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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미니빌 리뷰
  • 2015-12-12 15:32:04

  • 0

  • 2,217




 
 
 
미니빌 ::
 
인원수 : 2-4인
플레이시간 : 30분
난이도 : 1/10
언어의존도 : 0/10 (한글판이 존재합니다)
추천 연령: 8세 이상
 
 
 

미니빌은 참으로 재밌는 게임입니다. 아, 게임이 재밌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게 있어 미니빌은 추천/비추천 모두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거든요. 그 점이 재밌다는 거예요.

만약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게임을 하나 고르라면 주저없이 미니빌을 떠올립니다. 쉬운 규칙은 물론이요, 확장을 넣으면 다양한 전략을 짤 수 있어 리플레이성도 상당히 높거든요.  

만약 개인적으로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게임을 하나 고르라면 주저없이 미니빌을 떠올립니다. 미니빌은 제가 싫어하는 요소가 꽉꽉 들어찬 게임이거든요.
 

아니 뭐 이런 게임이 있나~ 싶지요? 일단 규칙을 가볍게 훑어본 뒤 바로 감상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규칙 ::
 
 
규칙은 아주 간단합니다. 자기 앞에 놓인 4가지 종류의 특수 건물을 모두 구입하면(밝은면으로 뒤집으면) 게임에서 승리하죠.
 
 
 



 
 
그러기 위해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차례에 주사위를 굴리고 -> 돈을 받은 뒤 -> 건물을 구매하며 자신만의 마을을 지어갑니다.
 
 
 
건물엔 크게 5종류가 있는데요.

 
파란색 카드는 수입의 효율이 낮은 대신, 해당 숫자를 누가 굴려도 효과가 발동합니다.
초록색 카드는 수입의 효율이 높은 대신, 자기 자신이 해당 숫자를 굴려야만 효과가 발동합니다.
빨강색 카드는 독특하게 상대방이 해당 숫자를 굴렸을 때, 그 플레이어에게서 돈을 빼앗아 오는 공격카드 입니다.
보라색 카드는 자기 자신이 굴렸을 때 아주 강력한 능력을 발동 시키죠.
승리를 위한 목표 카드 또한 구입하게 되면 강력한 능력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에... 뭐라 더 설명할게 없습니다;;; 카드에 1~2줄로 짧게 효과가 나와있어서 그것만 읽고 따라하면 게임을 할 수 있어요;;;
 
 
 
 
 
 
 
 






감상 ::
 
 



서론에서 언급하였듯 미니빌은 제게 있어 애증의 게임입니다. 보드게임 초보자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하는 게임인데도, 정작 같이 하자는 요청을 받으면 노골적인 난색을 보이지요. 보드게임 접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미니빌만큼은 피하려 합니다.


자, 이렇게 싫어하는 미니빌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는 3가지가 있습니다.


1. 쉬운 규칙

보드게이머들이 생각하는 쉬운 규칙과 초보자들이 생각하는 쉬운 규칙엔 의외로 큰 갭이 존재합니다. 내공이 쌓인 보드게이머들은 규칙 설명을 한번만 듣고도 "음, 충분히 쉬운 게임이네" 하고 이해하지만, 초보자들에겐 눈이 핑핑 도는 어지러움을 유발 하지요. 그런 점에서 미니빌은 굉장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사위 굴림->건물 짓기.

두 가지 흐름만 알면 되거든요. 게다가 시작부터 다양한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카드 한장 두장씩 차근차근 구입해가며 점점 다양한 규칙을 적용하게 됩니다. 규칙을 잘 모르더라도, 이렇게 게임 내에서 점진적으로 규칙을 배워나갈 수 있는건 아주 큰 장점이지요.
 
 


2. 친절한 게임

초보 게이머들을 압박하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지나치게 복잡한 인터페이스, 용어, 콤포넌트의 양입니다. 셋 중 하나라도 극악의 복잡함을 가지고 있다면 초보자들은 순식간에 나가 떨어지죠. 그런 점에서 미니빌은 셋 다 아주 적절합니다. 게임 내에서 특정한 것을 지칭하는 어려운 용어도 거의 없으며, 아이콘도 알아보기 쉽고,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어 필요에 따라 즉각즉각 질문할 수도 있죠. 모든 정보가 이해하기 쉽고 & 공개라는 점은 타 게임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장점입니다.
 
 
 


3. 공평한 운

미니빌은 주사위 결과를 공유합니다. 카드에 따라선 상대방의 주사위 굴림이 제게 더 큰 이득을 가져올 수 있죠. 즉, 내가 주사위를 원하는 대로 굴릴 수 없더라도, 상대방이 제가 필요한 눈을 굴려주는 일이 허다합니다. 게다가 이 운이라는 녀석은 하수/고수 상관없이 기분 내키는 대로 찾아오기 때문에 제 아무리 잘하는 고수라도 해도 운이 없으면 초보자에게 대패 할 수 있죠. 그렇기에 미니빌엔 잘하는 못하는 사람의 구분이 없습니다. 물론 전략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걸 운에 의지하는 게임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운의 요소는 무시할 수 없지요. 모두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자, 이제 미니빌의 치명적인 단점을 짚어보죠.  기본판만 하면 질린다는건 유명한 사실이니 제외 합니다.

