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리뷰] 삶과 죽음 경계에서, 언던티드: 스탈린그라드 (2022)
  • 2024-01-22 09:35:10

  • 6

  • 262

Lv.30 별밤★

 Undaunted: Stalingrad (2022) : 2 Player | 45–60 Min | Age: 14+ | Weight: 2.53 / 5 | Designer: Trevor Benjamin, David Thompson (I) | Artist: Roland MacDonald | Publisher: Osprey Games

[나는 왜 워게임을 좋아하게 되었는가?]

갓난아기 시절에 정말 많은 2차 세계 대전 드라마 영화 등이 티비에서 반영 했다고 부모님에게 들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이가 잠도 안자고 2차 세계 대전 영화만 나오면 브라운관을 뚤어지게 보고 그랬다고 ...

2년이 넘는 군 생활은 나에게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인생에서 군복은 내게 가장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고 생각도 들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난 전쟁 영화 만큼은 꾸준히 좋아하고 그에 따라 관심은 많았다. 전쟁 영화가 주는 리얼리티와 처참함은 우리가 평소에 경험 하지 못한 세계로 이끌고 그 현장감이 역으로 살아있는 느낌을 주어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공포 영화 중 근원적인 악을 다루는 '오컬트'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선과 악이 극명한 대비가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오컬트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렇게 음침한 사람은 아니다. 주술도구 그런것도 없고 믿지도 않는다.)

또한, 세세한 역사를 알아 가는 과정을 너무 좋으며, 그 역사 속에 들어가 내가 실제 주인공이 될 수 있어 워게임에 점점 매료되었다. 워게임에 매료된점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것 같다.

 

한가지를 더 하자면 워게임을 하면 할 수록 확률이라는 영역 안에 인과율이 있다는 점이다. 테마적인 것 뿐 아니라 메커니즘적으로도 다시 해보고 싶다는 강렬한 느낌을 들게 해준다. 정답이 정해진 문제를 풀고나면 더이상 관심이 없어지는것 처럼... 반면 워게임은 하나의 풀리지 않는 숙제라 좋다.

어린 시절의 회귀해서 지금까지 생각해보면, 인생의 총량의 결과로 워게임을 좋아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며 어떤 지점과 포인트로 이야기 할 수 없을것 같다. 그냥 "별밤님은 왜 워게임 좋아하세요?" 하면, 오늘 정리한 내용이 도움이 될것 같다. 진지하게 워게임을 입덕한지 1년 넘는 수준이라 아직 알아가야 할것이 많다.

본 리뷰를 읽기 앞서 드리는 말씀: 룰북에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려고 노력했다. 약간의 스포가 될 포인트가 느낄 수는 있지만 대부분 경험적인 부분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투, 스탈린그라드 전투]

▶ 스탈린그라드 시가전의 참담함과 숨막히는 저격전을 잘 나타낸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 많은 분들이 이미 보셨겠지만, 그나마 가장 보기 편하고 '주드 로', '레이첼 와이즈', 조셉 파인즈', 에드 해리스' 등등 명배우들이 열연하기 때문에 강추한다. 스탈린그라드의 시가전의 처참함을 더 사실적으로 그린 '스탈린그라드 (1993)'도 추천한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1942년 8월 21일에서 1943년 2월 2일 사이에 일어난 독일과 소련간의 전투이다. 사실 전략적 측면에서 스탈린그라드*는 독일이 그냥 지나쳐도 되는 도시이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히틀러'와 '스탈린'의 자존심이 걸린 전투이기도 했다. '스탈린'의 우상화를 위해 '스탈린그라드'라고 이름지어진 도시를 점령하면 독일에게 선전 효과가 있을것이며, '스탈린'도 그런면에서 절대 지켜야 도시였다. 두 편집증 환자들의 일그러진 자존심 때문에 수많은 병사들의 무덤이 된곳이기도 하다. 큰도시에서 시가전은 정말 지저분하고 길어지는데 큰 공업 도시인 '스탈린그라드'도 예외는 아니였다. 거기에 혹독한 겨울로 인해 역사상 최대 사상자인 185만명의 사상자가 난 곳이기도 하다. 얼마나 시가전이 오래 걸리고 참혹한가의 예시로, 한 병사가 벽에 기대었더니 벽이 허물어지고, 바로 옆에는 적 분대가 바로 있어 서로 대치 하는 상황도 발생 했다고 한다. 그 만큼 안개속의 전투였다.

