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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보드게임 까페 알바가 고급인력? - 업주의 입장에서
  • 2003-06-12 17: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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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03

보드게임 까페 알바가 고급 인력이다?

직업의 귀천 문제를 떠나 이러한 발상을 하게 된 것은 룰이나 전략을 무슨 학문 연구하듯 억지로 주입시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소개를 마치 과외와 비견한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일 꺼구요.

학문이 고귀하고 가치가 있는 이유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뜬금없는 얘기로 들리실 수 있겠지만 공부가 영화나 TV보는 것처럼 즐겁다면 학문으로 성공하는 것이 무슨 의미나 가치가 있을까요?
그 수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노력한 결과 그에 다른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학문을 하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보드게임 까페 아르바이트는 다른 일반 아르바이트보다 신경 써야 할 점도 많고 일이 고되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단순히 힘이 들고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고급 인력이고 그에 따른 보상을 요구한다면 지금의 임금 체계는 모조리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가끔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분들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게임을 좋아하는가?'
그가 무슨 게임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게임만 좋아한다면 자연스럽게 아무런 스트레스 받지 않고도 그 수많은 룰을 충분히 체득할 수 있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전략까지도 얻을 수 있을테니까 말이죠.
그렇게 해서 얻어진 것이라면 대단한 지식이라 자랑할 수만은 없을 겁니다.
유명 연예인의 신변잡기나 스케줄 따위를 줄줄히 꿰고 있는 팬클럽 소녀들에 대해 우리는 존경을 품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죠.
너무나 좋아서 자연스럽게 익혀진 것이라면 그것에 대해 경외심을 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 만약 게임이 정말 지긋지긋하게 싫은데 돈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일일히 번역해가며 외국의 리뷰 사이트나 동호회에 소개된 글까지 보면서 전략을 연구한 분이 있다고 치죠.
그런 분이라면 마땅히 자신의 수고와 노력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할 겁니다.

하지만... 그런 분이라면 저는 고용하지 않을 겁니다. 머리속에만 있는 지식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저의 경우에는 도우미들의 능력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손님들과의 친화력입니다.
이 부분은 정말 노력이 없으면 어렵다고 생각해서이죠

게임이 좋아 여기저기 어울리다보니 많은 게임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그것을 밑천으로 삼아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 자체는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게임하는 것이 이제는 싫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참자.'
이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품으신 적이 있다면 그에 따른 보상은 생각하실 수 있겠죠.

하지만 그냥 게임이 너무 재밌어서 많은 돈을 지출해가며 게임을 사고 시간 내가며 보드게임 까페를 다닌 것을 무기(?)로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고 한다면 대가없이 이익을 챙기겠다는 생각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에 대한 지출이나 시간 투자와 같은 자발적인 행동은 수고스러움이 아니기 때문에 대가를 요구할 수 없을 겁니다.


아무리 악덕 주인이라고 해도 유능한 식구에게는 그만한 보상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당연히 많은 게임을 알고 있다면 다른 대우를 해줘야겠지요.
이건 이 사회의 모든 오너들이 짊어지고 가야할, 영원히 해결될 수 없는, 숙제겠죠.

하지만 아직까지 보드게임 인구의 저변 확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가게의 매출이나 이윤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만을 내세우며 얼마 이상은 달라는 요구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너프에서 그 귀한 능력에 대한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솔로몬님을 비롯하여 열악한 상황에서 단순히 게임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별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못된 주인에게 착취당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보드게임까페 도우미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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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03-06-12 17:45:46

    마지막 말은 나에게 정곡을 찌르는 듯~

    잡설 : 이 사람은 흥분하면 글빨이 나온단 말이쥐~ ㅋㅋ
    • Lv.1 코른
    • 2003-06-12 18:13:21

    예. 원래 사람이 직업을 선택할때는 몇가지조건중 한가지만 맞으면 됩니다. 페이, 재미, 비전, 보람, 동료등..
    저도 페이얼마를 아까워하진 않지만.. 페이때문에 이일을 하신다는 분에겐 정이 가지 않네요.
    하지만..페이가 아닌 다른부분에 끌리어 이일을 하시는 분이시더라도 장기적으로 이일을 하실 수 있는 대책마련은.. 모든 업주들이 고심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Lv.1 코른
    • 2003-06-12 18:17:31

    그보다..참.. 갠달프님.. 콩배달..간.. 훈이는.. 대관절..
    • 2003-06-12 18:53:57

    제가 요구했던 곳은,개인이 하는곳이 아니라 모프랜차이즈회사였습니다, 프랜차이즈라면 빡세게 일해야 하는 곳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연봉협상이란게 시간의 흐름속에 줄다리기끝에 조금씩조금씩 내려갈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거 감안해서 250을 불러봤던 거죠,,,
    • Lv.1 토마토
    • 2003-06-12 19:20:50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그 사람이 그것을 즐기느냐 아니냐에 따라 일의 고됨이 약간 달라질 수 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수익으로 바꾸는 입장에서 그것을 이용한다면 문제가 되겠지요.
    룰배우고 가르치는 건 그래도 취미라고 할만하지만, 짧은 영어실력으로
    외국의 사이트를 뒤져 정보를 모으고 룰을 읽고 매뉴얼을 만드는 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듭니다.
    그리고, 보드게임카페들은 그것을 수익으로 전환시킬수 있는 장소이지요.
    그건 당연히 금전으로 보상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보드게임룰을 해석한다거나 읽어서 외운 후 가르쳐주는 게
    즐거운 작업이 아님은 분명하니까요.
    • 2003-06-12 19:47:59