 
 

 


1. 지나친 공간차지

미니빌은 단순한 게임치고 상당히 공간을 많이 차지합니다. 보기엔 아주 작고 예쁜 게임 같지만, 테이블에 세팅하다보면 "어? 어?" 하면서 순식간에 테이블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죠.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상당히 불편합니다. 확장까지 넣으면 카드를 골라내는 과정까지 포함되는데, 가벼운 게임치곤 너무 부담스럽죠. 박스에 세로로 카드를 꽂는다던가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만... 도미니언처럼 깊이있는 게임도 아니면서 공간을 와구와구 먹고있는 미니빌을 보면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2. 공평한 운

"양날의 검"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미니빌의 큰 장점은 주사위로 인한 플레이어간의 공평함이지만, 그와 동시에 주사위로 인한 불공평함을 느끼게 됩니다. 지독하게 운이 나빠 게임이 안풀리는 날은 열번을 넘게 굴려도 제가 원하는 숫자는 나오지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자! 그런데 위에서 "미니빌은 주사위 결과를 공유합니다. 카드에 따라선 상대방의 주사위 굴림이 제게 더 큰 이득을 가져올 수 있죠." 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럼 운 따윈 크게 상관없지 않을까요?

아쉽게도 상관이 있습니다.  미니빌에서 상대방으로 인해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은 한계가 있어요. "아무나 굴렸을 때" 발동하는 카드보다 "내가 굴렸을 때" 효과가 발동하는 카드들이 압도적으로 성능이 우월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아무리 주사위를 잘 굴린다 한들, 상대방이 터뜨리는 대박 숫자 한번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미니빌에선 내가 게임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주사위 신이 게임을 운영해요.  주사위 신에게 버림받은 저 같은 사람들에겐 미니빌은 지옥과 같은 시간을 선사합니다.
 
 
 


3. 빈익빈 부익부 현상

미니빌은 엔진빌딩 게임입니다. 초반에 부실한 엔진을 설계하면 게임 끝까지 고통받죠. 반대로 튼실한 엔진을 지어둔다면 한방에 승기를 가져옵니다. 대체적으로 한번 엔진싸움에서 밀리게되면(주사위 신에게 버림받게 되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점점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이 느낌이 제법 좋지 않습니다. 물론 잘하는 사람 & 운이 좋은 사람이 앞서가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뒤쳐진 사람들은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양상이 자주 나와요. 꼴찌를 밀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중~후반 두 턴만에 3~40원을 가져가고, 무슨 주사위가 나오든 느긋하게 승리 목표 카드를 매턴 한장씩 구매하는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게임이 망가졌다고 느낄 정도죠. 승리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에게 발악조차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이 굉장히 싫습니다.


 
 




미니빌은 전형적인 "너희가 참 좋아할거야. 그런데 나랑 하자곤 하지마" 스타일의 게임 입니다. 남들 하는건 재밌게 보지만 내가 하는건 지독하게 싫은 그런 게임이지요. 덕분에 아이들에게 "미니빌 하고 놀아~" 하고 자주 쥐어주는 편입니다만 아이들이 미니빌을 들고 반짝반짝 하는 눈으로 제게 "함께 해요" 눈빛 공격을 보내오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얘들아, 그 게임만큼은 하기 싫어..."
"아 그냥 다른 게임 줄걸..."
"내 소중한 30분을 그 게임에 쓸 순 없어..."
 
속마음은 이렇게 외치지만... 차마 거절할 수 없어 영혼이 반쯤 가출한 상태로 한 게임 같이 해줍니다... 그것도 한판이 최대로 해줄 수 있는 양이예요... ㅠㅠ


만약 보드게임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 / 주사위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 / 깊은 고민 없이 가볍게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미니빌을 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입문자용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낼거예요. 확장까지 넣으면 금상첨화 입니다. 다만, 주사위 신의 장난을 용납할 수 없는 사람 / 깊은 전략을 원하는 사람 / 주사위가 아닌 내가 주체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절대 미니빌을 하지 마세요. 하고나면 억울함과 분함만이 남습니다.



아, 확장을 넣으면 조금은 하고 싶어지냐구요?

 
 
 
 
 
 
 
 
 
 
 
 
 
 

 
 
 
 
 
 

온갖 희귀한 확장을 다 준다고 해도 미니빌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아... 하지만 딱 한판만이라면... 마지못해 같이 해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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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1 슬픈현실
    • 2015-12-16 14:16:05

    바오밥 행사장에서 이것이 주력으로 도는 것을 보면입문자/어린이에게는 엄청 좋은 게임인것 같더라구요
    • 2015-12-18 20:34:46

    평소 너굴너굴 님의 리뷰를 보고 게임 구매/관심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고 있는데, 이번 것은 글을 읽으면서 저의 감정이 왔다리갔다리 하네요..ㅎㅎ 그래도 꼭 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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