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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코드네임 - 리뷰
  • 2015-10-19 17: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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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네임즈
 
발매일: 2015년
인원 : 2-8인  (그 이상도 괜찮습니다)
시스템: 파티게임 / 추리게임 / 단어게임
게임시간 : 15분
언어 의존도: 4/10  (모든 카드가 단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룰 난이도: 1/10
 
 
 
 
 
 
 
개인적으로 "천재"가 아닐까 하는 세명의 보드게임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룰이 전반적으로 매우 깔끔하고 깊은 재미를 주는 시드색슨(대표작: 어콰이어, 캔트스탑, 아임더보스, 해기스 등)
 
 
 
 
 
 
 
 

 
 
시스템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제한된 액션 안에서 다양한 것을 효율적으로 해내야 하는 스테판 펠트 (대표작: 버건디, 트라야누스, 브뤼헤 등)
 
 
 
 
 
 

 
그리고 괴악할 정도로 룰이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지만, 진한 테마가 속에서 모든게 어우러지는 블라다 크바틸이죠. (대표작: 던전펫츠, 메이지나이트, 쓰루디에이지스, 던전로드 등) 
 
 
 
 
 
 
 
코드네임은 룰이 깔끔면서도 다양한 재미를 뽑아내는 것을 보고 꽤 괜찮다고 느꼈던 게임이었습니다. 다만 누가 만든건진 전혀 몰랐죠. 한참 시간이 흘러 디자이너가 블라다 크바틸이라는 걸 알게 되었던 날, "뭐라고ㅡ!? 이걸 블라다 크바틸이 만들었다고!?" 하며 정말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 정도로 코드네임은 기존 작품들과 이질적으로 달랐어요. 물론 "버니버니무스무스" 같은 괴상한(?) 파티게임을 만든적이 있긴 했지만... 오히려 깔끔하면서도 자꾸 사람의 욕심을 자극하는게 시드 색슨의 느낌이 더 강했거든요. 
 
 
 
 
블라다 크바틸의 새로운 재능을 보여준 코드네임. 한번 살펴볼까요!
 
 
 
 
 
 
 
 
 
간략 소개
 
 
 
 

 
 
 
코드네임의 규칙은 정말 쉽습니다.
 
 
1. 바닥에 5x5 의 단어카드를 나열합니다.
2. 팀을 홍팀/청팀으로 나누고 각자 스파이마스터(대장)을 뽑습니다.
3. 각 팀의 마스터는 둘이 함께 정답 카드를 확인합니다.
4. 정답을 9개 맞춰야 하는 팀부터 진행합니다.
 
 
 
 
 
 

 
힌트는 한 단어+숫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홍팀이 "농사 4" 라고 힌트를 줬다면, 홍팀의 답 중 4가지 단어가 농사와 관련있다는 것이죠. 이제 홍팀의 팀원들은 회의를 통해 단어를 하나씩 맞춰가야 합니다. 회의를 통해 카드를 하나 지목했다면 마스터는 정답지를 확인한 뒤 다음과 같은 4가지 경우 중 하나를 알려주면 됩니다.
 
 
 
1. 중립 카드를 지목했을 때 
 
오답입니다. 흰색 중립카드(누구의 답도 아니라는 뜻)를 해당 카드 위에 올려둔 채, 상대팀에게 턴을 넘깁니다.
 
2. 상대팀 카드를 지목했을 때 
 
오답입니다. 상대팀 카드를 해당 카드 위에 올려둔 채, 상대팀에게 턴을 넘깁니다. 이것은 상대방 팀의 득점으로 인정됩니다.
 
 
3. 자기팀 카드를 지목했을 때
 
정답입니다. 자기팀 카드를 해당 카드 위에 올려둔 채, 한번 더 도전할지 여기서 중단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도전하는 기회는 마스터가 제시한 숫자 + 1 까지만 할 수 있습니다. 즉 농사 4의 경우, 4번의 연속 정답 이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도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언제든 중단하고 상대팀에게 선을 넘길 수 있습니다.
 
