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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기획 영화로 보는 키포지 이야기
  • 2022-10-18 08: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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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GM]언테임드


<키포지>의 카드들은 다양한 오마주와 패러디를 담고 있어, 게임 자체의 재미 이상으로 카드에 얽힌 비화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더 재미있는 <키포지>를 즐기기 위해 카드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 가보자!


허무한 패배



'허무한 패배'는 '사우리안' 세력에 소속된 행동 카드로, 생명체 하나를 소진시켜 그 생명체 위에 올려둔 앰버 3개를 공급처로 되돌리는 카드다. 보통은 아군 생명체의 앰버 수확을 포기하는 대신 포획한 앰버를 공급처로 돌리거나, 아예 상대 생명체를 소진시켜 다음 차례에 무력화시키는 용도로 사용하는 카드다. 이 카드는 고전 영화를 좀 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대번에 기시감을 느끼게 된다. 1968년에 상영된 명작 SF영화인 <혹성탈출>의 엔딩을 오마주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영화사에 족적을 남길 정도의 충격적인 반전으로 유명한 <혹성탈출>의 마지막 장면을 오마주한 카드가 바로 '허무한 패배'다. 이 장면에서 주인공은 난파당한 행성의 해안가를 따라 달리다 반파된 자유의 여신상을 발견하고 자신이 도착한 행성이 멸망한 지구였다는 것을 깨달아 절망에 빠져 쓰러지고 만다. 이때 주인공이 외치는 대사가 다음과 같다.

이 미친놈들!! 너희들이 다 망쳤어!!
젠장! 다 지옥에나 떨어져 버려!!
(You maniacs!! You blew it up!!
Damn you! Damn you all to hell!!)


플레이버 텍스트에서 "젠장! 디스에나 떨어져 버려라!"라면서 갑자기 디스를 언급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 크루시블에서 '디스' 세력에 대한 인상이 지옥과 동일하다는 것도 살짝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대가 내 앰버 3개를 꽉 채워서 포획한 생명체를 소진시키며 앰버를 버리는 장면을 목도하고 나면 <혹성탈출>의 주인공처럼 바닥에 엎어져 "젠장! 디스에나 떨어져 버려라!"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심해행 포탈



크루시블의 심해를 지배하는 세력, '언패더머블'의 대표 카드인 '심해행 포탈'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심해행 포탈'은 물결을 높일 수도 있고, 물결이 높다면 최소한 앰버 1개와 카드 1장의 이득을 가져올 뿐 아니라, 보관 효과 때문에 반복 사용이 가능하다. 덕분에 강화가 추가로 붙을 때마다 성능이 수직상승하는 강력한 효과를 지닌 카드로 '언패더머블' 세력을 대동하는 집정관들의 큰 사랑을 받는 카드다.

대부분의 집정관들은 그저 심해에 포탈이 열려서 고래가 튀어나왔나보다 싶었겠지만, 역시 고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저 고래의 모습을 어디선가 많이 봤다고 느낄 것이다. 그 정체는 바로 코믹 SF 작품의 정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찾을 수 있다. 1968년 라디오 드라마로 출발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이래로 화분과 고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2005년에 상영된 동명 영화의 한 장면으로. 불가능 확률 추진기라는 물건에 의해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어뢰 두 개가 하나는 향유고래로, 하나는 화분으로 변해 자유낙하 하는 장면이다. 고작 2분 남짓한 부분이지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명장면으로, 이 짧은 장면이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 크루시블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으며, '심해행 포탈' 카드의 고래 옆에 뜬금없이 놓여있는 화분이 이를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다.
유화, 티셔츠, 모바일 화면까지 향유고래와 화분의 배리에이션에는 끝이 없다.

또한, 플레이버 텍스트 "크루시블에서 살다 보면 불가능에 대한 인식이 철저하게 뒤집힌다."란 말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속 '불가능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불가능확률 추진기에 대한 오마주로 볼 수 있다.
 

집정관의 복수, 비행하는 망령, 망자의 함



최신 사이클인 어둠의 물결에서 '섀도우' 세력의 유물들은 물결이라는 신규 콘셉트와 범죄 길드라는 세력 특성에 맞춰 관련 영화를 오마주하고 있다. '망자의 함'은 이번에 추가된 퀘스트 유물, 나머지 두 함선은 탈취 효과를 가진 함선으로 각각 따로 보면 연상이 쉽지 않지만, 함께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그 이름을 외치게 된다.
캐리비안의 해적 2편 중 망자의 함

바로 <캐리비언의 해적> 시리즈이다.'망자의 함'은 <캐리비안의 해적> 2편부터 나온, 악당 데비 존스의 심장을 담은 함을 오마주한 것으로 보이며, '비행하는 망령'은 불사자들의 함선인 '플라잉 더치맨'(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그리고 '집정관의 복수'는 시리즈 4편과 5편에 나오는 검은 수염의 함선인 '앤 여왕의 복수'를 오마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2편과 3편에 등장하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호

