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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기획 [단종 게임 회고록] 제6화. 나이트폴
  • 2022-05-01 06: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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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신나요

 

누군가는 소장한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지금은 단종되어 달리 구할 길이 없어진 게임들을 하나하나 추억하며 곱씹어 봅니다.
경험과 기억에 의존하여 쓰는 글입니다. 부정확한 정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댓글로 알려주시면 가능한 한 수정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본 게시글의 사진은 직접 촬영하였거나 보드게임긱에 올라온 이미지를 활용한 것입니다.

 

AEG는 <도미니언>이 출시되고 덱빌딩 게임이 급격한 유행을 탈 무렵 ‘썬더스톤’을 위시한 몇몇 덱빌딩 게임을 출시했던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출시작들을 살펴본다면 특정한 게임 트랜드를 고수하는 것 같지는 않고 이런 저런 게임들을 다 출시하는 듯하기는 합니다만, 굳이 이렇게 도입으로 잡은 이유는 지금 소개하려는 이 <나이트폴>이라는 게임이 그 시절 출시되었던 덱빌딩 게임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게임 세팅 이미지. 중앙에 공용 카드 더미를 만드는 <도미니언> 타입 덱빌딩입니다. 다만, 각 플레이어가 자신만 카드를 살 수 있는 더미 두 개를 별도로 갖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각자의 덱빌딩에 차별화를 주었죠.

 


그때 나왔던 몇 가지 덱빌딩 게임 중에서 제가 이 게임을 구매했던 건 뱀파이어-현대물 테마가 좋아서였습니다. 뱀파이어-늑대인간-인간의 싸움을 묘사한 TRPG ‘뱀파이어’에도 관심이 많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실제로 까 놓고 보니 상당히 독특한 게임이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이 게임 특유의 굉장한 호전성에 있습니다.


한 플레이어의 차례는 전투-연쇄-획득-정리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차례를 시작부터 하자마자 전투부터 한다는 게 눈에 띄죠? 더 나아가, 이 전투 단계가 끝나면 자신의 플레이 영역에 있는 모든 하수인은 파괴됩니다. 그 유닛이 전투에서 피해를 받고 죽었든 살았든 간에 상관 없이 모조리 말입니다. 게임의 승리 목표 자체가 피해 더미의 피해 카드를 모든 플레이어들이 다 나눠가져서 더미가 비었을 때 가장 피해를 적게 받은 플레이어가 승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 하수인들을 꽁꽁 싸매둘 이유가 없습니다. 전원 공격!

 

뱀파이어 vs 늑대인간 테마에 전형적인 서구적 일러스트. 호불호가 갈릴 만합니다. 하수인 카드에는 사방에 빨간색 빗금을 그어 놓고, 공격을 받아서 체력이 1 줄어들 때마다 카드를 90도로 돌리게 한 방식도 나름 신박했습니다.

 


두 번째 단계인 연쇄 단계는 손에 있는 카드를 플레이하는 단계입니다. 왜 연쇄라는 명칭이 붙었는지 살펴보죠. 차례를 진행하는 플레이어는 자신의 손에 있는 카드 1장을 플레이 영역에 내려놓습니다. 플레이에 있어서 별다른 비용은 없지만, 보통 다른 게임 카드에서 비용이 적혀 있을 부분에 큰 달 하나와 작은 달 두 개가 그려져 있습니다. 큰 달은 해당 카드의 색상을 나타내고, 작은 달 두 개는 연결 색상입니다. 이 플레이어는 그 1장의 연결 색상에 해당하는 카드를 이어서 내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나온 카드의 연결 색상에 해당하는 카드가 있다면 원하는 만큼 카드를 붙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내릴 카드가 없거나 내리길 원치 않는다면, 시계방향으로 다음 플레이어가 카드를 이어붙이기 시작합니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한 번씩  카드를 연결할 기회를 가진 뒤, 일련의 카드 ‘연쇄’가 만들어지고 나면 가장 마지막에 나온 카드들부터 처리를 합니다. 액션 카드는 일회성 효과를 발동하고 버려지고, 하수인 카드는 각자의 플레이 영역에 놓입니다. 이 과정에서 킥커도 발생하는데요, 이것은 복잡한 개념이니 여기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중요한 점은, 다른 플레이어의 차례에도 카드를 낼 수 있다는 것이죠. 직접적인 전투에 기인하는 격렬한 인터액션과 이러한 연쇄단계의 존재로 인해, 플레이어 수가 많더라도 다운타임이 상대적으로 적고 매 차례마다 상황을 주시해야 합니다.

