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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룬바운드 3판] 블리자드에 "아제로스"가 있다면, FFG에는 "테리노스"가 있다.
  • 2016-01-13 16:10:02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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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리히터
모험. 이 단어는 어디에 붙여도 사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지금이 아닌 어딘가에서, 이름 모를 누군가와 만나 , 가본 적 없는 곳을 경험한다."

보드게임 쪽에서도 이런 욕망을 총족시키기 위해 많은 시도들이 되고 있는데요.
이번에 오늘 소개할 룬바운드 3판도 그 중 하나입니다.

<소개>

우선 룬바운드에 대해 간단히 말하자면, 가상의 세계 "테리노스" 대륙에서 벌어지는 판타지 테마의 어드벤쳐 보드게임입니다.



<상단 : 룬바운드 2판, 하단 : 룬바운드 3판>

이 게임은 2004년 지금은 AoS나 브래스 등으로 유명한 마틴 월레스 디자이너를 통해 FFG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인기에 힘입어 다음 해인 2005년에 2판이 나왔습니다. (제가 처음 룬바운드를 해본 것도 2판이 나온 2005년이었네요.) 그 후 룬바운드의 여러 확장들이 발매되었지만, 어느 시점부터 더이상 룬바운드는 제작이 되지 않았고, 대신에 디센트, 룬워즈, 던전퀘스트, 룬에이지 등등 그 세계관을 공유하는 여러 종류의 게임들이 발매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정작 룬바운드 그 자체에 대한 소식은 전혀 없었죠.

그리고 10년이 지난 2015년, FFG를 통해 룬바운드 3판이 예고되었고, 글을 쓰는 지금에는 출시를 한 상태입니다.

<어떤 게임?>



룬바운드는 레벨업해서 몬스터를 잡고 자신을 성장시켜나가다, 시나리오에 따라 나중에 최종 보스를 잡는 식의 전형적인 RPG 모험 보드게임입니다. 이러한 게임 플레이는 요즘 흔한 판타지 테마의 협력 게임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진행이지만, 룬바운드는 여러 시나리오나 퀘스트를 진행하는 캠페인 진행이 아닌 한번의 게임 세션 동안 큰 지도 위를 돌아다니며 목적을 다른 플레이어보다 빨리 수행하기 위해 싸우는 경쟁형 단판 게임이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구성은 이런 류의 보드게임의 할아버지뻘쯤 되는 "탈리스만"과도 비슷한데요. 이 쪽은 모노폴리 같이 보드판을 빙빙 둘러싼 계층형 사각 칸이 아닌, 헥스로 그려진 실제 지도 위를 돌아다니며 모험을 하는 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몰입감이 더 큰 편입니다.

<성장의 자유도>

이 게임은 판타지 어드벤쳐에서 꼭 필요한 탐험, 성장, 그리고 성취 3가지 요소를 잘 다루고 있습니다.

- 주사위를 굴려 지도 위를 돌아다닌다.
- 마을이라면,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
- 특정 위치에서 모험을 한다. (전투, 퀘스트, 이벤트)
- 휴식한다
- 훈련한다.

간단명료한 위의 5가지 행동을 반복하며, 스킬을 배우고 장비를 맞춘 후
시나리오의 목적(보통은 최종 보스와의 전투에서 승리)을 달성하는 식의 진행입니다.

과거 룬바운드 2판을 기억해보면 전투, 즉 몬스터와 싸워 이기는 것에 대한 보상이 매우 컸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요소가 판타지 RPG 류에서는 재미난 경험임은 분명하지만, 무턱대고 전투 쪽이 다른 것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게 디자인이 되어버리면 게임을 거듭할수록 효율성을 찾게 되는 게이머의 특성상 다른 종류의 모험 혹은 특정 캐릭터들은 뒤쳐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잘 싸울 수 있게 기술과 장비를 모으는 것이 게임의 최종 목표지만, 거기로 도달하기 위해서도 결국 전투로 시작해야하는가?
전투로 시작해서 전투로 끝나는 게임? 룬바운드 3판을 해보면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입니다.

이 게임에서의 모험은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3가지 종류(전투, 퀘스트, 이벤트)가 있는데,
이번 3판에서는 각각의 모험 종류에 따라 캐릭터의 능력을 다양하게 요구합니다.

전투는 장비와 전투 기술이 강할수록 유리, 퀘스트는 이동력이 강한 캐릭터가 유리하며,
이벤트 같은 경우는 캐릭터의 자질(Attribute)을 기반으로 한 테스트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런 스테이터스를 높여두면 유리합니다.

