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달라지는 것은 각자에게 주어지는 일꾼의 수이다. <비티컬처>에서 각 플레이어는 게임 시작 때 일반 일꾼 둘과 행동 칸 제약을 받지 않는 원로 일꾼 하나를 받으며, 게임 중 특정 행동 칸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일꾼을 늘려나갔다. 하지만 <비티컬처 월드>에서는 시작과 동시에 일반 일꾼 넷에 원로 일꾼 하나가 주어진다. 다만 일반 일꾼들이 여름과 겨울을 상징하는 모자를 쓴 상태로 시작한다. 이는 계절 일꾼이라 불리며 훈련되지 않은 일꾼을 뜻한다. 계절 일꾼은 게임판의 모든 행동 칸을 사용할 수 없고 특정한 계절의 행동 칸만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한 라운드 동안 여름의 행동만 집중적으로 플레이하거나 겨울의 행동만 집중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은 봉쇄되어 있다. 따라서 <비티컬처 월드>에서 ‘뒤처진 플레이어에게 좋은 행동 칸을 몰아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같은 안일한 접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일꾼을 훈련하면 족쇄가 되는 모자를 벗을 수 있는데, 이렇게 모자를 벗기는 것은 제한된 시간 안에 모두가 목표 점수를 얻기 위한 매우 중요한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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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비티컬처>에서 플레이어는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매 라운드 시작 때, 좋은 보너스를 받고 차례를 나중에 하는 불이익을 받을지, 좋은 보너스를 포기하는 대신 차례를 일찍 하여 좋은 행동 칸을 선점할지 눈치작전을 벌여야 했고, 라운드 진행 역시 한정된 행동 칸 가운데 중요한 행동을 먼저 선점하기 위한 눈치작전의 연속이었다. 또한 카드를 사용할 때도 때 다른 플레이어가 부수적인 이득을 얻는 상황을 피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충분한 점수를 얻어야 하는 <비티컬처 월드>의 게임 분위기는 기존 <비티컬처>와 사뭇 다르다. <비티컬처>에서 여러 사람이 경쟁하는 행동 칸을 점유하고 혼자 발전하며 치고 나가는 것은 승리를 위한 묘수였다. 하지만 <비티컬처 월드>에서 이런 수는 이기적인 행동에 불과하다. 카드의 가치도 완전히 달라져 여기서는 많은 플레이어가 함께 이득을 볼 수 있는 카드가 최고의 카드가 된다. 이렇게 게임 진행 양상은 크게 바뀌지만, 라운드 시작 보너스의 배분, 제한된 행동 칸, 효과적인 카드 사용과 같은 문제는 이전과는 다른 의미로 플레이어들을 압박한다.

<비티컬처 월드>에는 게임마다 달라지는 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승리 조건 달성에 도움이 되는 혁신 타일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추가됐다. 혁신 타일은 행동 칸을 더 좋은 행동으로 바꾸거나 더 많은 일꾼이 일할 수 있는 행동 칸으로 바꿔주는데, 혁신 타일은 무작위적인 순서로 등장하기에 등장한 혁신 타일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게임 공략의 중요 변수가 된다.

각기 다른 대륙을 배경으로 하는 이벤트 덱들. 대륙마다 다른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게임 진행 난이도도 다르다.

또한 이벤트 덱 역시 게임에 추가적인 변수와 환경을 제공한다. 매 라운드마다 이벤트가 공개되는데, 플레이어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예기치 못한 시련을 안기기도 한다.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아프리카 등 7개 대륙의 이벤트 덱이 준비되어 있는데, 이들은 게임마다 다른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게임 시작 전 난이도를 정할 수도 있다. 이벤트 덱은 <비티컬처 월드>란 이름에 걸맞게 점점 더 어려운 대륙의 이벤트에 도전하며 와인으로 세계를 제패하는 게임으로 만들어준다.

보통 보드게임의 확장이라면 기본판 게임을 이미 많이 경험한 숙련자를 위한 좀 더 복잡한 규칙이 더해진 것을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비티컬처 월드>는 오히려 신규 플레이어들과 함께 규칙을 익히며 함께 즐길 수 있게 만들어진 독특한 확장이다. <비티컬처>를 색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며 색다른 재미를 만끽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