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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게임 회고록] 제 2화.어드벤처러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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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2 07: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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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신나요
누군가는 소장한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지금은 단종되어 달리 구할 길이 없어진 게임들을 하나하나 추억하며 곱씹어 봅니다.
경험과 기억에 의존하여 쓰는 글입니다. 부정확한 정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댓글로 알려주시면 가능한 한 수정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본 게시글의 사진은 직접 촬영하였거나 보드게임긱에 올라온 이미지를 활용한 것입니다.
Fantasy Flight Games. 매니악한 게임의 무한 확장으로 유저들의 혼을 홀리기로 소문난 회사. 국내에서는 FFG는 몰라도 <광기의 저택>이나 <아컴호러 카드게임>을 아는 사람은 많을 거 같은데요. 그런 FFG라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게임들도 많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마치 씨몬이 피규어 기반 아메리트래시말고도 의외로 이런저런 게임을 많이 내고 있는 것처럼요.
물론 고개만 빼꼼 내밀었다가 사라진 게임도 종종 있었는데, 이 ‘어드벤처러스’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래도 스탠드얼론 게임으로 2편까지 나왔다는 건 그런 게임들치고는 인상적이라고 하겠네요.
총 6인까지 플레이 가능한 경쟁 게임입니다. 기본적인 (승리) 방식이 가장 유사한 게임을 꼽으라고 하면 ‘해저 탐험’ 정도를 생각하면 되겠네요. 가장 많은 보물을 손에 넣고 무사히 탈출하는 것이 할 일입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시그니처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뭐니뭐니해도 굴러오는 바위를 피해 달려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차크의 사원’은 그렇게 통로를 따라 굴러오는 바위가 동굴에서 빠져나가는 유일한 탈출구를 완전히 막아 버리기 전에 동굴 안에서 보물을 최대한 얻어서 빠져나와야 하는 게임입니다. 벽이 좁혀지는 방안에도, 잘못하다가는 용암으로 떨어지는 바닥 공간에도, 바위가 굴러오는 토굴에도, 물살 센 땅밑 하천에도 보물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욕심을 낼수록 탈출은 어려워질 것입니다!
‘어드벤처러스’에서 선보인 인상적인 시스템 중 하나가 바로 로드 레벨이라는 것으로, 보물을 많이 들수록 행동 개수가 적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선 플레이어가 주사위 다섯 개를 굴립니다. 그 결과에 따라 각 플레이어의 행동 개수가 최대 5개까지 주어지는데요, 로드 레벨 이상인 주사위 결과 하나마다 행동 하나를 얻는 방식인 겁니다. 굉장히 참신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것의 활용 형태가 바로 ‘해저 탐험’에서 볼 수 있는 방식과 유사하죠.
이 게임에서는 로드 레벨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외나무다리에서는 로드레벨이 높으면 떨어져 죽을 가능성이 올라가고, 물살이 빠른 하천에서 물살에 휩쓸려 죽지 않기 위해서도 로드 레벨은 조절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주사위를 기가 막히게 굴려도 되지만요.
‘차크의 사원’은 한 플레이어에게 모험가 두 명이 주어집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시작하고요. 두 번째 모험가는 게임이 일정 시점을 지났을 때 첫 번째 모험가가 죽는다면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즉, 발판 한 번 잘못 디디면 용암에 빠져 즉사, 방에서 꾸물거리다가 벽이 닫히면 즉사, 통로에 잘못 들어갔다가 바위가 굴러오면 즉사, 하천에서 급류에 휘말려 구덩이로 떨어지면 즉사, 흔들다리에서 떨어져서 즉사... 몇 라운드 길게 가는 게임이 아니기도 하지만, 워낙 즉사 요소가 널려 있다 보니 모험가를 둘 제공해 준다는 발상 역시 비범했죠.
‘피라미드 오브 호루스’는 ‘차크의 사원’의 경험을 발판으로 장점을 다듬고 단점을 개선한 게임이라 하겠습니다. 전작의 로드 레벨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했고, 즉사를 없앴고, 불필요하게 길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세팅 시간을 많이 단축시켰죠.
