도시영역에서 나오는 자원 중 1가지를 1개 받습니다. 자원은 보통 기술의 효과를 쓰기 위한 비용으로 지불합니다. 예를 들어 핵 미사일을 날리려면 우라늄 1개를 내야 합니다. 향, 비단, 강철, 밀 등은 수확을 통해서 얻을 수 있지만 스파이, 우라늄은 중립 부족에게서만 나옵니다. 여러 모로 수확 행동은 효율이 떨어지나 내정도 다 갖추고 더 만들 것도 없어지면 가끔씩 써볼 만 합니다.

각 도시에 행동 1개로 매 라운드 행동은 꽤 빡빡하고 보통은 도시에서 생산을 하는 a 행동을 하게 됩니다.

4. 이동
이제 개척자말과 군대말을 이동시킬 차례입니다. 개척자말은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주로 쓰이지만 그 외에 개척자말이 서 있는 땅에 표시된 생산, 교역, 자원 등을 도시로 운반해서 도시의 능력을 높이는 역할도 합니다.

군대와 전투 카드

군대말은 중립 부족을 복속시키고 다른 문명과 싸우기 위해 필요합니다. 전투를 위해서는 군대말과 함께 전투 카드가 필요합니다. 군대말은 사단 깃발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되고, 실제 전투는 전투 카드로 합니다. 그런데 전투에는 둘의 숫자가 모두 중요합니다.

전투가 시작되면 보유하고 있는 전투 카드를 3장 무작위로 가져오고 전투에 참여한 추가 군대말 1개당 2장을 더 가져올 수 있고 근본주의라면 1장 더 가져올 수 있으며 도시를 방어하는 플레이어는 3장을 더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수의 군대말이 함께 들어가야 많은 전투 카드를 쓸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나서 교대로 전투 카드를 한 장씩 내며 전투를 벌입니다. 양쪽의 전투 카드가 비슷하다면 전투의 양상은 거의 공멸로 치닫기 마련이며 기술 개발을 통한 전투 카드 업그레이드와 사용 전투 카드의 숫자가 전투의 양상을 좌우합니다. 또 보병계열, 포병계열, 기병계열 카드에는 서로 가위 바위 보 같은 상성이 있는데 한쪽으로 카드가 몰려서 나오면 조금 불리합니다. 전사한 전투 카드는 버려지기 때문에 초반에 무리해서 호전적인 중립 부족 한번 쳤다가 큰일날 수도 있습니다.

전투가 끝난 다음에는 전투를 치르고 살아 남은 전투 카드의 힘과 도시, 성벽, 건물, 위인등이 제공하는 전투 보너스를 더해서 승패를 가립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투에서 적을 전멸시키고도 저 보너스 때문에 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 문명의 도시에 진군할 때는 정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초반에는 상대 문명의 도시를 공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기술 연구는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한 필수 조건.

한 칸에 같이 들어갈 수 있는 말의 개수는 처음에는 2개가 한계지만 기술 개발을 통해 점점 커집니다. 즉 초반에는 전투 카드가 많고 군대가 많아도 기습해서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속도도 느리고요. 처음에는 군대나 개척자말을 각각 2칸밖에 움직일 수 없지만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이동력은 나중에 6칸까지 올라가고 나중에는 바다를 건너거나 장애물을 뛰어넘고 심지어는 이동력과 상관 없이 먼 곳에서 불쑥 튀어나올 수도 있습니다.

타 문명과 전투에서 이기면 전리품을 빼앗을 수 있고, 타 문명의 도시를 공략하면 더 많은 전리품을 획득하며 도시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타 문명의 수도를 점령하면 그 즉시 군사 승리로 게임에서 이깁니다. (모두를 전멸시킬 필요 없이 제일 약한 문명 하나만 잡으면 됩니다. 하나만)

5. 기술 연구
이제 기술 연구의 시간입니다. 기술이 있어야 건물도 지을 수 있고 군대도 더 많이 움직일 수 있고 갖가지 추가 능력도 쓸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기술 연구는 게임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죠. 이 시점에 각자 보유한 교역량에 따라 기술을 개발할 수 있으며 상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교역량이 필요합니다. 또 여기서는 모두가 동시에 연구할 기술을 선택합니다. 즉 다른 문명의 기술 연구를 참고할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이 좀 신경전이죠. 내정 발전을 우선하는 기술을 올릴지 군사력에 도움되는 기술을 올릴지 눈치가 보일 수 밖에요. 새 도시를 짓고 교역량 늘려주는 건물을 꾸역꾸역 지어 놓아야 후반에 비싼 기술을 쉽게 연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술 개발 후에는 교역량이 0으로 맞춰집니다.