이런 식으로 캐릭터의 특징을 보고 어떤 유형의 모험을 많이 진행할 것인가 결정하거나, 추후 상황에 따라 캐릭터의 성장 방향을 잡아갈 수 있는 큰 지표가 명확하게 설정되어, 나는 어떤 망캐인가?에 대한 인지가 빠르죠. -ㅂ- 이와 더불어 모험 종류에 대한 보상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점도, 다양하게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가는데 있어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이야기의 전달>

판타지 RPG나 어드벤쳐 류에서 쉽게 접하는 영웅과 드래곤 혹은 용자와 대마왕 같은 무난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걍 저기 가서 저거 잡아라고 하는 식이면 좀 심심하겠죠. 다만 이런 류의 게임에선 사실 대단히 진중하게 스토리를 묘사하며 플레이어 진행에 끼어드는 것도 무척 힘듭니다. 경쟁형 게임이기도 해서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내가 어떻게 성장하느냐를 먼저 생각하지. 왜 성장해야하는가는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테마에 대한 목적을 강하게 전달하는 진행은 디센트식 던전 탐험 게임에서 충분히 다루고 있기도 하구요.)

룬바운드 3판은 "스토리 카드"라는 형식으로 시나리오별 이야기 전개를 적절한 볼륨으로 진행해나갑니다.
위에서 말한 3가지 종류의 모험 덱에 스토리 관련 전투/모험/이벤트들을 섞어두고, 특정 시점별로 등장하는 시나리오 전용 카드들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거죠.

이런 류의 구성은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하는 사이사이 환기하는 느낌으로 시나리오 관련 언급이 나오는 수준이라, 크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기분 내기에 좋은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독특한 전투 방식>

이것저것 달라진 점이 많지만,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역시 전투 시스템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많은 RPG게임의 전투에서 흔히 주사위를 사용하여 전투를 진행하는데, 이번 룬바운드 3판에서는 이른바 전투 토큰이라고 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등장합니다.



이게 좀 생소하지만 500원 짜리 동전 크기만한 두께감이 있는 종이 토큰을 이용해 전투를 하게 되는데. 전투에 참여한 플레이어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토큰을 잘 흔들어 흩뿌리듯 위로 던지면 각각의 토큰은 어느 면으로든 떨어지겠죠. (서지 않는 이상...) 그러면 그 면에 그려진 아이콘을 가지고 이를 소비해가면서 전투를 진행합니다. (토큰을 던지는 방법은 코인처럼 하나씩 튕겨도 되고 어떻게든 잘 돌아가서 멈추게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모든 토큰을 다 소비하고 전투가 안끝났다면 다시 토큰 던지고 다음 라운드 진행. 이렇게 계속 전투가 반복됩니다. 

이런 토큰 간의 전투는 각기 서로 던진 토큰들의 아이콘이 결정된 시점에서 각자 번갈아 토큰을 하나씩 사용하며 진행되는데, 여기서 색다른 재미가 발생합니다. 공격 아이콘이 그려진 토큰을 사용하면 상대를 공격하고, 민첩 아이콘은 내 토큰 하나를 뒷면으로 뒤집거나 상대의 토큰을 다시 던지라고 하는 식으로 결과에 대한 변형을 줄 수 있고. 더블 심볼 아이콘은 다른 토큰을 그 위에 올리면 토큰의 효과가 2배가 되는 식으로 사용하는데, 이게 서로의 토큰을 보면서 한수한수 진행하다보니 체스나 장기를 두는 느낌이 납니다. 내가 이걸 이렇게 올리면 저걸 뒤집겠지? 저건 위협적이니까 다시 튕겨보라고 하자 이런 식으로 전개되는 전투는 주사위로 하는 전투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더라구요. 그리고 각기 토큰들은 전부 1/2 확률로 어떤 면이 나오도록 구성되어 있다보니, 토큰 하나하나를 다시 던져보는 것에 대한 기대값이 주사위보다 커서 서로간의 긴장감이 더 높아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게임에서 장비를 구입하게 되면 기본 액션 외에 무기나 방어구에 따라 던질 수 있는 토큰이 추가되서 더 많은 공격 이나 방어를 할 수 있게 되는 식으로, 단순히 주사위가 추가되는 것보다 내 장비가 생기는 느낌이 잘 전달되는 점도 좋았네요.

<디자이너>

과거 2판의 디자이너가 이제는 너무도 유명한 마틴 월레스씨였기 때문에, 3판이 발표되었을 때도 이런 부분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많은 룬바운드 팬들은 사실 신판이 나온다는게 중요하지. 꼭 마틴 월레스씨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을겁니다.

이번 룬바운드 3판의 디자인은 FFG의 Lukas Litzsinger씨라는 분이 맡으셨습니다. 따로 이름을 크게 박고 활동하는 디자이너가 아닌 FFG 소속 디자이너라 아마 이름이 많이 생소하실텐데요. 하지만 이 분은 FFG 게임, 특히 안드로이드 넷러너의 팬들 사이에선 안드로이드 넷러너의 리드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사람입니다. (지금은 다른 분이 한다고 알고 있어요.)

