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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지 10년만에 첫 게임 해보고 쓰는 카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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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7: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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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0 뽀뽀뚜뚜
요즘 우리 집은 가능하면 주말이면 보드 게임 한가지씩은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게임하고 노는데 노력 씩이나 해야하는 건, 보드게임을 너무 많이 사서.. 낭비가 아니라는 자기 합리화를 하려면 열심히 돌려야 하기 때문이지.
남편이 취미가 생겨서 꽂히면 이 사람은 아낌없이 잘 투자하는 사람인데, 보드게임은 아이들도 좋아하다보니 우리 집에 브레이크가 없다.
보드게임콘이니, 파주슈필이니.. 행사마다 놀러가서 몇 개만 사와도 금방 10만원은 훌쩍 넘는데, 아직 포장도 못 뜯어본 게임도 있으니, 부지런히 놀아야 하는거지.
아이들한테 뭐를 할까? 하고 물으며 책장을 둘러봤다.
아들은 카트라이더를 하자고 하는데, 딸은 싫대고. 잘 안하던 게임 하고 싶은데, 테라포밍마스를 한번 해보고 싶은데 아직 엄두가 나지 않는다. 5학년 딸은 충분히 잘 할테지만, 1학년 아들은 하다 좀 지치지 않을까 싶단 말이지. 저거 산지 2년 차인데 아직 한번도 못 돌려봤다.
애들 재워 놓고 한번 하자니까 그걸 못하고 있네.
그리고 더 보다보니 이번에 이사 와서야 책꽂이에 꽂힌 카탄이 있다.
옛날 옛날에, 부루마불만 하다 보드게임 카페라는데 처음 가보고 충격 먹은 게임이었는데.
큰 딸 1살때 사서 개봉만 하고!
못 했다.
사고나서 보니 3~4인용이더라. 우린 둘 뿐인데.
애기 키우던 시절인데 누굴 초대할 수도 없고 이걸 어쩜 좋냐고요.. 그래서 한번을 못 돌려봤다ㅠㅠ
큰맘 먹고 당시 형편에 정말 거금 주고 샀던거라 아까워서 팔지도 못하고 아기 두돌 무렵 이사 하고 나서 비닐에 싸서 창고에 넣었는데 올해 초 다시 이사 하면서 꺼냈다.
애들 재우고 하려던 게임의 끝판왕이다.
결국 살때 젖먹이이던 애가 12살이 되고 이 판에 같이 끼었다. 덤으로 당시엔 없던 둘째까지 함께 하는 플레이라니. 하하하. 그야 말로 존버 아닌가
주식은 모르지만 어쨌건 승리했다 치자 ㅋㅋㅋ
둘째가 묻는다.
"엄마, 카탄이 무슨 뜻이야?"
엄마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아빠가 대답하네.
"카는 뭐야? 차지? 그러니까 카탄은 차에 타는 게임..."
부장님 개그 좀 그만해!!
권장 연령 만10살!
하지만 보드게임에 익숙한 우리 둘째는 이정도는 문제 없다.
아이고야, 오래간만이네.
용케 잃어버린게 없나 했더니 10이 쓰인 코인 하나가 없다. 예전에 돌아다녀서 주워서 어디 담아뒀는데 10원 코인인줄 알고 주인을 못찾아준 그 10코인이 카탄 꺼였구나. 아쉬운대로, 10원을 올려주자. 하하
이제 보니 <도시>는 반지의 제왕의 미나스티리스를 닮은 것 같다. 근데 옛날에 보드게임 카페에서 했던건 다리가 그냥 네모난 나무토막 아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긴 20년이나 지난 옛날이다.
오랜만에 보니 도둑들도 귀여워 보인다.
아이들 오기 전에 룰 설명 해주려고 찬찬히 깔면서 봤는데, 허허 이 친구들 사이가 참 좋네. 어깨동무 하고.그래 그래, 나쁜 짓도 죽이 맞아야 하는 법이지. 하며 웃었지.
......저 놈 들이 내 땅에서 죽치고 있게 될 줄은 모르고.
빨간 색 숫자가 원래 많이 나오는 숫자 아니었나?
이번 판엔 죽어라 숫자가 5만 나오는거다.
아빠가 5 주변에만 마을이 네개인데. 애들한테는 져도 남편한테는 지고 싶지 않은데! 아무래도 이번 판 운이 아빠한테 너무 쏠렸다.
그런데!
.....마지막에 막둥이가 승리했다.
뽑아서 꿍겨둔 카드 세장이 전부 승점 카드였던데다가 이 녀석 막판에 길을 세 개를 깔고 제일 긴 길 보너스 카드로 2점 야무지게 챙겨 10점을 채워버렸다.
모두들 패닉! 끄아아아아아악!!
자신만만하게 승리한 자신을 찍어달라더니 거기에 저렇게 빨간 색으로 승리! 하고 낙서 하고 사라졌다.
흑흑, 패배한 엄마는 정리나 할게요.
"졌냥? ㅋ 바보같구냥~쿄쿄쿄"
오랜만에 해보니까 이거 내 기억보다 게임이 오래 걸리고 좀 루즈하다. 그래서 애들은 재미 없다 할까봐 걱정했는데, 또 하자고 졸라댔다. 마음에 든 것 같아 다행이다.
거의 2시간 동안 게임을 했던 것 같네.
방학이라 밥도 느긋하게 먹고, 잠도 느지막히 자고 하느라 시간 걸려도 괜찮았던거 같다.
사놓고 해보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
손이 안가서 안한거였으면 진작 팔던가 했을텐데, 하고 싶은데 못했던거라 결국 하게 되었네.
이거 샀을때 생각도 나고, 2000년대 초에 보드게임방에서 하던 생각도 나고, 아이 어릴때도 생각나고~ 사놓고 해보질 못해서 비닐 포장해서 넣을 때의 분함도 기억이 나네.
이것도 나쁘지 않은 추억이 된 느낌이다.
그렇게 싸 넣어둔 게임이 더 있었는데....
다른건 몰라도 화이트채플은 아무래도 또 아직 기다려야겠지. 테마가 연쇄살인마라;;;
이번 방학은 학교 공사하느라 방과 후 교실도 없고,
방학도 역대급으로 길다.
우리 애들은 학원도 안가고..ㅋㅋㅋ 하루 세끼 밥 차리느라 정신이 없다.이번 방학엔 보드게임이나 실컷 하며 보내자~ 더 크면 또 엄마 안 놀아줄거 아냐~ 놀아 줄 수 있을 때 놀아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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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가족게임의 왕자 카탄 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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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하기에 간이 딱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ㅎㅎ 운도 있고, 거래도 있어서 삐돌이 달래면서 하기도 좋았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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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카탄을 안해봤네요. 제법 협잡이 들어가는 게임이라고 알고있는데 제가 생각보다 인터랙션이 있는 게임도 잘 먹는 편이라 기회가 된다면 하고싶어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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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게임에 비하면 약간 느린 템포로 진행되는 느낌입니다. 아이들과 하기도 좋은 쉬운 게임이기도 하고요. 애들 하고 하니까 자원 바꿔주는 것도 손해봐가며 해주는데 ㅋㅋㅋㅋㅋ 짝꿍 상대로는 얄짤 없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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