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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17] 봄의 문을 열고 다가온 아름다운 퍼즐게임, 하모니즈
  • 2024-04-05 13: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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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6 [개굴이]

0. Harmonies

안녕하세요, 오늘은 보드게임 이야기하는 양서류, 개굴이입니다. 

퍼즐과 보드게임은 뗄 래야 뗄 수 없는 사이일거에요. 둘 다 2차원 평면 위에서 즐기는 유희이고, 브레인스포츠라는 공통점도 있으니까요.

굉장히 많은 보드게임들이 매커니즘에 퍼즐요소를 포함하여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닐겁니다.

최근 몇년간 캘리코, 캐스캐디아, 보태닉가든으로 고유의 영역을 갖춰나가고 있는 플랫아웃 게임즈가 그렇고, 이번 페스타때에는 우베 로젠베르크의 퍼즐게임인 칠교신도시도 발매 예정이죠? 


이런 퍼즐게임은 비교적 어렵지 않은 규칙임에도 끊임없이 고민을 해야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이번 보드게임 페스타에 여러분들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겨줄 게임이 발매 대기열에 서 있네요. 

 

오늘 이야기 해 볼 게임은 코리아보드게임즈의 "하모니즈" 입니다. 

 



 

 

 

1. 어떤게임인가?
 

▲ 아트워크가 상당히 아름다운 편.

 

하모니즈의 중앙판에는 15개의 풍경토큰이 3개씩 짝을이루어 5개 더미로 나뉘어져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차례가 되면 중앙판에서 한 칸을 골라 해당 칸의 토큰을 모두 가져옵니다.

그리고 가져온 토큰들을 모두 자신의 개인판에 배치하며 게임을 진행하는데요, 이 풍경토큰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게임이 종료된 후 점수를 받게 됩니다. 

 

게임이 종료되면 여러가지 조건을 따져보고 승점을 계산하여 가장 높은 점수의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되는 퍼즐게임이에요. 


 

 

 

2. 게임의 특징

 

기물을 배치해가며 점수를 획득하는 퍼즐게임이 최근에 많이 나오는 것 같네요.

이런 게임들의 개성은 플레이어의 사고를 어떻게 쥐어 짜내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L은 어떻게 하면 퍼즐을 물흐르듯 완성시킬 수 있는가라는 "최적화 과정"을 플레이어들에게 요구하죠?

하모니즈는 "선택"이라는 요소를 통해 그 착즙기를 구성하고 있어요. 

 


▲ 이 게임의 메인임과 동시에 여러분들의 고민거리가 될 풍경(토큰)과 동물(큐브)
 

이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네요. 하모니즈에서 플레이의 중심이 되는 기물은 "풍경 토큰"입니다.

이 풍경토큰은 크게 두 가지 용도로 사용되는데요, 풍경 구성과 서식지 구성이에에요. 


풍경은 다시 다섯개의 종류로 나뉘는데, 각 풍경별로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게임이 종료된 후 풍경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은 다른 산들과 인접한 상태로 높이 쌓으면 점수고요, 나무는 녹색 나무로 덮여있는 나무의 층 수에 따라 점수고, 물은 길이에 따라 점수고. 이런 식이죠.

그리고 이 풍경점수는 최초 세팅할 때 사용하는 개인판이 A면인가, B면인가에 따라 정해져서 게임 내내 해당 조건이 사용됩니다.

 

▲ 다섯 개의 풍경에 각각의 승점 조건이 딸려있어서, 그걸 감안하며 배치해야 합니다.


그럼 이 풍경을 각각의 조건에 맞게 끼워맞추는 게임인가 묻는다면, 그렇게 간단할 리 없겠죠?

설명을 들으며 "그럼 산은 한쪽에 몰아놓고, 들판은 두 개씩 쪼개놓고 하면 되겠군 ㅇㅋㄷㅋ" 할 때 쯤, 동물 점수가 고개를 들이밉니다. 

 

동물카드의 경우 카드별로 정해진 풍경조건을 만족하면 해당 칸에 큐브를 내려놓으며 점수를 획득하는 요소입니다.

언뜻보면 풍경점수와 비슷하다 생각할 수 있는데요, 풍경 점수는 기본적으로 풍경요소 하나하나의 독립적인 조건을 확인하여 계산합니다.

반면에 동물 점수는 서로 다른 풍경요소들의 상호 위치관계에 따른 조건을 확인해야 하고요, 해당 조건은 게임내내 순환하는 동물카드에 따라 정해져요. 

 

아마 풍경점수만 있었다면 하모니즈는 정답이 있는 경직된 퍼즐게임이었을거에요.

하지만 이 동물점수가 등장하는 순간, 풍경토큰을 배치하는데 변수가 추가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하모니즈는 여러분들에게 "조건"이라는 첫번째 선택지를 내밉니다.

"지금 쥐고있는 그거, 어느 조건에 맞춰 놓을거야?" 라고요. 

 

▲ 각 동물카드들은 풍경들끼리의 특정한 위치관계를 요구합니다.
 

결국 모든 풍경은 두 개 이상의 조건을 고려하면서 배치해야 합니다.

당연히 어느 풍경을 가져오는가에 따른 선택 자체도 그만큼 섬세해야 하고요, 그런데 여기서 하모니즈는 두 번째 선택지를 여러분에게 던집니다. 바로 "가치"에요.

하모니즈에서 여러분들은 타일을 가져올 때, 중앙판에 있는 3개짜리 5개 타일 세트 중 하나를 가져와야 하고, 그것들을 모두 배치해야 하거든요.