기술은 피라미드처럼 쌓입니다.

상위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하위 기술이 갖춰져야 합니다. 1레벨 기술 3개를 개발하면 2레벨 기술 2개를 개발할 수 있고, 2레벨 기술 2개를 개발했다면 3레벨 기술은 1개 개발할 수 있습니다. 기술은 피라미드처럼 쌓이며 5레벨 기술인 우주 비행을 연구하면 과학 승리로 게임에서 바로 승리합니다.

이 기술 포함 최소 15번의 기술 연구가 필요합니다.

한편 매우 한정된 방법으로 얻을 수 있는 금화 토큰으로 표현되는 경제 등급이라는 수치가 있습니다. 금화 토큰은 도시 배치, 위인, 과학 기술, 정치 등 여러 방법으로 조금씩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수치는 기술 연구가 끝난 뒤에 교역량을 보전하게 해 줍니다. 처음에는 교역량을 아끼기 위한 보조 수단처럼 여겨지지만 나중에는 어느 정도의 경제 등급이 받쳐주지 않으면 기술 연구가 어려워지며 후반에는 아예 경제 등급을 15등급으로 올려서 경제 승리를 노릴 수도 있습니다.

게임의 흐름은 대략 이러합니다. 게임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각 도시의 행동은 도시당 1번밖에 할 수 없으니 많아야 3번이고, 과학기술도 1개밖에 나올 수 없기에 게임 전개가 생각보다 빠릅니다.




과학, 군사, 정치, 문화, 외교까지
도시 관리와 과학기술 연구 순서의 관계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각 도시는 입지 조건에 따라 교역량과 생산량이 달라지는데 이 두 수치의 균형이 게임을 거의 좌우합니다. 어찌 보면 과학기술 연구 순서도 결국은 이 교역량과 생산력의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역량이 많은 곳에 도시를 지으면 생산력이 떨어져 도시 행동 때 군대를 일으키거나 건물을 지을 때 어려워집니다. 대신 과학 기술을 착실하게 개발할 수 있어서 1레벨 기술 2개를 개발한 다음 라운드에는 무난히 2레벨 기술을 얻을 수 있고, 2레벨 기술을 2개 얻은 뒤엔 무난히 3레벨 기술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높은 수준의 기술은 보너스를 그만큼 많이 줍니다. 더 강한 전투 카드로 업그레이드될 수도 있고, 좋은 정치 체계나 더 좋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능력을 줍니다. 생산력이 딸리면 교역량을 생산력으로 바꾸거나 문화 카드 또는 자원을 소모하고 과학기술 효과를 써서 일시적으로 생산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설” 기술을 가진 사람은 “밀” 자원 1개를 써서 일시적으로 생산력 5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도시에 생산력도 일정 수준은 확보해야 합니다.

생산력 위주로 도시를 지으면 건물 짓고 군대 만들기는 수월하지만 과학 기술이 천천히 올라갑니다. 남들은 1레벨 + 1레벨 + 2레벨 + 1레벨 + 2레벨 + 3레벨 순서로 테크를 탈 때 1레벨 + 1레벨 + 1레벨 + 1레벨 + 1레벨 + 2레벨 + 2레벨 + 3레벨 순서로 테크를 타게 됩니다. 또 생산력은 교역량으로 바꿀 수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도시에 건물을 꾸역 꾸역 지으면 중반 이후에는 교역량도 늘어나서 후반에는 결국 비슷해집니다.

교역량과 생산력을 모두 갖추는 입지는 불가능하고 기계적인 균형을 생각하는 입지를 고집했다간 기술로도 딸리고 도시 발전 단계도 딸리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결국 정답은 한 쪽에 비중을 두고 나머지는 나중에 땜빵을 하는 건데 그 땜빵 과정에서 기술 연구의 순서나 문화 카드가 땜빵의 변수가 됩니다. 두 번째 도시를 어떤 곳에 짓는지가 여기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말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좋은 입지를 위해 시간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최적이 아니더라도 빨리 확장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일단 도시부터 지어놓고 그걸 땜빵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는 식으로 하게 되니 정형화된 플레이가 잘 나오지 않고 매번 기술 연구 순서가 조금씩 달랐습니다.