(*우크라이나 동쪽으로 볼가강을 끼고 있는 도시가 '스탈린그라드'이며, 지금은 러시아의 '볼고그라드'이다.)

'언던티드' 시리즈를 너무 좋아하는 '핵꿀잼'님 소개로 3개월간 '언던티드: 스탈린그라드 (언스)'를 진행 해 볼 기회가 생겼다. 금요일 마다 1~3회 시나리오를 진행해서 15회 캠페인을 끝낼 수 있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최상의 경험과 환경을 제공해준 '핵꿀잼'님에게 우선 감사 드린다.

기존 '언던티드' 시리즈는 전술 단위인 분대나 소대 단위의 전투를 보여주는데, 시가전인 이 전투에도 정말 잘 어울린다. 이 리뷰에서는 '언던티드'의 구체적인 진행이나 규칙은 설명(이전 후기 참고)을 하지는 않겠지만, 어떤 점이 매력 포인트인지 탄탄한 캠패인 설계와 맞물려 언급할 것이다.​

▶ 스포일러라고 할 수 없는 첫 번째 시나리오: 시작했을때 이 게임이 이렇게 재미있고 계속 궁금해지는 게임일지는 몰랐다.

[기존 언던티드 시리즈와 무엇이 다른가?]

현 게임의 스테이지(판)가 다음 스테이지로 이어지는 게임의 대표적인 메커니즘이 '레거시'와 '캠페인' 게임이 있을 것이다. 두 메커니즘의 차이는 비가역성이다. '레거시' 게임은 한번 하면 다시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리무버블 스티커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고를 한다면 가역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 과정이 대부분 고역이다.

'언스'는 한번 다 진행하고 나서 다시 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캠페인 게임이다. 15번의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내가 지휘하던 병사과 유닛도, 심지어 도시의 지형도 변화 하게 된다. 그것 뿐 아니라 이 캠페인의 핵심은 여타 단순한 레거시 게임에서 보여주었던 이야기가 선형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한점에 시작하지만 다양한 조건에 의해 여러가지 분기가 발생하며, 다양한 결말을 제공한다.



▶'언스'의 브랜치 캠페인 시스템은 하나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더 많은 분기를 제공하긴 한다.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때 2가지가 아니며 더 다양한 분기가 발생하며 분기가 합쳐지기도 한다.

 

▶다양한 분기를 제공하는 분기표: 이 분기표를 보아도 어떻게 스토리가 흘러갈지 알 수 없다. 다만 브리핑을 통해 9개의 엔딩이 발생한다는건 알 수 있다. 이 의미는 위의 그림과 같이 선형적인 브랜치 구조(2^15이 나와야함)가 아니고 중간에 적절히 시나리오가 병합되고 나누어짐을 알 수 있다.

이것을 '브랜치 캠페인 시스템 (Branching Campaign system)'이라고 하는데, 'The Fantasy Trip series*'(링크)와 '글룸헤이븐 (2017)'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1978년 부터 시작한 이 게임은 브랜치 캠페인 게임의 시초격인 게임이다 by 다니엘 스승님)

진행 과정을 차례로 정리하면 '언스'가 얼마나 살아 숨쉬는 게임인지 대략적으로 체감해보시면 좋겠다.

