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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기획 [미리보기] <오토배틀 챌린저스>는 오토 배틀러다?
  • 2023-07-14 10: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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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신나요
글: 신나요


<오토배틀 챌린저스>는 이전 인곤지능님의 리뷰에서도 언급되었지만, 보드게임으로 구현한 오토 배틀러입니다. 처음 즐겨봤을 때 저의 개인적인 소감도, 그 참신함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어떻게 보드게임으로 오토 배틀러가 될까 하는 것이, 실제로 해 보면 의외로 간결한 시스템으로 기존과는 다른 재미를 충분히 잘 살렸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정해진 토너먼트 계획표에 따른 7라운드짜리 토너먼트를 펼친 뒤, 상위 2명 사이의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승자를 결정하는 게임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덱 구성 - 대결] 의 과정을 반복해 가며 다른 모든 플레이어와 한 번 이상 대결을 펼칩니다. 다시 말해, 한 번의 전투가 끝나면 또 다른 플레이어와 대결을 펼치기 전에 덱을 새로 구성하는 겁니다. 정해진 레벨의 카드를 5장 가져와 그중 1~2장을 골라 자신의 덱에 추가하고, 덱에서 카드를 제거하기도 합니다. 그런 식으로 매 대결 사이에 덱을 계속 보강해 나가는 거죠. 
 
토너먼트 계획표를 보면 각 라운드에 어느 색깔 공원판에서 대결을 펼칠지, 그리고 해당 라운드에 어느 레벨(A나 B나 C) 카드를 가져올지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서로 다른 계획표를 갖고 있으며, 자기 계획표대로 움직이다 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매 라운드 상대 한 명과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대결 단계가 되면 덱을 섞어서 뒤집어 놓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덱 맨 위에서부터 카드를 한 장씩 공개합니다. 공개한 카드들의 파워 총합이 깃발을 지키는 상대 카드의 총 파워 이상이 되는 순간, 상대의 깃발을 빼앗습니다. 그러고 나면 깃발 앞에 있는 상대의 카드들은 모두 벤치로 내려가고, 내 카드들 가운데 제일 마지막으로 공개된 카드만이 깃발을 지킵니다(나머지 카드들은 그 카드 아래에 가려집니다). 예를 들어, 깃발을 지키는 상대의 카드 파워가 4라고 해 볼게요. 그 깃발을 뺏기 위해 내 덱 맨 위 카드를 한 장씩 뒤집습니다. 2-1이 나왔습니다. 그 다음 카드는 1 이상이기만 하면 상대의 깃발을 뺏아 오겠죠. 그 카드의 파워가 4 정도 된다면 깃발을 제법 건실하게 지킬 겁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카드의 파워가 1이라면 상대에게 금방 뺏길 게 눈에 선하죠?

깃발 소유권이 바뀌고 나면, 이제 상대가 나에게서 깃발을 뺏을 겁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다가, 1) 벤치에 자리가 다 차서 더 이상 카드를 놓을 수 없거나, 2) 덱이 다 떨어지도록 상대의 깃발을 빼앗지 못하면 패배합니다.

1)번을 조금 더 부연 설명하겠습니다. 벤치는 공원판(플레이매트) 옆에 있는 칸으로 총 6칸이 제공됩니다. 벤치에 내려간 카드들은 종류별로 한 칸씩을 차지합니다. 즉, 내 덱에 카드가 6종류 이상 들어가 있을 경우, 덱을 다 쓰기도 전에 조기에 패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카드를 6종류만 유지하려고 하다 보면, 덱 볼륨 자체가 얇아서 그냥 빨리 탈락할 수도 있습니다. 덱 구성 단계에 덱에 더하거나 덱에서 뺄 카드를 찾는 과정에서 이런 딜레마에 처하게 됩니다. 
 
양옆에는 깃발 뺏기에서 탈락한 카드들이 놓이는 벤치 공간이 있습니다. 한 플레이어가 한쪽을 쓰는데요. 같은 카드는 같은 벤치 자리에 놓입니다. 여섯 자리가 다 찼는데 새로운 카드가 벤치에 들어가야 한다면 즉시 패배합니다.



쓸모없는 카드도 없지만, 무적인 카드도 없습니다. 공격력만 깡으로 높은 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들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모 아니면 도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 콤보의 구성이 매 대결 사이 뽑는 카드 가운데 랜덤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덱 구성도 뽑기빨이 제법 작용합니다. 대결의 승패도 말할 것도 없죠. 이 게임은 그 운의 향연을 즐기는 게임입니다. 내가 짠 대로 콤보가 터지는 걸 보면서 느끼는 희열, 멋진 전략이 카드 뽑히는 순서 때문에 망가지는 우스꽝스러움, 내가 할 일은 그저 덱에서 카드를 한 장씩 뒤집는 것뿐인데도 계속해서 터지는 반전이 포인트입니다. 

얻는 카드 덱은 A, B, C로 총 3등급이 있고 등급이 올라갈수록 사기급으로 센 카드들을 덱에 더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후반부로 가면 더욱 극적인 힘 대결을 볼 수도 있습니다. 콤보를 이루는 카드들이 있고 그 콤보가 꾸준히 올라가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동안 콤보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도 재미가 쏠쏠합니다. 대결 템포가 빠르기 때문에 덱 짤 때 장고만 줄이면 진행도 시원시원하고요. 그러면서도 무려 8명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죠.


 
그냥 파워가 센 카드도 있지만, 조건부로 효과가 발동되는 카드가 대부분입니다. 이 조건을 자기 마음대로 콘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게임은 운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그게 오토 배틀러의 본질이죠.


빡빡한 전략 속에 단숨에 승리하는 대결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의 취향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게임은 구성한 덱이 그때그때 만드는 갓/망겜을 희비와 함께 즐기는 거니까요(물론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운이 좌우하는 게임을 무조건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ㅎㅎ). 그런 게 오토 배틀러의 본질 아니겠습니까. 플레이어간 실력차가 큰 영향을 끼치지도 않고요. 그러면서 자기 덱을 입맛대로 만들어가는 느낌은 잘 삽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건, 대결에서 패배하는데도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고 그저 웃기기만 했다는 겁니다(물론 승부욕 강한 사람이라면 다를 수는 있습니다만, 실력이 만든 패배가 아니라 상황이 만든 패배니까요).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승패가 판가름나는 게임 가운데서 이렇게 기분 좋게 질 수 있는 게임은 거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규칙이 간결한 파티 게임이 아닌데도 다인플에서도 유쾌하고 경쾌한 게임을 찾으신다면 추천 드립니다. 물론 승부욕이 너무나도 강한 사람과 하는 게 아니라면요. 체감에 비해 시간은 좀 걸리는 게임이니 브릿지용으로는 맞지 않습니다만 나름의 전략을 기대해 가며 덱 짜는 맛도 좋으니 메인급으로 즐기기에 밀리지도 않습니다. <마닐라>와 <라스베가스>의 찰진 운빨맛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거기에 전략맛을 세 스푼 반 추가한 이 게임을 기대해 주세요.


 
이미지 출처: 보드게임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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