문명 발전에 대한 전략 못지않게 이 게임에서는 외교가 중요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문명 발전이 외교를 위한 투자일지도 모릅니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주변의 호전적인 부족 정벌을 위한 소수의 전투 카드만 충원하면 군사 쪽 투자를 하지 않아도 게임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도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으니 사실 망하지 않을 정도의 군사력은 갖춰야 합니다. 또 두 문명의 군대가 맞서면 한쪽이 특별히 더 우세하지 않는 한 양쪽 모두 공멸 수준의 피해를 입기 때문에 2인이 아닌 이상 타 문명을 공격할 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괜히 전리품 얻으려고 타 문명 군대 하나 꺾었다가 전투 카드 상당 수 잃고 제 3자에게 빈집털이라도 당하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또 게임 내에 다른 플레이어 1명과 동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문화 카드도 많고, 자원, 교역량, 문화 토큰 등을 플레이어 간 합의에 의해 바꿀 수도 있어서 여러 모로 다른 문명과 잘 지내는 것이 빨리 성장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카드 1장으로 상대를 회유할 수도 있고 보유하지도 않은 우라늄을 보유했다고 협박할 수도 있습니다. 세기말 패자 간디의 외교 능력으로 승리에 한 발짝 다가가세요. 물론 승리 조건에 가장 빨리 다가갈 것이 유력시 되는 순간 다른 문명이 일치 단결하여 협박과 침공을 감행할 겁니다. 이 위협을 견뎌내고 승리 조건을 달성하는 자를 역사는 최고의 문명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저도 문명합니다 (ㅜ_ㅠ)
이 글 초반에 유럽식 게임과 미국식 게임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게임에서는 양자의 재미가 모두 느껴집니다. 원작의 많은 요소를 대부분 살려 복잡해 보이지만 대부분 요소를 단순하게 잘 압축했고 놀라울 만큼 규칙 충돌이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마 이런 스케일의 게임 가운데 규칙 다시 찾아보며 플레이하는 수고가 가장 적은 게임일 것 같습니다. 게임 시간은 인원 수에 따라 다르지만 2시간에서 3시간 정도로 이런 외형의 다른 게임에 비해 짧은 편입니다. 이전에는 이런 류의 게임을 하루 밤에 한 판 하는 게 고작이었지만 이 게임은 두 판도 가능합니다. (ㅠ_ㅜ)

게임을 하다보면 원작 시드 마이어의 문명(특히 문명 레볼루션과 많이 비슷합니다.)도 생각나고, 카탄도 생각나고, 쓰루 디 에이지스도 생각납니다. 행동 기회는 적지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많고 그 작은 선택이 모이고 모여 문명이 세워집니다. 생산과 교역을 조율하고 최적화된 기술 연구가 착착 맞아 떨어지며 문명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즐겁습니다. 군대를 이끌고 주변의 작은 부족을 찾아 다니며 호전적인 부족들을 꺾고 전리품을 얻고, 발전된 문명의 힘을 무기로 다른 플레이어와 벌이는 외교 또한 쏠쏠한 재미를 줍니다. 특히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카드 1장을 무기로 하는 협박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게다가 원작 시드 마이어의 문명에서 그대로 차용한 여러 개념과 원작 느낌 물씬 나게 그려진 일러스트로 인해 몰입감은 더욱 높습니다. 스케일은 좀 작지만 “문명”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정말 간만에 마음에 드는 게임 나왔습니다. 샘플 입수 후 약 10일간 매일 1회 이상의 플레이를 했으며 할 때마다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샘플 입수 직후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위대한 원작의 이름을 빌리는 게임 치고 별볼일 없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그런데 이건 하면 할수록 마음에 듭니다. 모두가 퇴근한 어느 저녁 바바예투 노래가 흘러나오는 사무실에서 이 글을 쓰며 기획서 한 장을 씁니다. 한글판 제안서를 말이죠. 정말 재미있고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인데 힘 좀 보태주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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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0-12-16 12:59:17

    한글판....나온다면 지르겠습니다...내 몸이 군대에 있을지라도.
    • Lv.9 agrico
    • 2010-12-16 12:59:56

    한글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는 자금사정으로인해 이번구입은 패스했지만 문명 한글판이 나오는것만큼 좋은일도 없을거같네요 ㅎ
    • 2010-12-16 13:15:48

    지지합니다!!!!!!
    문명 룰 중에서 재밌는 게 A가 B 수도를 점령하면 집에서 기술 개발하던 C와 D도 같이 지고 A가 이기더군요 :D
    • 2010-12-16 13:21:34