아, 설마 세 타일 모두가 여러분에게 필요한 타일로 묶여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계신건 아니겠죠? 에이 설마요. 게임 하루이틀 하시는 것도 아닌데요. 

 

▲ 당연히 저 다섯개 중 내 구미에 딱 맞는 세트가 있을리가 없죠.

 

이런건 최근 플랫아웃게임즈의 비슷한 퍼즐 게임인 캐스캐디아와 보타닉가든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선택지의 자유도를 제한하여 불필요한 요소를 덤으로 끼워줌으로서 개별 타일의 가치가 아니라 세트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나마 캐스캐디아든 보타닉가든이든 솔방울이나 따봉토큰을 이용하여 그 선택지를 일시적으로 쪼갤 수 있었지만, 하모니즈는 그런 자비는 베풀어주지 않습니다. 그냥 골라서, 그냥 배치해야해요.

이렇게 하모니즈는 여러분들에게 "이 중 뭘 고를거야? 그리고 그걸 어디에 놓을건데?" 라는 선택지를 조금 더 딥하게 제시하는 편이에요.

 

 

 

 

3. 우리에게 이 게임은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 많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규칙 자체가 굉장히 간결한 편입니다.

빠르게 설명할 수 있고요, 규칙사이에서 헷갈릴만한 요소도 없어서 쉽게 게임에 뛰어들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트워크도 매력적이니 꺼내고, 플레이함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아마 이거 꺼냈을 때 눈살 찌푸리는 분들 잘 없을걸요? 

 


▲ 배우기 쉽고, 예쁘고. 게다가 잘하기는 어려운거면 이미 게임 끝난거 아닌가요?

 

하모니의 동물카드는 이름이 비슷한 캐스캐디아의 동물카드와는 약간 차이가 있는데요,

캐스캐디아의 동물카드는 해당 게임 전체의 흐름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스테이지 세팅 느낌인데 반해 하모니즈의 동물카드는 그보다는 단기적인 개인미션쪽에 가깝습니다.

언뜻 보면 30장 남짓이라 적어보이기는 하지만 게임 내내 번갈아가면서 가져며 인터액션을 일으키고 순환하기 때문에 동물카드가 적다는게 리플레이성을 반감시킨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거기에 개인보드를 A와 B면 중 어느쪽을 골라쓰는지, 자연의 정령 카드를 사용하는지 여부 등에 따라 패턴을 조금씩 바꿔나가야 하기 때문에 조금씩 변주를 주면서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천지가 개벽할 만큼의 변화는 아니지만요. 

 

대부분의 퍼즐게임이 그렇지만, 하모니즈 역시 인터액션은 크지 않습니다.

남의 퍼즐을 때려부수는 등의 직접적인 인터액션은 없고요, 가운데 놓여있는 토큰중 어느걸 가져가느냐, 혹은 가운데 놓여있는 카드 중 어느걸 가져가느냐 정도의 간접적 인터액션이 메인이에요.

다음번에 저거 가져가면 좋겠다!! 하고 내 개인보드 쳐다보다가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이미 누가 그걸 가져간 상황이 발생하고,

"아 아까 여기 뭐 있었는데 어디갔어여!!" 라는 탄식에 "그렇게 필요하면 어제 가져가지 그러셨어요" 로 응수하는, 그정도의 잔잔한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그 흔한 메이저 점수 판정도 없어서 피곤하게 이런거 저런거 신경쓸 필요가 없어요. 보통 자연을 테마로 하는 게임은 험악한 경우가 많은데 의외로 조용해서 놀랐습니다(...)

피터지게 경쟁하는 구도에 피로감을 느끼셨다면 이런 부분도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겠네요.



▲ 일러스트가 예쁩니다. 진짜로요.
 

테마가 자연이다보니 캐스캐디아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캐스캐디아보다는 캘리코에 훨씬 가깝다고 봅니다.

캘리코 플레이하다보면 손에 쥐고있는걸 내려놔야하는데, 점점 좁아지는 보드 위에서 이걸 포기하느냐 저걸 포기하느냐의 기로에 서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모니즈 역시 이런 플레이감각이 꽤 강렬한 편이에요. 토큰을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되어있는 것도 그렇고, 토큰 하나가 여러가지 속성을 충족해야하는 점도 그렇고요.

초반 필드가 넓을 때에는 "최선"을 선택해서 플레이를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는 슬슬 손발 묶인 채로 "차악"의 선택을 찾아야 한다는 기분이었어요.

저는 이런 퍼즐게임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서 아주 만족스럽게 플레이하고 있지만,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할 수 있는게 없어 잉잉 세상이 날 억까해" 하는 분들께는 조금 갑갑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캘리코를 좋아하셨던 분이라면 거의 유사한 감각으로 이 게임에도 호감을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4. 마치며
 

최근 프로젝트 L 확장에서 캐스캐디아 확장, 칠교신도시까지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지속적으로 퍼즐 게임을 출시해주고 있어서 퍼즐장르 매니아 입장에서 기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이미 검증된 시리즈의 확장이었던 프로젝트L과 캐스캐디아, 그리고 우베 로젠베르크라는 든든한 간판을 달고있는 칠교신도시에 비해

한국이 최초 발매라 아직 이렇다할 사전정보도 없이 libellud의 새로운 퍼즐게임이다 정도로 다가온 하모니즈는 어찌보면 초라한 등장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시작할 때 황량했던 개인판이 끝날 때에는 형형색색의 토큰들로 아름다운 자연이 되는 것 처럼,

올해 끝자락에 하모니즈는 많은 분들에게 좋은 퍼즐게임으로 기억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장르 구분이 모호해지는 요즘 시대, 정말 괜찮은 "퍼즐" 게임이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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