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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 리뷰 및 후기 신작 패치워크 한글판 리뷰
  • 2015-06-25 19: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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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23

Lv.2 얼빈

날이 무덥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내와 패치워크 2인플을 즐기고 난 후 후기 올리러 왔습니다.

제가 보통 후기를 잘 안적는 스타일이라 사진을 찍어논게 없네요. 아쉽지만 할 수 없습니다.


1. 아그리콜라 작가로 알려진 우베 선생님의 2인용 추상전략.


라고 이 게임을 구입하기 전에 어디서 설명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게임의 분류는 추상 전략이 맞는것 같긴 합니다.

게임의 테마는 퀼트를 짜맞추는 것인데 퀼트를 제작하기 위해서 얻는 헝겊 조각을 단추를 지불해서 사야 하거든요.

그리고 헝겁 조각을 살 단추는 시간말을 조작하면서 벌어들이게 됩니다. 즉 테마가 있긴 있지만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수 계산을 해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게임을 오픈한 후에 제가 느낀 감정은 마치 내가 이불을 짜는 요정이 된 것 같은 아기자기 함이었습니다.(요정보다는 돼지 드워프에 가깝습니다.)

테마가 잘 녹아 직관적으로 플레이 하는 것은 분명히 아닌데 단추를 벌어들이는 과정과 상대방과 레이싱을 하며 퀼트를 짜는 과정이 동화책처럼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단추를 많이 벌어들이고는 '난 단추부자다!' 라고 기뻐하는 제 모습을 보고 흠칫 놀랍니다.

어떻게 이불을 짜야 잘짰단 소리를 들을까.. 어떤 이불조각을 가져와야 단추를 더 아낄 수 있을까.. 등등을 고민하는 내내

게임의 분위기는 제게 결코 딱딱하거나 삭막한 수계산 만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부지런히 눈과 머리를 굴리면서도 무언가 아기자기한 기쁨을 듬뿍 얻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단추와 이불조각을 좋아하는 요정이기 때문입니다.(라기보다는 돼지 드워프)


2. 쉽게 배우는 스플렌더보다 가볍고 타일조립의 버건디보다 간편하다.


패치워크는 가볍고 간편합니다.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추상전략 중 하나인 스플렌더는 브레인 버닝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함에도 쉽게 익힐 수 있는 장점때문에 보드게임 입문자들에게 줄곧 꺼내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서 이기기위해서는 다양한 귀족을 초청하거나 고득점을 할 수 있는 카드를 컬렉팅 해야하는데요.

그것을 위해 저렴한 하위 티어 카드를 효과적으로 구성해야 하고 나름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연산과 예측을 반복 해야합니다.

그냥 직관적으로 찍어서 구매하고 자원을 수집하다 보면 이기기가 힘들어지고 성의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게임을 하다보면 말이 없어지고 복잡한 고민을 하다보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하지요. 

이런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취향입니다. 

저는 이런 과정을 즐기는 타입이지만 상대가 즐기지 못하고 힘들어하면 저도 따라서 시무룩 해집니다.

게다가 바둑이나 장기와는 달리 직접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방해하는 인터액션이 거의 없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스플렌더를 하며 삭막하다 라는 평가를 하는 친우들도 몇명 보았습니다.

또한 카드나 자원칩을 모으면서 내가 바로 부자다 라는 기쁨을 누리기도 힘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패치워크는 다릅니다. 2인용 추상전략이기 때문에 자칫 삭막하거나 무거워지진 않을까 라는 걱정을 했습니다만

희안하게 단추를 모을 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고민을 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즐겁습니다.

계산은 최소한으로만 요구되고 어떤 액션을 할지 선택을 하는 고민을 우리에게 안겨줍니다.

버건디처럼 타일을 조립하고 채우는 맛이 있는데 훨씬 간편합니다.

플레이타임이 부담이 안되고 재미가 있었는지 아내가 사상 처음으로 한판더를 외쳤습니다.


3. 미니 버건디 처럼 재미가 알차다.


2인용으로 최적화되어 간편함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알찹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하게되는 고민은 꽤 복합적으로 생성되는데 그것은 시간말을 조작하는

2인용 턴제 시스템이 아주 세련되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자기턴에 자원을 모으고 땅을 사고.. 그다음 니턴. 니도 자원 모으고 땅을 사고.. 그다음 내턴.