    재밌겠~다~
    • 2010-12-16 13:47:53

    완전 지지합니다. 한글판으로 봤으면 좋겠네요.
    • Lv.1 뚱지구리[인천]
    • 2010-12-16 13:51:24

    완소 지지~~~~~~절대 지지~~~~~필구
    • Lv.1 순대앙마
    • 2010-12-16 14:18:06

    영문판 안사길 잘했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되었네요.
    꼭 한글화 해주시구요. 꼭 한글판 구입할께요.
    한글화 안해주시면 울거에요..ㅎ;
    • Lv.8 elfstory
    • 2010-12-16 14:18:34

    한글판이라면 당연히 지지합니다!
    가격은 비싸도 상관없습니다! (이런 유저는 별로 없겠지만.. OTL)
    • Lv.2 스톰트루퍼
    • 2010-12-16 14:19:48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리플레이성이 좋을것 같아 기대가 크네요. 스루디에이지스의 대안이 될듯도..
    • Lv.1 리무바이
    • 2010-12-16 14:44:14

    한글판 완전 지지 합니다!! 영문판 안사고 기다리겠습니다.~~
    • 2010-12-16 14:44:51

    가격 상관없이 한글판 ㄱㄱ .. 쓰루디에이지스 역시 한글판 ㄱㄱ 무조건 지릅니다...
    • 2010-12-16 14:45:57

    그냥 영문판 사서 즐기시고, 한글판 나오면 한글판 사서 또 하세요..
    • Lv.1 Halo
    • 2010-12-16 15:28:39

    엄청난 리뷰때문에 간만에 로긴했습니다.
    사진으로 보았을때 타일이랑 몇몇 컴포들이 생각한것과 좀 틀려서 첫인상만으로 흥미자체를 가지지 못했었는데, 상세한 리뷰를 통해 기능들을 좀 이해하게 되었네요. 시드마이어의 문명 이란 타이틀 자체를 얻는것 만으로도 제작자들이 얼마나 노력했을지 상상이 조금 갑니다.
    열판 돌려보시고 감이 팍 오셨나봐요.
    다들 퇴근하고 난 뒤 조용히 작성하는 한글화 제안서..
    다들 출장복귀하는데 연말에 혼자 남아 댓글다는 입장에서는 꽤나 낭만적으로 보입니다. ^^
    • Lv.1 한천사
    • 2010-12-16 15:29:33

    오훗 ~ 한글판 !! 완전 지지 합니다~ 잇힝~!
    • Lv.1 댄디천사
    • 2010-12-16 15:36:48

    대박~~한글판 지지합니다~~화이팅~~
    • Lv.2 성문군
    • 2010-12-16 16:01:42

    저두 한글판을 지지합니다. 영문판 살 기회가 있었는데 한글판 나올까봐 못 산 1人
    • Lv.1 SG와사비
    • 2010-12-16 16:30:43

    한글판을 지지합니다 저도 어서 플레이 해봐야할텐데 말이죠~!
    • 2010-12-16 17:12:47

    이 정도의 게임이 한글화가 된다면 필구이죠...
    한글화만 해주세요...
    • Lv.1 아쭈구리
    • 2010-12-16 17:16:02

    한글화가 된다면 뒤도 안돌아보고 지르겠습니다 ㅎㅎ
    • Lv.1 시편23편
    • 2010-12-16 17:34:40

    한글! 한글! 한글!
    • Lv.1 청면수
    • 2010-12-16 20:14:14

    지지합니다~ 지지 안해도 아마 열정 만땅이시겠지만 불에 기름을 부어 드립니다 ^^
    • 2010-12-16 22:28:22

    결국 보드게임으로까지 나오는군요.
    한글화 되면 필히 구이해야겠네요. ㅡ.ㅡ;;;
    • 2010-12-16 22:29:06

    결국 보드게임으로까지 나오는군요.
    꼭 한글화 되었으면 좋겠네요.
    • Lv.15 말리
    • 2010-12-16 23:12:13

    한글화되면.... 간디도 나오겠죠? ㅎ
    • 2010-12-17 00:00:05

    이집트 초기 세팅할때 깔려있는 원더중 하나를 가져오는 것 아니었나요? 룰북에 그렇게 쓰여있던 것 같던데.. 임의면 너무 로또네요 ㅋㅋ
    • Lv.1 박쥐(쟝)
    • 2010-12-17 00:08:20

