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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시판 > 『벚꽃 내리는 시대의 신화』 서장 : 작은 땅의 작은 야망 제 2 화 유리나의 심중
  • 2022-06-18 12: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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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30 로보

제 2 화 : 유리나의 심중

 

 어디, 그 결투의 끝, 승리를 거둔 유리나와 아마네 가. 그들은 카미자쿠라를 손에 넣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물론, 그렇게 뜻대로 흘러갈 리가 없지.

지금부터 아마네 가가 가는 길은 그야말로 파란만장. 작은 결투를 시작으로 세상을 말려들게 만든 동란의 중심으로 돌진하게 되거든.

하지만 그걸 이야기하기 전에, 아마네 가에 대해 너는 좀 더 알아두는 게 좋겠지.

그렇지……결투에서 일주일 후의 아마네 가. 그 상황을 얘기해보도록 할까.

 

 태양이 산기슭에서 얼굴을 내밀고, 닭조차도 우는 걸 관둔 지 한참 지났을 때 즈음.

 지난주부터 이곳엔 오래간만의 분주함에 눈이 돌아갈 것 같은 가문 사람들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그저 잠을 탐하고 있는 소녀가 한 명. 동년배의 소녀라면 집안일을 돕느라 자신도 분주할텐데도, 그것이 허용되는 건 전적으로 그녀의 특수한 입장에 따른 것이다.

 

 「음냐……댤 그림자, 떠러지…………으?」

 

 마침내 쓰러트렸을 터인 결투 상대가 꿈속에서 사라지기라도 했는지, 소녀는, 유리나는 잠이 덜 깬 눈 그대로 상반신을 일으켰다. 입가에는 침을 흘린 흔적, 머리는 산발. 이불은 저 멀리 날아갔지만, 이건 방금 꿈 속에서의 상대와 함께 그녀의 팔이 날려버린 것이다.

 

한참 전부터 활짝 열려있던 장지문 뒤에서 하녀가 그것을 보고 잔소리를 한다.

 

 「유리나 님, 벌써 햇님을 올려다 봐야 하는 시간이라고요!」

 「으응……어디이……」

 「지금부터 점심을 준비할 테니 세수하고 와주세요. 오늘은 하실 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준비를 마치시면 어르신께서 계신 곳에 얼굴을──」

 「쿠울……」

 「유리나 님!」

 

 이것이, 살을 베고 뼈를 깎는 결투에 몸을 던지는 그 아마네 유리나와 동일 인물이라고는 누구도 믿지 못할 것이다.

 명예를 위해 말해두자면, 그녀는 항상 결투에 전력을 다하며, 매일의 단련, 그리고 결투에 있어선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로 힘을 쓴다. 그래서 그 이외에 힘을 쓸 여력 같은 게 존재하지 않을 뿐이다.

 아마네 가의 사람으로서도 이제 와선 무술 이론과 결투 기회 이외에 유리나에게 준비해줄 것은 없었고, 무예 스승도 그녀 자신에게 있어선 그다지 잔소리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하녀에게 시중을 받아서 얼추 차림새를 갖춘 유리나는, 그래도 아직 비몽사몽인 것 같다. 나들이 옷을 입어도 부족하다. 결투만이 그녀를 움직이는 연료가 된다.

 그건 유리나의 아버지, 아마네 가 당주 아래 이르러서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아버지」

 「오오, 왔느냐, 유리나. 이리 오거라」

 

  당주는 환희와 흥분을 억누르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나들이 옷 아래로 그것들을 억누르려고 해도 입가에서 미소가 되어 흘러나오고 있다.

 

 「크, 크크……유리나 덕분에 오늘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벚나무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단 7일 이지만 상당히 오래 기다린 기분이 드는구나. 유리나, 너는 오늘부터 아마네 가만의 귀인이 아니다. 이 토지의 귀인이 되는 거다」

 「그렇, 습니까」

 

 첫 결투 이후로 줄곧 카미자쿠라 밎 토지 주인의 증명인 벚꽃 방울을 양도 받는 오늘이라는 날까지 당주는 이런 상태였다. 하지만, 결투의 결과 말고는 흥미가 없는 유리나에겐 기분이 좋아 보이는 아버지를 보고 있으니 자신도 조금 기쁜 정도일 뿐이었다. 이 후에 기다리는 벚꽃 방울 양도 의례에 대해서 기대하고 있지 않다는 건 방금 전까지 자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유리나의 흥미는 부친이 준비해주는 다음 결투에만 향해있다.

 당주가 앉은 자리 앞에 펼쳐진 탁상 위의 지도. 계략을 모르는 유리나가 시선을 두는 이유는 부친이 결투에 대한 일을 생각할 때마다 종종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리나야. 사랑스러운 유리나야. 나는 유리나라면 무엇이든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아마네 가를 더욱 부흥 시키기 위해서 여러가지로 생각하고 있었단다」

 「다음 결투인가요?」

 「아아, 그래. 난 유리나의 승리를 믿고 있다. 믿고 있기에 너를 싸우게 만드는 거다. 무얼, 이 부근에 이름난 귀인은 없다. 틀림없이, 너는 이긴다」

 

 웃음을 짓는 유리나.

 싸우기 위한 존재로서 길러진 유리나에게 있어서 가문을 위한 승리를 그 손으로 실현하는 무대인 결투는 살아가는 이유 그 자체였다. 긴 시간 동안 꿈에만 그리던 그것이 첫 승리에 의해 현실로서 결실을 맺은 지금, 유리나는 결투 속에서 확실히 자신의 삶을 발견하고 있었다.

 그래서 유리나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 부친이 결투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에 그저 기뻐하고 있었다.

 

 「다음 벚꽃 목표는 정해졌다. 다음도, 그 다음도 말이야. 유리나. 이길 수 있겠지?」

 「네!」

 

 유리나가 쾌활하게 대답하는 것과 동시에 손님이 온 것을 알리는 하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화장을 마치지 않은 채로 도망치던 유리나는 하녀들에게 연행 당해, 저택은 한층 소란이 늘었다.

 그러던 중, 지도를 가리키며 혼잣말을 하는 당주.

 

 「그리고……그 다음, 인가. 남쪽엔 강대한 타츠노미야에 정치 9단인 즈이센, 서쪽엔 코다카 가가 견고하게 버티는 데다 닌자 마을이 있다고 들었다. 역시 위험하겠지. 그렇다면……노려야 할 곳은 북쪽, 인가?」

 

 머지않아 당주도 호출되어 자리에서 일어난다.

 

 「정보가 부족해……눈에 띄는 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뭐, 유리나라면 괜찮겠지. 그것과 겨룰 수련이 있다면, 소문 하나도 들려오는 것 같으니까, 말이지」

 

 같은 시기, 소복소복 눈이 내리는 은의 세계 속에 혼자서 가만히 서있는 자가 있었다.

 그 머리에 눈이 쌓이고 있음에도 결코 털어내지도 않고.

 그 자는 그저 손에 든 긴 무기를 아주 약간 움직이며 칼 끝으로 눈을 느끼고 있었다. 눈앞의 지면만이, 수련의 증거로서 부자연스럽게 눈이 베여 있었다.

 어둡게 닫힌 눈동자에 의지하지 않고, 그저 무심하게, 소녀는 세계를 느끼고 있었다.

 

화자 : 카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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