사실 여기서 아는 사람만 아는 디자이너 얘기를 하는게 좀 이상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분이 리드 디자이너를 하는 동안 넷러너를 즐겨하면서 많이 놀랜 부분들이 있었고, 그 부분들이 고스란히 룬바운드 3판에도 잘 들어가있는 것을 보고 감탄하는 마음이 있어 언급해보려고 합니다.

안드로이드 넷러너는 이제 FFG LCG 라인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카드 게임인데요. 개인적으로는 3년 가까이 이렇게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카드 게임을 지금까지 큰 이슈 제기 없이 잘 끌어왔고, 규칙들과 카드의 능력들에 대한 밸런스와 고민을 정말 적절한 선에서 잘 조정해왔다고 평가합니다.

이 사람의 디자인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일단 규칙에서 워딩이라고 표현해야할까요. 단어 그 자체에 일종의 약속을 부여해서 그 단어 자체만으로 어느 정도 규칙을 포함하다보니, 비슷한 의미의 다른 단어가 나와도 헷갈림 없이 그 단어는 이거니까 그건 맞다/아니다라는 식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굉장히 훌륭합니다. (이는 넷러너 외에 다른 LCG를 몇몇 즐겨보면서 더더욱 강하게 느낀 점이기도 해요. 몇번을 해도 FAQ를 뒤적이게 만드는 애매한 규칙의 게임들이 참 많습니다...)

이런 디자인 특색은 이번 룬바운드 3판에서도 여전히 잘 나타있어서, 예를 들면 Explore라는 단어는 "이동 주사위를 굴린다"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결정해두고 이런 표현을 스킬 같은데서도 편하게 활용합니다. 이러면 적어도 이 게임 내에서는 저 단어를 가지고 이건 이 의미고 저건 저 의미고 이런 식으로 의견이 분분할 이유가 없죠.

Lukas씨 만의 이런 디자인 규약이 알게 모르게 모이다보니, 규칙서를 볼 때도 굉장히 편하게 읽히고 게임 설명하거나 플레이할 때도 부딪히는 부분에 대해 명쾌하게 해결 가능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하고 나면 정말 깔끔한 맛이 들어요. (넷러너도 지금까지의 FAQ나 Lukas씨가 트위터를 통해 답변을 주는걸 규칙과 함께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이런 부분 때문에 넷러너에 이어 룬바운드 3판을 해보고 나서는, 앞으로 FFG 제품에서 이 분이 디자인하는 게임은 적어도 규칙만큼은 잘 짜여져 있을 것이라는 신뢰감이, 아니 확신이 들었습니다.

<총평>



게임 특징을 보면 잘 아시겠지만, 이런 형태의 게임에서 룬바운드와 비교될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메이지 나이트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나온 경쟁형 RPG 어드벤쳐 게임 중에서는 최고의 작품성과 인기를 자랑하고 있구요. 

메이지 나이트는 룬바운드에 비하면 훨씬 더 큰 스케일과 복잡도를 자랑합니다. 시나리오도 커스터마이징 요소도 가득하며, 인터액션의 형태도 한가지가 아니며 각각의 게임 요소마다 할 수 있는게 많습니다. 다만 단점은 너무 복잡합니다. 할 수 있는걸 다 집어넣다보니 하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다 체크해줘야 하고, 전체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죠. 그에 비하면 룬바운드는 메이지 나이트가 나오기 전인 과거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전형적인 미국식 게임입니다. 이동 주사위 굴리고 걍 주사위 굴리고 싸우고... 다만 이번 3판에 들어오면서 다양한 루트의 성장 방법과 토큰 배틀을 통해 전투에서의 전략성을 조금 바꾸면서 보다 깔끔하게 정리한 느낌이 강합니다. 비유가 어설프지만, 메이지 나이트는 울티마, 룬바운드는 드래곤 퀘스트 정도 되려나요ㅎㅎ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씀드리기 힘들 정도로 둘다 정말 재미난 게임임에는 분명하지만, 과거 2판을 접했을 때의 충격, 재미, 추억 보정에 제 개인적인 취향까지 더해져서 룬바운드는 과거 2판부터 현재 3판까지 인생 게임 중의 하나가 되버렸습니다. (이번 룬바운드 3판도 출시되자마자 구해서 지금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간 대비 플레이 횟수는 다른 게임에 비헤 월등하게 높을 정도로 돌렸네요.)
 
- 친한 친구 지인들과 2-3시간 가볍게 투닥투닥거리며 캐릭터에 이런저런 장비도 붙이고 신기방기한 스킬도 배우면서 부활을 앞둔 드래곤을 잡아보는 신선한 경험을 원하신다면.
- 메이지 나이트나 탈리스만을 좋아하신다면.
 
이번 룬바운드 3판은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

* 좋은 게임의 한국어화 자료를 만들어 주신 물휴지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해드립니다
 
* 모든 이미지는 보드게임긱에서 가져왔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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