이번 '섀도우' 세력의 유물들은 카드 일러스트뿐 아니라 카드의 효과도 영화와 관련이 있다. 시리즈 3편의 클라이맥스에서 망자의 함을 얻기 위해 영화의 주요 인물 6명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고, 우여곡절 끝에 그 싸움이 정리되면서 바다의 질서도 다시 세워지게 되는데, '망자의 함'이 가진 효과(생명체 여섯 이상 파괴 시 앰버 획득)는 그러한 영화의 이야기를 참고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캐리비안의 해적 4편과 5편에 등장하는 앤 여왕의 복수 호

같은 영화에서, 바다의 여신 칼립소의 분노를 사 폭풍우 속에서 싸우던 '플라잉 더치맨'은 선장이 전사하면서 침몰하게 되는데, 이것이 '비행하는 망령'이 물결을 빼앗길 때 파괴되는 효과로 표현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집요하게 기어 오는 것



'집요하게 기어 오는 것'은 어둠의 물결 이전 집단변이 사이클에서 등장한 '디스' 세력 소속 카드이다. 이 카드의 효과는 세력으로 '디스'를 선택하면 버림 더미에서 다시 손으로 되돌아와서 다시 필드에 나오는, 말 그대로의 집요함을 보여주기 때문에 '로고스' 세력의 'Q-정비공'과 함께 보너스 기호가 많이 붙으면 붙을수록 기하급수적인 가치 상승을 보여주는 카드라고 할 수 있다.

이 카드에 나오는 개체는 로봇 같은 생김새에 많은 눈과 다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와 닮은 개체를 역시 유명한 SF 영화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매트릭스> 시리즈에 나오는 센티널이란 로봇이다. 시리즈 1편에서는 후반부에 등장해 주인공 세력을 강하게 압박하며 긴장감을 줬고, 시리즈 2편과 3편에서는 막대한 물량으로 주인공과 인간 측 세력을 몰아붙인다.

영화에서는 틀어놓은 수돗물처럼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막대한 물량과, 인간 레지스탕스를 파괴하려는 집요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모습이 전체적인 카드 디자인에 반영된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단속 평형



'단속 평형'은 두 번째 사이클인 승천의 시대부터 최신 어둠의 물결 사이클까지 계속 '언테임드' 세력에서 등장한, 강력한 카드 뽑기 효과를 가진 카드다. 상대방에게는 모아놓은 카드를 버리게 강요하고 자신은 사용할 카드를 보충하게 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간의 <키포지> 사이클을 전부 살펴봐도 '단속 평형'의 일러스트에 보이는 저 벌레 비슷하게 생긴 생명체나, 녹색 도마뱀 같은 생명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언테임드' 세력의 카드 중 '맹렬한 대립'에 비슷한 생물이 하나 나오긴 하지만 그나마도 돌연변이가 되어버렸는지, 정확하게 같은 생명체라고 말하긴 어렵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이 생명체들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영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마지막 장면에 대한 오마주로 추측할 수 있다. 자연의 분노를 상징하는 오무라는 벌레들이 달려드는 앞에서, 새끼 오무와 나우시카가 분노를 재우기 위해 서 있는 이 장면을 기어 오는 벌레 앞 녹색과 파란 생물이라는 구도를 재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효과 자체도 파괴와 재생이라는 테마를 담고 있어 원작의 주제 의식을 잘 표현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의 심판




이번 시즌에 물결의 영향을 받는 카드가 많은 '생텀'에게는 양날의 검인 효과 때문일까, 아직 사용해보지 못해 아쉬운 '생텀'의 물결 초기화 카드 '물의 심판'도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카드이다.
몬티 파이튼의 성배

마녀재판을 모티프로 그렸음이 분명한 일러스트에서 연상되는 영화는 영국의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튼의 명작, <몬티 파이튼의 성배>이다. 아서왕 전설을 익살스럽게 비튼 이 작품에는 마녀재판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아서왕의 기사단 내 최고의 지성이라는 베디비어는 다음과 같은 논리로 한 여자의 마녀재판을 진행한다.

마녀는 불에 탄다
→ 마녀 말고 불에 타는 것은 나무다
→ 나무는 물에 뜬다
→ 오리도 물에 뜬다
→ 여자와 오리의 무게를 재서 같으면 마녀다

이 황당한 논리가 놀랍게도 진실에 닿았으니, 그 여자는 정말로 오리와 몸무게가 같았으며, 마녀였던 것이다. '물의 심판' 카드에 특별한 이유 없이 그려져 있는 오리, 그리고 마녀의 무게를 잴 때 사용한 저울을 닮은 쇠사슬로 미루어 연관이 있으리라 짐작하지만, 워낙 개성이 강한 세력인 '생텀'이라서 확언하긴 어렵다.

 
 광기깎는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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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Lv.8 아니이러
    • 2022-10-18 11:51:38

    덕분에 키포지의 테마에 더 잘 녹아들 것 같습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드려요 :D
    앞으로 저 카드들을 사용하거나, 맞는다면 반가울 것 같아요

    특히 첫번째 카드를 잘 뜯어보니 혹성탈출 마지막 부분을 보며 느꼈던 무력감이 새록새록 생각나는군요 ㅎㅎ
    • Lv.45 폭풍먼지
    • 2022-10-18 16:11:16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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