    잘 읽었습니다. 기대 충만하게 하는 게임이군요. ^^
    • Lv.21 카린
    • 2010-12-17 00:10:50

    이집트는 바닥에 깔아 놓은 원더 중에 하나 들고 오는 걸로 아는데..아닌가요..
    • Lv.1 월하연서(킨)
    • 2010-12-17 00:50:35

    문명 한글판 원츄합니다. 더불어 쓰루한글화를 지지 ㅋㅋ
    • 2010-12-17 00:53:54

    이미 영문판을 구매 하였지만 해주신다면
    영판은 소장용으로 모시고 선물용,플용 으로 2개 사겠습니다~!
    그리고 어디서 읽은것 같은대 패키지가 2개 있으면 두개 붙혀서
    할수 있을까요 ?
    • Lv.1 이모티콘
    • 2010-12-17 02:36:57

    지지합니다!!!!
    • 2010-12-17 05:20:52

    가격이 비싸도 한글판이라면 닥 구매!!!!!!!!!!!!!!!!
    • 2010-12-17 08:05:09

    가이오트님.. 사랑합니다...(응?)
    • Lv.28 가이오트
    • 2010-12-17 09:21:19

    카린님.. 이집트 시트 보면...
    "프리 랜덤 에인션트 원더"라고 나옵니다....
    다른 분들 리뷰에서도 이집트 로또 이야기가 나오고요...

    고대 불가사의 능력 보면...
    매 라운드 말 1개를 공짜로 만들어주는 공중정원이 일단 제일 사기고
    그 다음은 매 라운드 교역 3개 만들어주는 콜로수스 (로도스의 거상)

    매 라운드 문화토큰 1개 주는 스톤헨지는 좀 약하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스톤헨지는 좀 쌉니다..)

    전투 시 상대 카드 다 보고 전투할 수 있는 오라클은
    생각보다 큰 도움이 안됩니다..
    아무리 카드 잘 내도 병력차를 뒤집긴 힘들고...
    박빙의 대결이 예상되는 상대방 문명과의 충돌은..
    초반에 일어나는 경우가 드무니까요
    • Lv.21 카린
    • 2010-12-17 10:42:18

    아 제가 아직 플레이를 안해봐서..뭔 말인지 알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 2010-12-17 17:38:04

    다른건 몰라도 이건 한글화하면 호응도가 200%는 될것 같은데요? 저도 지지합니다^^
    • 2010-12-18 21:33:42

    재밌더군요~ 근데 교역(Trade)턴이 지나치게 활발하게 작용하기 시작하고 문화 따위 포기한 후 신나게 쌈질하기 시작하니 게임시간이 엄청나게 길어지더라는 ㅋ
    • 관리자 인곤지능
    • 2010-12-22 12:08:34

    한글판 나온다면.....사겠습니다..
    • 2010-12-24 11:51:54

    이거 하려면... 문명원판, 쓰루디에이지스.... 또 뭘 먼저해봐야되죠? 재밌어보이는데... 초보는 접근하기 힘들어보이네요... 난 언제쯤...ㅠㅠ
    • 2010-12-25 21:52:57

    재롱// 문명 레볼루션 (콘솔게임기용) 을 해보시면 됩니다.
    • 2010-12-26 19:30:47

    나오면 질러드립니다!
    • 2010-12-27 13:21:54

    정말 너무 잘 읽었습니다. 한글화 지지합니다!!!
    • Lv.1 scion
    • 2010-12-31 01:56:39

    한글판이 아니면 사지 않겠습니다.
    • 2011-01-04 03:45:45

    문명 보드게임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나왔었군요 근데 이 보드게임이 문명5 나오고 바로 나온것 맞죠?