뭐 이런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액션은 크게 단추벌기, 이불조각 구입해서 수놓기 정도가 끝입니다. 시간말이 상대방보다 뒤에 쳐져있으면 계속 내차례 입니다.

하지만 이불조각을 구입하면 단추도 쓰게되고 수놓는데 시간도 들어가서 시간말이 상대방말을 추월하게 됩니다.

그러면 상대방의 턴이 됩니다. 단추를 쓰다보면 단추가 동이나요 단추를 벌려면 상대방말 바로 앞칸까지 이동시켜야 합니다.

턴은 상대방에게 넘기고 저는 이동한 시간칸수 만큼 단추를 벌어들입니다.

이렇게 시간경쟁을 하는데 쓰이는 이불조각은 그 부피나 모양만큼 들어가는 시간값이나 단추양도 다양합니다.

특정 이불조각은 보너스 단추가 기워져있어 시간판에서 단추마킹을 넘어가면 보너스 단추를 수확(?)하게 됩니다.

보너스 단추가 없는 이불조각도 있고, 단추가 무료인 이불조각도 있습니다.

부피가 작아 다른 조각과 맞물려 기우긴 쉽지만 비싸거나 보너스 단추가 없는 이불조각도 있고요.

부피가 아주 커서 맞물리긴 어렵지만 싼 이불조각도 있고요. 

이렇게 이불조각을 자신의 판위에 아름답게 수놓다 보면 시간판의 끝에 다다르게 되고 게임은 종료됩니다.

점수를 계산하는 방식도 간단합니다. 자기가 벌어들이고 모아놓은 단추의 합이 점수입니다. 단 미처 기우지못한 이불의 빈칸은

칸당 2점씩 감점됩니다.

어떤 이불조각을 기울지 어떤 방향으로 기울지 고민하고 단추와 씨름하며 시간과 싸우다보면

한게임은 금방 끝나고 킬킬 대며 단추를 세는 자신을 보게됩니다.


3. 단점


타일들이 아직 좀 뻑뻑해서인지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타이트하게 맞물리는 느낌은 좋았습니다만

특정 부분은 서로 맞물리지 못해 위로 떠버리는등 게임의 몰입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게임을 계속 플레이 하다보면 해결될 것 같기도 하네요. 쓰다보면 길 들고 마모가 될테니까요. 

그리고 이불조각 타일 수가 많아 시간판 주변에 늘어놓고 써야하는데 공간을 많이 차지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카드가 아니라

타일들을 섞어야 하기 때문에 셔플하기 살짝 불편한 정도의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2인 전용 게임이라는게 조금 아쉽습니다. 물론 2인이서 주로 플레이하시는 분들은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다.


4. 내 이불을 부탁해.


퀼트의 기원은 아주 오래되었다고 합니다만, 적어도 미국 퀼트의 기원은 오랜 세월 동안 낡고 헤지기 시작한 헌 옷의 조각들을 이어 방한을 위한 침대 커버나 커튼, 의자 커버 등의 덮을 것과 입을 것을 만들기 시작한 것 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실생활에 입각한 실용주의로 인해 17C-18C에 걸쳐 민들어진 퀼트의 대부분은 폐품을 이용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시간과 단추를 아끼고 아껴 퀼트를 짜는 패치워크. 어쩌면 소작농으로서 힘들게 일을 하고 밤에는 바느질을 하는

아그리콜라의 연장선 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 게임을 하게 해준 우베 선생님께 박수를 보내며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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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2015-06-26 23:33:55

    패치워크 한글판 오늘 모임에서 플레이하는걸 봤는데 예쁘고 재밌어 보이더라구요 ㅋㅋ 2만원 밖에 하지 않으니 조만간 구매해야겠어요 ㅎ
    • Lv.2 얼빈
    • 2015-06-27 09:57:37

    정말 예쁘고 재밌습니다 ㅎㅎ 가격도 착해서 더 맘에 드는 것 같아요. 단지 심플한 2인플이기에 오래오래 질리지 않고 잘 돌릴 수 있을지 두고 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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