 

▶첫번째 스크립트: 딥엘로 어느 정도 해석하면서 보면 한글화도 필요 없을 정도로 잘 해석되는 편이다. 그러나 영문이 더 시적으로 쓰여 있고 문학적이다. 게임도 하나의 문학이 되는 순간이다. 몇일전 '라마나타'님 방송에서도 이런 문체가 AI가 아닌 전문 번역가에 의해 읽으면 감동은 더 클것 같다고 하면서 한글화의 필요성에 대하 언급 하셨는데, 정말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미 너무 이 게임에 너무 빠져 있어서 DEEPL의 번역이 그렇게 거슬리거나 그러진 않았다. 그리고 브리핑 마지막에는 항상 플레이 세팅과 캠페인 추가룰이 담겨 있는 번호가 있다. 그 번호를 따라 가면 된다.

1. 브리핑

어디로 이야기가 흘러 갈지 모르는 각 '시나리오 브리핑'은 전문 소설 작가에 의해 작성되었는데 테마 몰입에 큰 도움을 준다. 스탈린그라드의 혹독한 추위와 함께 전장의 승리와 패배에 따른 희노애락를 느낄 수 있다. 워게임이 이렇게 문학적이어도 되는건가? 이후에 시나리오 세팅으로 이어진다.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룰북 아트웍: 스포일러가 없는 룰북, 그리고 소련과 독일의 브리핑과 시나리오 설정이 담겨 있는 각각의 책! 서로 어떠한것도 공유를 하면 안된다. 마지막으로 시나리오에 따른 맵 세팅법이다.

 

 

2. 시나리오 세팅

시나리오에는 맵 세팅(따로 추가되는 맵북을 통해), 추가 유닛(영구 혹은 일회성), 그리고 덱의 구성과 스타팅 핸드, 그리고 추가되는 기믹, 그리고 다양한 승리조건을 담고 있다. 기존 시리즈에서 경험해지 못했던 승리조건과 기발함에 우선 놀라게 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각 진영의 시나리오 북에 있는 내용은 어떠한것도 서로 공유하면 안된다. 심지어 앞에 나왔던 브리핑 마져! 왜냐면 브리핑에 나오는 텍스트가 나올 시나리오의 힌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시나리오가 그런건 아니지만 언제 서프라이즈한 특수 룰과 조건이 1과 2번의 과정에서 추가 될 수 있다. 소련군만 알게 되는 비밀이 생기게 되는데 만약 일주일 후에 게임을 진행한다면 어떻게 독일군을 처단하고 그 기믹을 언제 써야 할지 정말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근데 그게 계획대로 된다면 행복 아니면 더 큰 절망 안겨줄 것이다.

▶다양한 지형에 대한 설명

 

▶점점 변화하는 스탈린그라드의 지형! 후반에 치열해지며 왜 그 지형을 내가 못지켰을까 후회도 밀려온다.

3. 플레이

계속 이야기 하는 부분이다. 이 장황한 글을 끝까지 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게임 중에 어떤 이유에서 지형이 변화 한다는 점이다. 타일 지형은 실제 있었던 곳을 배경으로 뒤에는 설명이 나와있고, 모든 지형이 그런건 아니지만 3단계로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4. 사장자 결정과 업그레이드 단계!

게임에서 패배 만큼이나 마음 아픈건 역시 소중했던 나의 분대원을 떠나 보낼때다. 게임 중에는 히트를 당한 부상자들은 사장자 덱으로 가게 된다. 사상자의 크기에 따라 랜덤하게 카드를 뽑아서 영구 제거가 된다.

여기서 기본 병력인 소총수, 정찰병, 기관총병이 뽑히면 새로운 보충역들로 채워지는데, 정말 기존 병력에 비해 나사 하나씩 빠져서 이후 전투 수행에 한숨을 나오게 할때가 많다. 그 외 다른 고급 병력은 영구 제거라는 치명적인 결과도 나오긴 한다.

업그레이드 단계는 생존한 덱에서 2장을 랜덤하게 뽑아 업그레이드를 하게 되는데, 그 인물에 대응 되는 업그레이드 카드가 정해져있다. 이후에 이 부분에서 대해 언급 하겠지만, 정말 재미난 '미신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이 발생하기도 한다.

5. 다시 다음 챕터로!

승패에 따라 시나리오의 분기가 정해진다. 다시 1의 과정을 반복하면 되지만 과연!