 
4. 암살자 카드를 지목했을 때
 
지금까지 정답을 맞춘 갯수에 상관없이 게임에서 즉시 패배합니다.
 
 
 
 
 
이렇게 힌트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정답을 맞추어가다 먼저 모든 정답을 맞춘 팀이 승리합니다.
 
 
 
 
 
 
 
 
감상
 
 
 


 

 
어떤가요. 룰이 정말 쉽고 간단하죠?
 
 
 
코드네임을 처음 보았을 땐, 두 게임이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바로 딕싯과 컨셉트였죠.
 
 
정답을 맞출 수 있도록 직접적으로 힌트를 주는 것은 좋지만 영리한 상대팀 플레이어들이 그만큼 정답후보를 제외할 수 있기에, 마스터 입장에선 미묘~하면서도 기발한 힌트를 줘야 하는게 제법 짜릿합니다. 게임을 하면 할 수록 서로의 "코드"를 이해하며 점차 정답률이 올라가는 점은 딕싯을 아주 닮았지요.  아마 딕싯이 팀전 게임이었다면 이런 느낌이라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단어를 사이에서 공통된 것을 뽑아 "미싱링크"를 추리하는 점은 컨셉트를 많이 닮았습니다. 이 게임 또한 처음엔 좌충우돌 헤메다가도, 시간이 지날 수록 서로의 "생각방식"을 이해하며 점점 능숙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컨셉트 또한 팀전으로 진행한다면 코드네임과 꽤 비슷한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코드네임은 블라다 크바틸이 만든 파티게임 중 역작이라는(...사실 만든 것도 별로 없지만) 평을 들을 정도로 대호평을 받고 있으며, 북미에선 이 게임을 파는 곳이 없어 모두가 눈을 부라리며 입고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저 역시 잠잠~하던 시기에 입고 되었을 때 하나 지를걸... 하고 제법 후회하긴 했습니다 ㅠㅠ
그 정도로 코드네임은 재밌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연거푸 해볼 수록 세가지 문제점이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
 
1. 강한 승부욕 & 리더십 기질을 가진 플레이어의 팀은 발언권이 없다.
 
이건 코드네임만의 문제점은 아닙니다. 협력 게임에서도 나타나는 고질적인 문제인데요. 팀 게임인만큼 경쟁심이 떠오르게 되는데... 만약 플레이어 중 한명이라도 승리를 위해 자기 주장을 강하게 관철하며 팀원의 의견을 묵살하면 게임 전체의 분위기가 식어버립니다. 한명이 팀을 이끄는 One-man 팀이 되어버리죠. 아쉽게도 이 부분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을 모르겠습니다. 무기명 투표를 생각해봤지만, 정답을 고를 때마다 투표를 하기엔 지나치게 게임이 늘어지게 되니 그것도 문제고... 역시 이건 플레이어의 문제라고 봐야겠죠. 그런 사람은 처음부터 제외하는게 유일한 답이 아닌가 싶습니다. 
 
 
 
================
 
2. 후반으로 갈 수록 긴장도는 높아지나 힌트의 미묘함이 떨어진다.
 
처음에야 워낙 정답 후보가 많으니 힌트 하나하나가 모두 고민과 갈등으로 다가옵니다. 그런데 게임의 끝이 다가올수록 & 정답 후보가 적어질 수록 힌트의 숫자도 같이 작아지다보니, 아예 직접적으로 카드를 가리키는 힌트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식탁 1" 인데, 유일하게 하나의 카드가 식탁과 관련이 있다면 너무 뻔하죠. 물론 끝이 다가오는만큼, 안전하게 하나씩 맞춰가겠다는 전략은 이해가 가지만 조금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듭니다.
 