    한글판으로 나온다면 꼭 지르겠습니다 ㅎ
    • 2011-01-14 21:47:34

    한글판이 나오지 않는다면 유혈사태가 벌어질 것입니다!!
    • Lv.1 초인
    • 2011-01-16 12:55:01

    제발 한글판..
    • 2011-01-18 08:24:56

    유혈사태를 막기위해서 한글판 지지합니다!!!
    • Lv.12 삽화☺
    • 2011-01-18 22:22:36

    한글판 정말 강력하게 지지 함니다
    • Lv.2 wizy
    • 2011-01-19 09:28:55

    한글판이 나온다면 서로 사겠다고 유혈 사태가 벌어질 것 같습니다. ^^
    • 2011-01-22 10:23:38

    한글판 나오면 100%지름니다 한글판!!!!!!!!!!!!
    • Lv.1 초인
    • 2011-01-23 00:51:20

    지지지지~~~베이베 베이베 베이베
    • Lv.1 김탄
    • 2011-01-24 09:21:03

    으아 재밌겠군요 ㅠㅠ
    한글화가 되면 사봐야겠습니다!
    • 2011-02-06 01:51:42

    헤에...컴퓨터 게임이 있으니 문명 보드게임은 그다지 끌리지가 않네요;;
    • 2011-02-11 11:28:20

    나와주세요 꾸준히 돈모아서 지르겟습니다.
    • Lv.1 세레니시마
    • 2011-02-28 10:10:50

    문명 게임 시스템이 상당히 잘 녹아있는것 같네요. 방대한 내용물로 보아 한글화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런 게임이 한글판으로 나오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카트에 넣을듯... :)
    • Lv.1 기록냥
    • 2011-03-22 12:18:22

    저도 지지 합니다
    • 2011-04-12 22:58:53

    한글판만 기대해봅니다 나오면 꼭사겠습니다
    지지합니다~~
    • 2011-04-18 19:45:03

    문명 피시판은 1빼고는 다 정품보유하고 있는데 이게 한글판 출시된다면 이것도 살거 같네요 ㅋ
    • Lv.1 아트
    • 2011-05-10 19:09:44

    제발 제발 나와라
    • Lv.1 크로우리드
    • 2011-05-17 01:45:38

    한글판!!! 우어어어어어 구매욕구 한단계 상승!!
    안 그래도 살려고 했는데 미뤄야겠는데요?
    그런 만큼 한글판!!! 한글판!!!! 지지합니다!!!!
    • 2011-07-24 20:50:55

    이것 때문에 도미니언이고 히어로스케이프고 다팔아먹네요 ㅎ
    • 2011-08-23 14:19:10

    한글판이 이번에 나와서 바로 질러봤습니다 ㅋㅋㅋ
    상당히 재밋는데 초보자들에겐 진입 장벽이 약간 있더군요 ㅍㅍ
    그런데 한글판에서 중국은 측천무후던데....
    • 2011-10-13 10:38:07

    중국은 마오쩌둥보다는 측천무후가 더 뭔가 매력있던데 ㅜㅜ
    • 2011-11-24 20:50:41

    http://cafe.naver.com/mtgcomunity
    • Lv.1 clonetrooper
    • 2012-03-08 18:44:14

    아........재미는있는데 같이할 사람이 음서요 ㅜ
    • 2012-08-21 23:29:18

    아 저는 저 플레이어판에 저 숫자표시 자동으로 돌아가는
    기계인줄 알았음
    • 2013-07-24 11:02:41

    문명 동영상매뉴얼 있은 사이트좀 알려주세요!!
    저 한글판으로 있는 아직 이해가 않가는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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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안] 공지사항이라도 통합되었으면 합니다.
    • Lv.2

      분식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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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2

  • [자유] 창고개방전 주문하셨는데 <피코코>가 배송되고 있더라도 걱정 마세요~
    • 관리자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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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2

  • [창작] [만화] 파주 슈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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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소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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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31

  • [제안] 아래글과 내용은 비슷합니다. 다이브다이스 쇼핑몰은 어찌되는건가요?
    • Lv.7

      다니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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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9

  • [자유] 합의 없는 보드게임 구입의 결과 (Feat, 창고개방전)
    • 관리자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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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8

  • [제안] 코보게 사이트가 과도하게 나누어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Lv.2

      Pararan

    • 24

    • 1262

    • 2024-05-28

  • [자유] 파주 슈필 크루 참가 후기
    • Lv.16

      cepy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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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8

  • [자유] Dear 코보게&직원분들
    • Lv.4

      짜장78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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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8

  • [자유] 가을 같은 맑은 날씨네요 (커뮤 관리자의 창고개방전 이야기)
    • 관리자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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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8

  • [자유] 창고개방전부터 파주슈필까지 코보게 직원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 Lv.11

      jja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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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7

  • [벚꽃 결투]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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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er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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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5-27

  • [자유] 갑자기 왠 코보게 앱이 나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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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의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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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파주 슈필 가이오트 이동 루틴과 가이오트 홀 이용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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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벚꽃 결투] 대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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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조용한 키포지 게시판에 이벤트를 건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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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aann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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