▶ 초기 초라한 시장, 그러나 점점 ...

 

[스탈린그라드 그 삶과 죽음의 경계속으로]

앞에 말한 캠페인의 진행 과정 속에서 플레이 해보면 다양한 분기가 이어지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나리오가 발생한다. 그리고 점점 피날레로 다가 갈 수 록 다양한 병과와 예상 하지 못한 기믹들이 추가 된다.

언던티드 시스템, 즉 덱에서 4장을 뽑은후 한장은 주도권으로 나머지 3장으로 플레이가 되는 형태이다. 분대장이나 부소대장에 의해 카드의 모집으로 공개된 시장에서 카드를 더 추가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유닛(맵에 있는 원형 토큰)에 대한 카드가 HP라고 할 수 있으며, 새로 추가되는 병과의 카드는 새로운 유닛의 등장을 의미한다. 다시 설명하자면 모르는 곳에 점점 진입 할 수록 전장의 안개라는 카드가 작전의 진행을 방해 하는 측면도 있다.

업글병력이 시작 핸드로 선택하거나 모집으로 추가 한다면, 적에게 노출 된다면 먼저 제거될 경우도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더 적절한 전장에서 영웅의 손실이 두려워 업그레이든 카드를 덱으로 추가 하지 않는다면 그 좋은 기능을 날리게 되는데, 여기서 깊은 딜레마가 오게 된다. 정답은 없지만 상황에 따라 정말 다른 뉴앙스를 준다.

왜냐면 캠페인의 진행 반응은 비선형적이며, 어떨때는 시나리오 자체가 비대칭적으로 한쪽이 많이 어려워 보는 경우도 생긴다. 긱 커뮤니티의 대부분의 의견은 어찌되든 비슷하게 승리와 패배의 비율이 비슷하게 흘러 간다는 점이다.

다시 예를 들어 한쪽이 방어만 잘해도 유리한 입장이라고 해보자! 그러면, 초반에 선택한 카드들이 없어질 확율이 더 크기 때문에 이미 '다운그레이된 보충병'이나 일반 카드로 시작 하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몰려오는 적들을 많이 죽으면 죽일 수록 더 적의 좋은 유닛을 다운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좋지 않은 병력으로 4개 히트 시킨다면 랜덤하게 하나만 잃게 되는데, 하나의 히트만 더 있었더라면 5개중 2개를 잃어 버린다. 그래서 뭐가 더 좋고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상황이 어떻든 매번 전투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이동의 선택, 그리고 모집 타이밍이 치명적으로 다가 올때가 주사위 운보다는 더 많았다. 그래서 지더라도 잘지는게 정말 중요한 게임이다. 이후의 하나라도 제거한 적 유닛으로 인해 전장을 유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게 14번 해야하니 축척되는 데미지는 나비 효과 처럼 무시 못할 것이다.

그리고 웃긴게 스테이지가 종료 후 미래의 일이지만, 업그레이드 때문에 정말 어떤 유닛을 모집해야 하는지 정말 고심하게 된다. 유닛에 어떤 멋진 기능이 더 붙을지 그것 조차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유닛들의 '관상'을 보기 시작했다. 이 유닛에는 이런 기능이 붙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빌면서 말이다. 이런 운 부분도 카드를 가챠하는 느낌 들어서 정말 마음 졸이면서 뽑기도 했다. 유닛 하나 하나의 일러와 이름을 즐기며 볼 수 있는 재미 포인트인것 같다.

성장한 유닛은 거짓말 같이 맹활약을 할때가 있으며, 영웅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새로운 설익은 신병들로 채워진다. 전장에서 3개월 동안 활약한 여러 유닛들의 삶과 죽음이 지금도 주마등 처럼 지나간다.


