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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모임게시판 A game of Thrones
  • 2003-10-25 05:08:53

  • 0

  • 2,722

얼음과 불의 노래 : 왕좌의 게임.

지난 일요일에 모여서 해봤습니다. 에러 룰도 있었으나 아주 즐겁게 했지요. 좀 취해 있던 상황인지라 [다음엔 맨정신으로!!]를 외치며 다음을 기약. 여하튼, 이야기 시작합니다.


이 게임은 [전쟁] 게임이지만 순수하게 각 가문의 파워 게임이다. 게임 종료 조건이 [성채 7개 획득] 또는 10라운드 종료이며 가장 많은 성채 확보한 사람이 승자가 되는 걸로 하니 무언가 남는 게 허전하다. 왕좌의 게임임에도 왕좌를 먹고 왕에 등극하는 게 아니다. 그저 가장 강력한 세력이 된 걸로 끝나는 것이다. 멸족 같은 건 없다. 그저 변두리로 밀려나 할 일을 잃어버리는 것 뿐.

사실, 이 게임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누구도 [연합]이라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서는 마음을 놓고 공격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군비를 계속 불릴 수도 없다. 즉, 전선을 맞대고 있는 상대와 연합을 하던지, 자신의 뒤를 단단하게 받쳐줄 상대와 연합을 해서 상황을 타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연합이라는 게 구두 계약에 불과한 것이다.(내가 가진 건 내 부대에 전달한 명령 토큰과 내 가문의 파워 토큰, 그리고 내 가문의 사람들인 하우스 카드 뿐이다. 항상 내 손에 내 가문을 위한 것만 들고 있다. 연합을 했건 안 했건 어차피 상대 가문도 경쟁자다.) 후반에 돌입하면 결정적인 순간에 연합했던 상대가 치고들어올 수 있다. 한 턴 내에 연합 가문이 적 가문의 공격으로부터 방어 서포트를 해주고는 곧장 그 땅을 낼름 먹어버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건 후반에 성을 5~6개 점령했을 때 일어난다. 7개를 먹으면 게임 종료니까.

따라서 매 턴 시작에 명령을 내리며 피가 마르게 된다. 상대가 어떤 부대에 어떤 명령을 내렸을 지 읽어내고 명령을 내려놓곤, 그 상대가 명령을 수정하면 나도 수정해야 하는 상황도 나온다.

이 게임을 접하게 될 사람은 두 분류일 것이다. 하나는 게임의 원작을 아는 사람, 다른 하나는 게임의 평가를 보고 접한 사람. 이 게임은 원작을 알면 더 재밌다.(일례로, 5명이 모여서 랜덤이 아니라 원하는 가문을 고르도록 했을 때 끝까지 맴버들이 선택하지 않으려 한 가문이 라니스터인 난감한 상황은 원작을 아는 사람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룰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는 않으나 적응하는 데엔 시간이 꽤 걸린다.

운의 요소는 오로지 턴 시작시 적용하는 웨스테로스 페이즈이다.(하우스 카드는 운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이 웨스테로스 페이즈는 불만이 많으나 나름대로 게임 진행을 원활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불만만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운은 전략상 아쉬운 운이지, 전투는 어느 정도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하우스 카드의 특수 능력에 의해 비등비등한 상황까지 가게 되는 게 매력이기도 하다.

게임은 상당히 정적으로 진행된다. 3장의 웨스테로스 카드를 뒤집어 수행하고, 유니트에 명령을 내리고, 명령을 차례로 진행하면 턴이 끝나버린다. 그나마 첫 턴은 웨스테로스 페이즈도 없다. 이제껏 해본 게임 중 가장 맥빠지는 첫 턴을 가진 게임이었다. 이런 단점에도 이 게임은 원작을 그럭저럭 살리며 끊임없는 머리 싸움으로 플레이어를 즐겁게 해준다.


좋아할 사람 : 밑도 끝도 없이 [믿어!]를 외치며 속으로 딴계산 하는 사람, 상황을 읽으며 머리 굴리기를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 방금 전 적이 지금 동지·방금 전 동지가 지금 적인 상황을 즐길 줄 아는 사람, 원작을 읽고 카드 일러스트에 빠져버린 사람.

싫어할 사람 : 화끈한 전투를 기대하는 사람, 주사위가 있어야 하는 맛이 있다는 사람, 배신을 싫어하는 사람, 자기 혼자만의 플레이와 다른 플레이어와의 연계를 병행하기 힘든 사람.(전자만 잘하면 병력을 쥐고도 꿈쩍 못하게 될 수 있으며, 후자만 잘 하면 나중에 처절하게 배신당한다.)