오히려 목표 갯수 -1 만큼 맞추되, 힌트는 항상 2 이상 주도록 하여 끝까지 "미싱링크"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조금 더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건 즉흥적인 아이디어일 뿐이니 다음에 하우스 룰로 해보아야겠네요..
 
 
 
 
================
3. 한글판(번역판)과 영문판의 재미차이가 크다.
 
 
이건 저도 굉장히 놀랐던 부분인데... 한글판(번역판)보다 영문판의 전반적인 재미가 높습니다.  훨씬요.  한글판이 재미없다는게 아니라, 한글판도 재밌지만 영어판이 압도적으로 더 재밌었다는 뜻입니다. 
 
 
"엥? 똑같은 게임인데 그게 가능한가요?" 싶으시죠? 그런데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stick" 이라는 단어가 있다고 해봅시다.  이걸 한글로 번역하면 막대가 되겠죠.  한국판으로 했다면 "몽둥이 2" 이런식으로 막대에 관련된 힌트 내지만 "야구 2" 정도의 힌트가 나올 수 있지만, 영문판으로 하면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힌트와 조합이 나옵니다.
 
 
Stick 이라는 단어 하나가 얼마나 많이 응용될 수 있는지 볼까요?
 
 
만화 - Stick Man(졸라맨)
화장품 - Lipstick(립스틱)
식사 - Chopstick(젓가락)
농사 - Fiddlestick(허수아비)
닭 - Drumstick(닭다리)
 
 
게다가 Stick 이란 단어엔 "붙다/접착하다" 라는 뜻도 있습니다.  즉, 
 
 
냉장고 - Sticker (스티커)
쥐덫 - Sticky (끈끈한)
 
 
 
게다가 Stick 이라는 단어와 관련된 인터넷 용어들도 있을 수 있죠. 
 
 
 
Spot(장소) 이라는 단어도 영어에선 "Hotspot(핫스팟)" 이라는 상상도 못한 인터넷 관련 용어로 파생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단어는 정말 많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 단어는 다른 단어로 파생되는 경우도 많구요. 이렇게 코드네임은 "한 단어에서 파생되는 무궁무진한 뜻과 공통점"을 가지고 다른 플레이어와 호흡을 맞추는 게임인데, 만약 여기에 나온 단어를 직역하여 한글판으로 만든다면 그만큼 게임의 가진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까봐 우려됩니다.
 
 
우리나라 전라도 사투리에 "거시기"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투리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이건 좀 거시기하네"
"거시기허요잉?"
"거시기 허시지라이?"
"거시기 혀야 한다!"
"시방 쪼깨 거시기헌디..."
 
 
제가 들으면 전부 거시기 투성인데, 같은 출신 사람끼린 "거시기 거시기"하며 서로 활발한 대화가 이뤄지는 것도 너무 재밌고 신기합니다. 하지만 만약 외국인들이 모두 "something" 으로만 해석된 전라도 사투리를 읽고나면 사투리에 담긴 진한 매력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을까요? 아마 무리겠죠.
 
 
한글판이 나올 예정이라면, 외국어 버전에 있는 카드를 그대로 번역하여 가져오기보단 한국어가 가진 고유한 특성을 살리는 것이 코드네임을 120%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고유한 언어의 특색을 살린다는게 쉽진 않겠지요 :(
 
 
아직 정식 한글판을 보지 못한만큼 미리 왈가왈부 할 순 없겠지만... 영어를 단순 직역한 것보단 한글만의 매력을 한껏 담은 그런 로컬라이징 된 코드네임이 발매된다면 참 좋겠습니다 :)
 
 
 
 
 
 
 
==
 
 
개인적으로 이래저래 아쉬운 점을 언급하긴 했지만, 멤버만 맞는다면 계속해도 질리지 않는 그런 좋은 게임입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꼭 접해보시길 바랍니다.
 
 
 
 
 
<모든 이미지는 보드게임 긱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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