▶일단 덱에서 4장을 뽑고 시작하며, 한장은 주도권을 이용해 사용된다. 좌측 상단의 빨간색 숫자가 주도권이다. 그리고 별표시는 성장한 업그레이드 유닛이다. 이 유닛 하나의 성장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언던티드가 주는 주도권과 그리고 한계에 대해]

시스템 적으로 언던티드에서 가장 칭찬하는 부분은 덱빌딩의 4개중 하나는 주도권으로 반드시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분대장은 꽤 높은 7이라는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만 그 만큼 좋은 능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때로는 분대장을 포기 할만큼 선공이 좋을때도 많다. 분대장의 주요 능력인 모집만이 능사는 아니고 오히려 덱이 두꺼워져 부대의 효율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그래서 주도권의 치열한 심리 싸움이 발생하지만, 자신이 확실히 못이길 것 같은 작은 숫자로만 나온다면, 깔끔하게 포기 하는 부분도 중요하며, 얼굴에 평점심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때론 적이 자신 보다 더 낮은 주도권 카드를 낼 수 도 있으므로! 그러나 둘다 주도권을 양보 하면 안되는 상황이면 과감하게 높을것을 후회없니 내는것도 좋다.

나름 1년 동안 40여개가 넘는 워게임의 룰북을 읽고 익히면서 해결해야하는 부분은 '주도권', 즉 누가 선을 잡는가가 문제이다. 즉 어떻게 유닛에게 명령을 하고 누가 먼저 시작을 할 것인가, 언던티드는 동시에 두가지 문제를 해결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주도권 위해 유닛의 액션을 희생하는게 이상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칩폴 메커니즘의 경우에는 명령을 하달 받지 못하는 유닛이 발생할 경우의 게임도 존재하며, 언던티드 시스템은 그 빈도가 더 자주 일어날 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찌 보면 테마적으로 모든 유닛이 좁아터진 스탈린그라드 시가전을 수행못하고 일부만 수행하고 다음을 위해서 쉬거나 도움(주도권)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입문 턴제 워게임이 가지는 단점은 어찌 보면 명확하다. 내가 단일 버전으로는 가장 추천하는 '커맨트 앤 컬러스 시리즈'도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일방향적인 히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물론 커맨드 앤 컬러스의 카운터 카드(핸드에 들어온다면) 사용과 그리고 언던티드의 특정 유닛은 반응형 유닛도 존재 하지만,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다.

▶ 살레르노' 43( 2023) CRT: 때에 따라 공격이 항상 유리한게 아니다. 방어자가 뭔가 반응하는 CRT(전투결과 테이블)! 모든 CRT의 설계가 예술적인건 아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워게임이 주는 리얼한 재미는 난 실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공격이 일어나면 방어가 발생하는 공방이 동시에 일어나는게 더 리얼리티에 가깝지 않은가 한다. 그러나 전략 게임이나 워게임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한계점이 명확하다. 그리고 턴에 의해 지배 받게 되는 구조로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디자이너는 이 한계를 극복할 전투 결과 테이블 (CRT, Combat Result Table)이라는 만들게 했으니 턴에 상관 없이 공방에 동시에 일어나게 되는데 상황(지형, 유닛 상태)에 따라 서로의 피해 그리고 상태 이상과 후퇴 여부 까지 이 테이블을 통해서 확인 할 수 있다. 실시간 전투를 구현했으며, 어찌 보면 내가 더 어려운 워 게임에 매료된 경우이기도 하다. 사실 주사위로도 동시 공방의 메커니즘을 구현한 게임고 어찌 보면 요즘 추세이기도 하다 (예: 미국의 탄생 시리즈의 턴 바이 턴 히트 방식이 '인디언 평원 전쟁'에서는 동시 처리로 된다든지, '컴퍼니 오브 히어로'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입문 게임을 지향하는 언던티드에 CRT 테이블을 사용하는건 무리가 따르긴 한다. 그래도 '언스'에서 이러한 실시간 박진감을 해결을 위해 많은 기믹을 추가한 부분은 정말 칭찬할만 부분이었다. 이건 스포이므로 독자가 직접 느껴야 할 부분이다.