각 가문의 속성
스타크 : 가장 북쪽에 치우쳐 있으면서 땅덩이도 넓다. 바다도 좌우밖에 없는 관계로, 연합없이 개길 수 있는 유일한 가문. 괜히 윈터펠이 강력한 게 아니다. 다만 땅이 넓은 대신 영양가가 하나도 없다. 중반까지 중부 지역을 먹지 못하면 서플라이 리미트에 걸려서 처절하게 몸부림치게 된다. 운이 없으면 원작대로 그레이조이 가문에게 본성인 윈터펠이 털려버릴 수 있다. 원작과 무관하게 라니스터와 연합하여 그레이조이를 치고 시작하는 것과, 애당초 그레이조이와 연합하여 남부로 진격하되 후반에 그레이조이를 배신하는 플레이가 좋다. 바라테온 가문 본성을 치기 쉬우며 해상을 이용해 중부로 내달을 수 있다. 하우스 카드는 수비 성향.(최강의 방어 어빌리티 보유)

그레이조이 : 정말 막강한 가문이지만 실상을 알고보면 애달픈 가문. 해상 병력에 있어서 최강이지만 스타크와 라니스터 사이에 끼어 있으며 점령할 수 있는 대지라곤 북쪽에 튀어나온 반도밖에 없다. 스타크 혹은 라니스터와 연합하지 않고서는 양쪽을 견제하느라 어디로도 움직일 수 없이 묶여 버린다. 스타크와 라니스터가 치고 들어오면 주저하지 말고 전 병력을 해상 이동시켜 남부를 쳐서 거기를 본거지로 삼는 게 낫다. 그 두 가문은 연합을 하더라도 끝까지 배신당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티렐 가문 본성과 스타크 가문의 본성을 치기 가장 쉬운 가문. 하우스 카드는 공격 성향.(최강의 공격 어빌리티 보유)

라니스터 : 까딱 잘못하다가는 그레이조이에게, 혹은 티렐에게 먹힌다. 원작을 읽은 사람들과 플레이를 한다면 아무도 연합을 안 해줄 확률이 아주 높으므로 그레이조이라도 잡아보자. 안 되면...남부를 깔짝거리다가 배만 남고 전멸당할 수 있다. 이 게임 특성상 해상 병력의 상륙 작전이 불가능하므로 매 턴마다 배만 둥둥 떠다니는 처절한 상황을 맞게 된다. 맴버에 따라 전략을 짜야 하지만 그 맛이 절묘하다. 하우스 카드는 전략 성향.(최강의 전략 어빌리티 보유. 예를 들어 승리시 파워 토큰 얻기나 상대방 오더 제거 등)

티렐 : 의외의 복병. 막강한 전력으로 라니스터를 압박할 수 있다. 바라테온 가문과 연합한다면 남부 vs 북부로 판도가 변하게 된다. 위의 세 가문에 비해 전략상 어떤 선택을 해도 되는 자유도가 높음. 다만 홀로 서기를 하기엔 다소 역부족. 중반이 되어도 파워 토큰을 얻을 곳이 거의 없다. 하우스 카드는 공격 성향.(그레이조이와 맞먹는 공격 어빌리티. 대지 전투에 강함.)

바라테온 : 확장이 가장 쉬운 가문. 자유도가 가장 높음. 본성이 워낙 남동쪽에 치우쳐 있어서 치기도 어렵고, 주위에 가문이 없어서 세력 확장 속도는 스타크 가문도 못 따라갈 정도. 스타크 가문과 연합한다면 동부 vs 서부의 판도마저 꾸밀 수 있다. 하우스 카드는 특이점 없음.


+) 이 게임의 최대 단점은 필요로 하는 테이블 면적에 있습니다. 대략 푸코 + 카탄 정도의 면적을 차지하죠. 지난 플레이는 방바닥에 펼쳐놓고 했습니다. 면적을 길~게 차지합니다.
++) 이 글은 주관적인 소감인 관계로, 이미 해본 사람들에게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안 해본 사람은 이해를 못할 수 있음을 적어둡니다.
+++) 불량 유니트에 대해 빠른 처리를 해주신 다이브다이스에 감사를. 아마도 샘플 촬영용 개봉 박스에서 보내주신 듯합니다. 덕분에 아픈 가슴 달래고는 룰 읽고 플레이를 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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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3-10-25 05:24:08

    정말 해보고 싶은 게임..
    "왕좌의 게임"

    이미 원작 소설의 1 부는 마지막 동원훈련때 탐독을 완료..
    남은것은 게임의 몰입 뿐인데..

    좋은 게임 후기 감사드립니다..( ^^)
    • Lv.5 jugng
    • 2003-10-25 14:30:52

    와,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질문 하나. 원작소설의 제목이 뭔가요?
    • Lv.1 진유랑
    • 2003-10-25 14:34:45

    '얼음과 불의 노래' 입니다. 1부 부제가 왕좌의 게임이죠^^
    • 2003-10-25 14:36:50

    원작 이야기
    원서
    A game of thrones ; A song of ice and fire BOOK 1
    A clash of kings ; A song of ice and fire BOOK 2
    A storm of swords ; A song of ice and fire BOOK 3

    번역서
    얼음과 불의 노래 ; 왕좌의 게임 (전 4권)
    얼음과 불의 노래 ; 2부, 왕들의 전쟁 (전 4권)
    3부는 출간 예정만 잡혀 있은지 오래.
    출판사는 은행나무입니다.(예전에 자사 사재기로 걸렸던 그 출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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