    즐거운 작업을 하면서 돈도 많이 받으면 좋지 않겟습니까^^;;

    아 그리고 학문을 좋아해서 하는 사람이 더욱 가치있는 일을 한다고 봅니다 ^^;;;
    • 2003-06-12 20:39:54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네요... 짧은 문장력에 한계를 느낍니다.
    일단은 '보드게임 까페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페이를 많이 줄 필요가 없다.'라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그 가게에 성패와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할 만큼 도우미들의 역할은 중요한 것인데 그들의 역할을 과소평가한다면 문닫아야겠죠.
    제가 문제삼으려 했던 것은 서비스의 질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수익성만 보고 달려드는 몇몇 업주들의 태도에 편승해서 자기의 경험을 돈으로 바꾸려는 알바 지망생(뭐 많지는 않으시리라고 봅니다만...)의 잘못된 판단에 대한 것입니다.

    견해 차이가 있겠지만 바쁜 시간에 자발적으로 조금씩 일해주던 단골 손님이 자연스럽게 그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쪽이 이력서에 할 수 있는 게임 리스트 빼곡하게 적어놓은 자신만만한 아르바이트 지망생보다는 이상적일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보드게임 도우미들을 돈 받고 전문적으로 교육시켜준다는 대행업체가 있더군요.
    씁쓸하지 않나요?
    • 2003-06-12 21:56:14

    저도 갠달프 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돈으로 바꾸려는, 또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수익을 바라보고 여기에 달려드는 프랜차이즈와 다를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룰을 익히는 것이지, 단지 일터에 뛰어들기 위해 룰을 배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00가지 이상의 게임의 룰을 익히는 것은 좋습니다. 게임을 즐기면서 익힌게 아니라 단지 설명을 위해 그렇게 룰을 익혔다면 차라리 밑에서 언급되었던 동영상 게임설명이 낫지 않을까요?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것이지 술이 사람을 마시는 것이 아니듯. 그런건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 Lv.1 코른
    • 2003-06-12 22:10:23

    전 돈받고 도우미교육시켜주는것 찬성합니다.

    물론 입맛은 쓰지만.. 그래도.. 차라리 그게 나은거 같아요..
    근데 만일.. 거기도 돈독이 올라서 엉터리룰을 가르치는곳이라면.. 쩝.. 설마..그럴리가.. 보험도 있어야 겠네요.. 흠흠..
    • 2003-06-12 22:20:33

    근데 250이 그렇게 커보입니까? 따지고 보면 하루에 10시간정도 일하고 한달을 일한다고 계산하면 300시간일한겁니다, 그렇게 따지면 한시간에 8000짜리입니다, 뭐 그렇게 비싸게 받는 것도 아닌데,,,다들 250에만 집착하시고 노동의 양과 노동의 강도는 생각안하신듯,
    • 2003-06-12 22:25:26

    여기 글 남긴 사람들 대부분 현업에서 뛰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노동의 양과 노동의 강도를 모를리가 없습니다. 직접 보드게임방을 운영해보시기를 권장합니다. 그럼.
    • Lv.1 코른
    • 2003-06-12 22:46:09

    250안커요.. 다만.. 카탄설명5분이라는 분이 250이라니까.. 어이없는거죠..
    어떤 프로게이머지망생이.. 나..스타 무지잘해! 계약금 10억내놔.. 나 진짜 잘한다니까..1:2로도 다 이길 자신있어..라는 말을 한다면..
    아무도 진짜.. 잘 할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저희 스탭중에 두분은.. 경력도 얼마 안되셨으며..게임도 얼마 모르시지만.. 제 마음으론.. 250이상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비록 지금은 제 사정이.. 변변치않아서.. 그렇게 해드리지 못하지만.. 최소한 그 정도는 해드려야 계속해서 오랫동안 저와 같이 일하실 수 있으시겠죠..
    • 2003-06-13 06:41:03

    솔직한 심정은...
    5분만에 끝나는 카탄설명이 어떤 것인지 정말 듣고 싶습니다.
    5분만에 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5분가지고 충분한 설명이 된다는 것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룰을 죽 늘어놓고 자 이제 하시죠, 하는 분이라면... 모든 보드게임 카페가 떼돈을 버는 날이 오더라도 250을 받으실 수는 없으리라 확신합니다.

    이 업계에는... 의외로 바닷가의 모래알과 같이 많은 인력들이 있습니다. 설마... 그들 모두가 바보라고 생각하고 계신건가요?
    • 2003-06-13 21:26:43

    월 250이면 연봉으로 치면 3000이로군요...
    딱 대기업 대리 1년차 연봉이군요. 보드게임카페에서의 노동량과 강도를 우습게 보는 건 아니지만, 프렌차이즈에서 '빡세게' 일한다는 것이 어느정도인지 알고싶군요. 과연 일반 벤처나 대기업에서 '빡세게' 일하는 것과 비교해서 얼마나 더 '빡센지'...
    대체 어떤 일을 하셨던 분이길래 월 250이 작다고 하시는건지 궁금합니다. 카탄설명 5분에 끝내고, 100여가지의 보드게임 룰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댓가로 월 250, 아니 200정도만 받을 수 있다면 저 당장 회사 때려 치고 보드게임 룰 설명할랍니다. 껄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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