▶ 정말 치열 했던 전투의 기록들! 보여들여도 숫자가 하도 이상해서 분기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스포가 되지 않게 저의 엔딩 기록은 잘랐습니다. 전 결과를 적어서 ㅎㅎ: 제가 8승 7패로 승리는 우세 했지만 결국 핵꿀잼님이 이긴 결과가! 브랜치에 따라 어떻게 승리 구조가 바뀌는지 모든 시나리오 번호를 역추적 하지 않는 이상 정확히는 알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몇 달 후에도 진영을 바꾸어서 충분히 해볼만한 가성비 좋은 게임인것 같다. 근데 이미 캠페인 한번의 가치가 정말 빛나는 게임이었다.

 

 

[인생 최고의 게임?]

경험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인생 최고의 게임 경험을 선사한 게임이 맞다. 그래서 인생의 게임이라고 생각도 들지만, 메커니즘적으로 또 뜯어 보면 허술한 점도 많다. 그러나 개인적인 경험은 메커니즘적인 아름다움과 그리고 종합전인 재미를 보았을땐 약간 부족함 감도 있다. 그래서 워게임 전체 2위로 뽑긴 했다(링크). 그러나 완벽한 게임이 다 즐겁고 재미있는건 아니다. 게임의 완성도 보다는 게임을 어떻게 즐겼는가가 더 중요하다는걸 세삼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언던티드: 스탈린그라드'의 잘짜인 캠페인이 여러가지 감정의 빌더업을 지속적으로 시켜준 측면도 크다고 본다.

15번의 게임의 기록을 보면 초반에는 내가 많이 유리 했지만, 후반에는 '핵꿀잼'님 극적 반전을 한걸 볼 수 있다. 다음 만날때 까지 정말 ... '빨갱이'와 '파시스트'가 서로 된 마냥, 톡으로 온갖 흑색선전으로 서로의 멘탈 흔들기를 시전했고, 이기는 날이면 엄청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한 빌드업으로 인해 마지막 피날레 전투에서는 정말 숨막히는 전투가 벌어졌고, 정말 서로 이기기 싶은 강한 열망이 있었다. 3개월의 대장정이니 말이다. 초반에 유리했던 나의 자만과 뼈아픈 전술적인 선택이 마지막에 두 전투에서 두번이나 나에게 쓰라인 패배을 안겨주었다.

그 만큼 '핵꿀잼'님과 함께 3개월 동안 때론 잘못된 선택에 실망하고 복기하듯이 연구하며, 승리에 도취되기도 하며, 패배에 우울해 하기도 했다. 정말 병사들의 삶과 죽음 속에서 다녀오며 인생 최고의 게임 중 하나가 되었다. 항상 여러 워게임의 실험 대상이 되어주고, 호응도 잘해주고 테마에 서로 몰입해서 게임을 해준 '핵꿀잼'님*에게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린다.

(*'핵꿀잼'님의 보드게임 순위가 궁금하고 우리가 얼마나 이 게임을 즐겼는지 영상을 통해 알 수 있다 (링크))




▶ 윗박스 위에 있는 스탈린그라드 전장의 전체 지도! 정말 아트웍 구성도 뛰어난 게임이다. 다만 약간의 에러터는 있으니 긱을 참고하기 바란다. (링크)

 

[결언]

언던티드: 스탈린그라드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삶도 죽음도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강렬하고도 원초적인 감정을 점진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비장미가 있는 작품이다. 인생에서 최고의 보드게임 경험을 선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두의 취향에 부합 할 수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인생 게임이 될 만한 작품이다. 새해 첫 리뷰글은 반드시 '언더티드: 스탈린그라드'이어야만 했다. 그 만큼 나에게 의미가 큰 작품이며 언제 누군가 해보고 나에게도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고 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끝으로 제가 좋아하는 영화인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1998)'의 대사로 마무리 한다.

"극작가 안톤 체호프는 겨울을 희망이 없는 황량한 계절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겨울 역시 생명 순환의 일부입니다."