 

초록색 "인디고 식스"에 있는 연결색상은 노란색과 빨간색입니다. 그래서 노란색 배후공격 카드가 나옵니다. 배후공격에는 킥커가 있는데요. 킥커의 색깔이 이 카드를 내게 해 준 "인디고 식스"의 색상이므로, 배후공격을 처리할 때 킥커 부분 효과까지 처리합니다. 말하자면, 카드를 연쇄에 낼 때 키커를 처리할 것까지 고려해서 하게 된다는 거죠.

 


획득과 정리 단계는 일반적인 게임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나름의 개성적인 부분도 약간 있지만,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위에 언급한 두 가지(호전성과 연쇄) 정도로 볼 수 있겠네요.


마이너한 느낌이 나면서도, 실제로 해 보면 꽤 깔끔한 규칙과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흐름이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이 크게 인기가 없었던 건(물론 제일 큰 이유는 호불호가 강할 일러스트와 테마라고 봅니다만) 단점이 명확했기 때문일 겁니다. 당시에 제가 보았던 외국 리뷰 기사 가운데에는 이런 나이트폴에 대한 단점을 언급한 것이 있었는데요(정확히는 그 즈음 출시된 신작 및 기대작의 단점 언급이었습니다). 이 게임이 4~5인일 때에 재미있고 그 이하의 인원수는 심하게 맥이 빠진다는 정도 언급이었습니다. 저 연쇄 단계에는 카드가 연쇄에 많이 붙어 있을수록 재미가 있는데(좀 더 복잡해지지만요), 인원수가 적으면 그 연쇄가 얼마 되지 않거든요. 연쇄와 킥커의 계산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말입니다.


이후 이 게임이 단종된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을 좀 하다가 이 독보적인 게임의 매력을 단종 후 사람들에게 퍼뜨려 보겠다는 (헛된) 야망(...)을 가지고 열심히 사 모았는데요. 두 가지 확장을 구하지 못했네요. ‘동방의 하늘(Eastern Sky)’과 '검은 분노(Dark Rages)' 확장입니다. 당시 덱빌딩 게임은 확장을 우후죽순으로 내는 경향이 있었는데 '나이트폴'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그러나 단종 확정 이후에 구하려니 역시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었습니다(큰 확장은 남아돌아서 해외 사이트에서 수시로 clearance로 떴다고 합니다...).

 

제가 보유한 다섯 개의 확장이 지금 이 긱 유저의 것과 똑같습니다.

 


이 글 보는 분들 중에 누가 알까 싶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게임이긴 합니다. 몇 년 전까지 외국 사이트에서 열심히 재고 정리를 했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네요. ‘블레이드’를 좋아했고 ‘언더 월드’를 2편까지는 재미있게 즐겼으며 ‘데이브레이크’가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저 말고 또 있으시다면, 또는 그런 거 없어도 치열하게 공격적인 게임도 좋으시다면 매력적일 만’했던’ 게임을 오늘 살짝 소개해 봤습니다.

 

 

 

한때는 보드게임 컨벤션에서 AEG 부스에 걸리기도 했던가 봅니다. 대충 보이는 다른 게임들에도 격세지감이 느껴지는군요...

 


+ 이제 슬슬, 다들 모를 만한 게임들을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코너가 끝날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방증이죠. ㅎㅎ 앞으로 두 편 정도 남았네요. 하나는 독특한 셋 컬렉션 게임이고, 다른 하나는 FFG발 카드 게임입니다(넷러너 아님). 이 코너 끝나면 뭘로 계속 글을 써 볼까 고민이네요. 2주 안에 아이디어가 나올지 과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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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37 리클러스
    • 2022-05-01 09:49:07

    이스턴 스카이에 칼 들고 계신 밸리 댄서같은분도 그렇고 일러가 적어도 저한테는 먹히네요. 개임 재밌어 보입니다. 크으 세상엔 정말 많은 게임이 있군요 b
    • 관리자 신나요
    • 2022-05-02 06:41:29

    뭔가 묘한 매력이 있는 일러지요 ㅎㅎ
    • Lv.52 상후니
    • 2022-05-01 15:41:40

    굉장히 호전적인 게임이네요ㄷㄷ연쇄는 뭔가 유희왕의 체인 시스템이 살짝 생각나기도 하네요ㅎㅎ잘 읽었습니다!
    • 관리자 신나요
    • 2022-05-02 06:42:13

    네. 남아 있는 유닛은 그냥 파괴된다는 거는 이 게임 말고 다른 데에서는 본 적이 없는 듯해요. ㅎㅎ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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