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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저택>은 사랑입니다. 1판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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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1 0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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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신나요
※ 모든 이미지 출처: 보드게임긱
이 게임은 지금은 중고로밖에 구할 수 없는 게임입니다(중고도 아마 얼마 많지 않을 겁니다). 단종 게임 회고록에서 다뤘어야 할 게임이지만, 게임이 판매되던 당시 제가 가장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으로 손꼽았던 만큼 지금이라도 리뷰를 해 보려 합니다.(참고로, 가장 먼저 빠져들었던 협력이자 테마 게임이라는 정서적인 이유로 최고로 꼽았던 게임은 <아컴호러 2판>입니다. 그 시절에 재미 자체로는 이 게임을 최고로 꼽았고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최근 시리즈를 마감한 <광기의 저택>은 사실 2판입니다. 게임 진행에 앱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당시 저는 곧바로 구매를 해서 앉은 자리에서 1 시나리오를 3번 연속 플레이했는데요. 깔끔한 전개, 매번 달라지는 지도, (2판 초판 한정) 1판 구성물을 섞어 쓸 수 있게 해 주는 혜자스러움, 그리고 1인플도 가능해졌다는 점 등 그야말로 충격적인 즐거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1판을 더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모든 면에서 좀 더 올드한 스타일의 보드게임이고, 대단히 TRPG스러운 게임이었죠. 1판은 1대 다수의 반협력 게임입니다. 마스터에 해당하는 한 사람의 관리자가 음모로 가득한 시나리오를 조종하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그 음모를 파헤쳐야 합니다. 시나리오는 다 정해져 있습니다. 한 시나리오에 3가지 목적이 있는데, 관리자는 그 목적 중 하나를 선택하고 지도 곳곳에 실마리를 배치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불안감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아가는 것을 시스템으로 절묘하게 조절해 줍니다. 목적 카드에는 타이머가 있고, 정해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관리자도 조사자도 모두 패배합니다. 그러니 양쪽 다 그 전에 승부를 봐야 하는 거죠. 관리자가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카드 효과를 쓰려면 위협 토큰이라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요. 이 위협 토큰은 매 라운드 플레이어 수만큼 누적됩니다. 그러니 관리자는 처음에는 플레이어들이 마음대로 다니게 두다가, 중후반으로 접어들어 위협 토큰이 모이면 강력한 효과를 마구 사용하게 되죠. 그렇게 위협 토큰이 모이는 게 눈에 뻔히 보이므로, 플레이어들도 나름 준비를 하게 됩니다.
2판과 비교했을 때, 1판은 게임을 시작할 때 지도 타일을 모두 펼쳐 놓고 각 방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과 단서도 모두 세팅해 둔 채로 시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전체 지도를 보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정합니다. 문을 열면 지도가 그때그때 나오는 2판에 비해 긴장감이 좀 떨어질 수도 있는데요. 대신 관리자가 굉장히 능동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관리자가 쓰는 신화 카드는 조건을 맞춰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복도에 있을 때 사용하는 카드가 있거든요. 그러면 어느 플레이어가 복도로 이동해 들어가는 순간 관리자는 "잠깐!"하고 게임 상황을 중단시키며 해당 카드를 씁니다. "제니 반즈가 복도로 들어서는 바로 그 수운간!! 벽에 걸린 그림이 갑자기 제니를 향해 날아옵니다! 피하려면 민첩 테스트를 하세요." 라든지, "지하실로 내려가는데 갑자기 실내의 불이 꺼지며 놀람과 두려움에 숨이 막혀 옵니다! 의지 테스트를 하세요." 와 같은 식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죠.
플레이어와 관리자가 한 자리에서 게임을 함께하므로, 플레이어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는 관리자도 듣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그 부분을 주의해서 게임을 하게 됩니다. 반면 관리자는 앞서 말한 것처럼 카드를 잘 사용하려면 무슨 카드를 들고 있는지, 누가 어디로 가는지 등을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즉, 관리자 역량이 게임의 재미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죠.
저는 TRPG를 즐길 적에 마스터는 자신 없고 플레이어는 잘 할 수 있다는 주의였는데요. 이 게임에서만큼은 마스터에 해당하는 관리자를 꽤 잘 다뤘습니다. 즐거운 순간과 장면들이 지금도 여러 가지가 떠오르는데, 아무리 단종된 게임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언급은 자제하도록 하죠. 저는 올드 게이머라 그런 올드한 스타일이 좋았습니다. 오늘날의 플레이어들에게라면 단연 광기의 저택 2판을 추천합니다. 세팅도 1판에 비해 훨씬 간결해졌고 모든 규칙을 익힐 필요없이 기본만 알고 시작해도 훌륭하거든요. 하지만 저는 역시 이 1판의 능동적인 상호작용이 더 즐겁습니다. 풀확장을 보유한 사람으로서, 언젠가 이걸 다시 꺼낼 날이 오겠지요. 요즘엔 아내와 둘이서만 게임을 해서 꺼낼 일이 잘 없지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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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저 이거 못해봤거든여. 그 머냐 둠이랑 머였지 아무튼 멤버들이 1:다 게임들을 좀 회피했거든여. 못해봐서 엄모 아쉬운 게임. 최근 개인적인 이유로 아내의 베스트 10 목록을 받았는데 광기 2판이 1위더라고요. 괜히 더 아쉽네여. 좋은 후기 너무 잘 봤습니다.
수운간!! 추! -
ㅎㅎㅎ 관리자가 되어서 조사자들 들었다 놨다 하는 맛이 기가 막힌 게임인데 말입니다. ㅎㅎ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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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판은 해보지 않았는데, 저런 식으로 진행되었군요...!
생각난 김에 집에 가면 광기의 저택이나 돌려야겠습니다 :) -
1판이 참 독특했어요. 요즘은 1대 다수 게임이 잘 안 나오기도 하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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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후기 읽으며 덩달아 설레는 기분인데요 ㅎㅎ 정말 trpg스럽네요. 어떤 상황에 어떤 게 등장할지 플레이어도 관리자도 서로 몰입하며 긴장하며 플레이할 수 있겠어요. 저는 앱으로 진행하는 2판만 있는데, 사두고 못해본 확장들 얼른 해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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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얼른 달리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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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냥 주체가 접니다 선생님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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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이 안 틀렸다면 이 게임이 제가 20대 초반에 1판이 나왔었는데, 그 때 당시 이 게임이 얼마나 하고 싶었는지 진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정발은 안 되지... 같이 할 사람도 없지... 그 때 얼마나 우울했던지ㅠㅠ 이렇게 2판을 더욱 편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자체가 찐으로 행복입니다...! 그래도 1판 특유의 던전마스터가 굴리는 방식이 어떤 느낌일지는 한번 경험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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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셨군요. 사실 이 게임은 관리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 특히 고생을 할 수밖에 없어서 쉽게 돌아가기도 어려웠을 만합니다... ㅎㅎ 진짜 해 보시면, 취향만 맞다면 정말 재미있게 즐기셨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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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 너무 좋아요..여러 사람들과 돌려보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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