 

유튜브: https://www.youtube.com/@ByulBam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starkeeperbg/

블로그: https://blog.naver.com/gyro_ball

첨부1 01.png 다운로드
  • link
  • 신고하기

관련 보드게임

  • Undaunted: Stalingrad (2022)
    • Roland MacDonald
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5 vallentine
    • 2024-01-22 17:26:53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언던티드 너무 좋아하는 입장으로 한글판 쭉 나오면 좋겠습니다.
    • Lv.30 별밤★
    • 2024-01-23 08:40:26

    네~ 저도 이 시리즈 구성 대비 재미가 너무 좋더라고요 :D 한글판이든 영문판이들 알아주실 분들이 있어서 좋네요 !
    • Lv.3 물구나무서기
    • 2024-01-22 22:03:47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 Lv.30 별밤★
    • 2024-01-23 08:41:07

    물구나무서기님, 저도 감사드립니다 :D 
    • Lv.44 채소밭
    • 2024-01-26 22:16:09

    리뷰가 정말정말 너무 멋집니다! 아주 즐겁게 읽었어요! 이 리뷰를 읽고 노플로 개봉만 되어 있던 언던티드를 너무 하고싶어졌어요..! (노르망디 버전이지만)
    조만간 하고 저도 후기 그려보겠습니다 *_*
    • Lv.30 별밤★
    • 2024-02-07 13:52:42

    오호 채작가님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하니 기쁩니다 :D  (다다 알람에 익숙하지 않아 지금 봐요 ㅋㅋ) 

    채작가님의 깨알 오마주 그리고 디테일이 담긴 언던티드 만화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베스트게시물

  • [창작] [만화] 칠교신도시
    • Lv.44

      채소밭

    • 9

    • 148

    • 2024-04-25

  • [자유] 아나크로니 너무 저렴하네요..!
    • Lv.28

      Leo

    • 8

    • 424

    • 2024-04-25

  • [창작] [만화] 버거가 버거워 + 페스타 후기
    • Lv.44

      채소밭

    • 9

    • 522

    • 2024-04-09

  • [후기] [만화] 테라포밍 마스
    • Lv.45

      포풍

    • 8

    • 384

    • 2024-04-05

  • [키포지] 2024.04.20 코리아보드게임즈 듀얼 대회 후기
    • Lv.1

      새벽

    • 10

    • 289

    • 2024-04-21

  • [키포지] 즐거운 대회였습니다!! (간단한 1차 후기, 사진위주)
    • Lv.36

      물고기

    • 9

    • 226

    • 2024-04-20

  • [자유] 오늘도 평화로운 하차
    • 관리자

      [GM]신나요

    • 11

    • 2581

    • 2024-04-19

  • [자유] 전업 보드게임 작가를 꿈꾸는 분들을 위해, 김건희가 인사이트를 드립니다.
    • Lv.1

      웨이브미디어

    • 9

    • 507

    • 2024-04-18

  • [자유] 머더 미스터리 상표권 관련
    • 관리자

      [GM]하비게임본부

    • 15

    • 2087

    • 2024-04-18

  • [갤러] 라스베가스로 떠난 카우보이들 (feat. 소 판 돈)
    • 관리자

      에이캇뜨필충만

    • 7

    • 867

    • 2023-09-18

  • [후기] 메이지나이트 리뷰 및 후기입니다.
    • Lv.4

      첨엔다그래요

    • 12

    • 698

    • 2024-04-12

  • [자유] 페스타 전리품
    • Lv.52

      상후니

    • 10

    • 751

    • 2024-04-10

  • [자유] 가이오트의 사망유희왕 서대문 "오빠라고 불러다오" 편
    • Lv.27

      가이오트

    • 11

    • 732

    • 2024-04-11

  • [자유] 보드게임 페스타 가이오델로 도장 결산...
    • Lv.27

      가이오트

    • 16

    • 646

    • 2024-04-09

  • [키포지] 미니클랜전 1경기 녹화편집영상 - Katabuta vs Guru
    • Lv.14

      일리제

    • 7

    • 360

    • 2024-04-03

게임명 검색
Mypage Close My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