즉사가 없어졌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모험가 한 명만 받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게임은 시작하자마자 카운트다운이 들어갑니다. 매 라운드마다 돌기둥이 게임판 위로 퉁퉁 떨어지는 건데요. 출구로 가는 길이 막히면 탈출 못한 모험가는 모두 다 탈락합니다. 출구 쪽으로는 가로로 4개의 돌기둥이 놓이면 막혀 버리는 거기 때문에, 세상 억세게 운 없는 플레이어들이라면 4라운드만에 몰락하는 경험을 챙길 수 있습니다(마는 저의 경우 여태 단 한 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ㅎㅎ)
이번에도 보물은 사방에 널려 있는데요, 대신 이번에는 보물 말고 상처가 생겼습니다. 전갈에 쏘이든, 뱀이나 악어에게 물리든(...) 미라에게 공격받든 다 즉사하지 않고 상처 카드로 받습니다. 그 상처는 보물과 똑같이 취급합니다. 즉, 로드 레벨을 올립니다. 다치면 운신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깔끔하게 구현한 거죠.
거기에다 이집트 신의 보물을 함부로 손대면 저주에 걸립니다. 원래 굴리던 주사위 다섯 개에, ‘차크의 사원’때와는 달리 주사위마다 색깔이 들어갔는데요, 자신이 가진 저주받은 보물과 같은 색깔의 주사위 눈금은 무시합니다! 보물 하나 잘못 들면 행동 하나가 영구적으로 빠지는 셈인 거죠. 그런 보물은 승점이 크니, 어딘가에서 불나방이 또 파닥거립니다...
모험의 테마로 나온 게임들이 여러 가지가 있긴 하지만, 제가 해 본 것들 중에는 ‘인디아나 존스’에서 ‘언차티드’로 이어진 모험의 맛을 가장 잘 살린 보드게임이었다고 회고합니다. 친구가 이걸 소장하고 있어서, ‘인디아나 존스’식 모험물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빌려와서 게임을 해 봤는데 무척 마음에 들어 하더군요(중고로 팔라고 꼬드겨 보았으나 실패). 로드 레벨의 개념만 잘 이해하면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게 즐기는 불나방 게임인데, 지금은 딱히 구할 수는 없겠네요. FFG에서 도색 피규어만 따로 팔았던 것을 보면 이 게임에 나름 진심이었던 거 같기도 한데, 긱 순위 1890등('차크의 사원'은 1530등 후후)인 게임을 굳이 살려낼 것 같지는 않으니 추억으로 잘 안고 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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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dventurers: The Temple of Chac (2009)
- Guillaume Blossier, Miguel Coimbra, Édouard Guiton, Frédéric Henry, Goulven Quen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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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dventurers: The Pyramid of Horus (2011)
- Guillaume Blossier, Miguel Coimbra, Édouard Guiton, Frédéric Henry, Goulven Quentel, Guillaume Blossier, Miguel Coimbra, Nicolas Fructus, Édouard Guiton, Goulven Quen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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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 침민 흘리고 못 해봤는데 여기서 대리만족하게되네요.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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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해 볼만 했을 텐데 안타까우시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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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되게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인기가 없었나보군요 아쉽네요ㅠㅠ잘 읽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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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레이를 했을 때 달라지는 포인트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지점들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게임 경험 자체는 저는 상당히 좋았던 게임이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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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처러스 피라미드만 해봤는데, 차크의 사원에 대한 정보도 잘 봤습니다. ^^
어드벤처러스 피라미드는 초보자들도 제법 재밌게 하는 게임이라 좋은 인상이 남아있어요.
다만, 2~3번 플레이 해보면 결과를 아는 공포영화를 보는것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여러번 돌리기엔 좀 아쉬운 게임 이였어요. ^^ -
맞아요. 리플레이성은 좀 아쉬운 게임이죠.
그런데 그것도, 너무 연속으로 하는 게 아니라 어쩌다 한 번 꺼내면 또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지금은 갖고 있지 않아서 그렇게 누릴 수도 없습니다 흑 ㅠㅠ -
2개다 밀봉으로. 어딘가 박혀있을텐데. 이거 피규어도있었던거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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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걸 가지고 있으시군요! ㅎㅎ 피규어도 당시에 별매했던 거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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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임은 나름재미있게했던게임이네요.
돌공은계속굴러오고 벽은좁아지고 암호는풀어야하고 ㅎ 추억돋네요 -
누군가 하자고 하면 해보고싶은데...ㅠ 재미있어 보여서 조용히 추천 누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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